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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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서 일본 소설만 읽었더니
갑자기 영미소설이 땡겼다.
보기에는 꽤 두꺼워 보였는데
딱 내가 읽기 좋아하는 페이지 수였다.
머리도 식힐 겸, 잠시 읽어볼까? 했던
책은 결국 마지막 장을 덮고서 일어날 수 있었다.

* 짝사랑하는 션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는 셰이.
그렇다고 해서 그가 셰이의 애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션에게 셰이는 그저 친구였고
그에게는 조디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 숫자들과 데이터, 그래프를 분석하는
시장조사원 셰이는 각종 통계 데이터
수집이 취미인 여자이다.
현재 그녀의 삶을 통계로 내자면
거의 처참할 수준이다.
해고로 인해 직장도 없고, 애인도 없다.

*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리며
조디를 질투하지만 션에게 티내지 않고
안으로 혼자서 삼킨다.
그런 셰이의 인생이 한순간에 뒤바뀌는
사건이 그녀의 눈 앞에서 벌어졌다.
우연히 지하철 역에서 자살하는 여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 현장을 바로 눈 앞에서 목격한다.

*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지하철 환풍구 근처도 가지 못하는 셰이.
그녀는 그 지하철에서 죽은 여자의 이름이
어맨다 에빙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집을 찾아가 백일홍을 두고 온다.

* 이런 셰이를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어맨다의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일까?
싶을 정도로 그들은 셰이를 지켜보며
어맨다가 셰이에게 무슨 말을 하진 않았는지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덫을 놓았다.
셰이가 스스로 그들을 찾아올 수 있게.

* 그들이 놓은 덫은 어맨다의 추모식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여자,
눈이 마주친 순간은 그녀가 죽기 전
딱 한순간 뿐이었지만 그래도 셰이는
그녀의 추모식에 갔다.
그리고 어맨다의 친구라는 사람들을 만났다.

* 빼어난 외모에 화려한 차림,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화술에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셰이는 어맨다처럼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인다.
그래서 셰이는 아주 작은 거짓말을 했다.
어맨다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했다.

* 하지만 그들은 셰이의 거짓말을 눈치챘고
셰이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셰이가 꼭 필요한 순간에 구세주처럼
그 앞에 나타나 일들을 해결해 준다.
셰이는 그들과 교류하면서 좋은 일들만
가득 생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직장이 생겼고, 션의 집에서 나와
혼자 머물 수 있는 집도 생겼다.
다만, 그 집이 죽은 어맨다의 집이라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었지만.
검은 속내를 감춘 채 셰이를 지켜보고
심리적으로 조종하려는 그들,
그런 그들의 속내를 모른 채
그저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게 됐다며
행복해 하는 셰이,
그리고 과거 그들이 저질렀던 일까지.

* 짜릿한 심리 스릴러였다.
예전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문구 중 하나가
'노을이 질 때 의자에 앉지 말 것.
그때의 의자는 모두 편하니까.' 였다.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주 오래도록 머리 속에 박혀있는 문구이다.

* 셰이의 인생이 노을을 거쳐
밤으로 떨어지려 할 때, 거짓말처럼 나타난
화려하고 편안해 보이는 의자.
그래서 셰이는 정신없이 그들에게 빠졌었나 보다.
셰이를 조종하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다룰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그들의
모습도 짜증이 났지만 휘두르면 휘두르는대로
움직이는 셰이의 모습도 답답했다.

* 여자에게는 평균 여덟 명의 친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다 유해하고
인생의 축복이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러 어떤 우정은 죽음보다 위험하다.
여자들의 우정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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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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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명절 연휴에 기차표 예매에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내려가야만 했다.
하지만 갑자기 내린 폭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너무 서운해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좋아하는 책을 챙겨
귀성길에 올랐다.

* 휴게소에 한 번도 안들리고
차도 안막혔을 때 편도 5시간.
이번에는 눈과 함께여서 내려가는 데만
6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 길에
나는 이 책과 함께 했다.

* IQ138에 은둔형 외톨이가 된 류타.
공원 의자에 앉아서 문고본 책을 보다가
우연히 한 여자를 눈에 담게 된다.
그 여자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손목을 긋는다.
새하얀 원피스에 빨간 피가 뚝뚝 떨어진다.

* 이윽고 여자는 류타에게 자신의 피가 묻은
커터칼을 내밀고, 그는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건네 받고 만다.
주변인들의 신고로 그 여자를 습격한 것이 되어
경찰서에 가게 된 류타.
진실을 얘기했지만 경찰은 그리 믿는 눈치가 아니다.

* 그때 그녀의 담임인 하루노부 고등학교
야간 담당 선생님이 와서 사정을 설명하고
류타에게 사과를 한다.
류타는 그녀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자신과 같은 부류라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끌렸을지도 모른다.

* 그런 그녀에게서 유일하게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하루노부 야간 고등학교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렇게 류타는 그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를 받아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에
은둔형 외톨이를 벗어나 재활을 목적으로
하루노부 야간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 학년은 달랐지만 가끔 유리코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은 다른 학생들에게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늘 혼자 밥을 먹는 류타를 불러준
다이고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 다이고는 '달나라'라는 재활용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학생으로
나이는 류타보다 어리다.
하지만 밝은 미소와 호탕한 성격으로
늘 주변에 사람을 두었던 친구였다.

* 유리코와 길을 걷던 중, 우연히 다이고를 만나
그 '달나라'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것이 류타의 인생에 전환점이 될 줄은
그땐 미처 몰랐다.
심부름 센터도 겸하고 있는 달나라에서
류타는 우연히 자살로 위장한 살인사건을
해결하게 되었다.

* 이후 시급 없는 알바생이 되어 뻔질나게
달나라에 드나들며 다이고와 '친구'리고 부를 수
있는 관계까지 진전하게 되었다.
다이고도, 류타도 막상 자신들의 아픔은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채였지만.

* 여러가지 사건들이 그들을 찾아오고,
우연이 겹치고 겹치면 운명이라는 말처럼
그 사건들은 류타와 다이고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
한 사건으로 집중되었다.
일가족이 몰살한 살인사건,
그리고 그 범인으로 지목된 남자의 어머니.

* 그 모든 것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들을 지켜보며 사건을 조사하는 류타까지.
어쩌면 현실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이라
신기하게 이해가 되면서도 그래도 어떻게...?
왜....? 라는 물음이 끊이지 않는 책이었따.

* 류타의 시선에서 본 그들과
다이고와 함께 하면서 어둠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류타.
'관계'를 통해서 스스로를 혹은
타인의 말과 체온을 빌려 상처를 치유하는
그들의 모습은 씁쓸하기도 하면서
기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서 그들의
우정은 단단해져 갔지만, 그만큼 또
쉽게 깨질 것처럼 불안해졌다.
아주아주 늙은 할아버지에게
'내가 젊었을 적에 말이야,
'달나라'라는 재활용품점에
내 친구 다이고가 살고 있었어.'
라고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 아마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건들 속에서도
절대 흥분하지 않고 냉철하게 그 사건들을
살펴보는 류타의 성향때문이리라.
잔잔한 호수 위에 떨어진 물방울 하나가
거대한 파도를 만드는 것처럼
그때 그 공원에서 유리코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루노부 야간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다이고도 만나지 않았더라면,
류타의 삶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의 물방울이 되어
큰 파동을 만들어낸 류타와 다이고.
그들의 찬란한 우정과 그 마음을
언제까지고 응원할 것만 같다.

* 출판사 도장깨기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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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어사 2 - 각성
설민석.원더스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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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릴 수 없어서 바로 읽어본
요괴어사2!!
1권 마지막 부분에서 무령의 과거와
그녀가 지은 죄로 인해 해치의 재판장이 열린다.
벌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벼리는
해치에게 자신이 외지부(조선시대 변호사)가
되겠다고 청하며
적극적으로 무령을 변호하게 된다.

* 한편 해치는 정조를 보며
'백성이 마음으로 따르는 판결'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신수마저 홀리는 임금님이라니!
이러니 안반할수가 있나~

* 무령의 과거를 시작으로
광탈, 백원, 벼리 아버지의 행방과
뿔 없는 해치의 과거까지 차례대로 나온다.
눈물없이 볼 수 없는 그들의 과거.
무령을 위해 허리를 굽히는
임금님을 보면서 울었고,
부모님을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광탈을 보면서 울었다.

* 자신의 가진 힘의 한계를 느끼고
그 무력함에 고개를 떨구지만
또 묵묵히 수련을 하는 백원을 보며 울었고,
인간들 틈에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진짜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해치를 보며 울었다.
파워 F를 엄청나게 울려대는 2권이었다.

* 생전 처음보는 요괴도 나왔다.
만인사. 뱀의 형태로 사람들의 잡아먹는 요괴였다.
보스, 최종보스, 진짜최종보스,
진짜진짜 최종보스 같은 느낌의 요괴들로
갈수록 난이도는 높아져 갔다.
그만큼 그들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 그 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그들이 가진 끈끈한 정이었다.
조선시대, 임금인 정조와 신수인 해치를 빼면
보부상의 딸, 무당, 백정, 광대였던,
계급의 가장 아래층에 속하던 그들.

* 갖은 핍박과 모진 역경 속에서도
자신들이 가진 힘을 올바르게 쓰고
이 나라를 위해 애쓰고자 하는 마음,
내 옆의 동료를 믿고, 그를 지키고자
자신을 내던지는 그 마음이 숭고해보였다.

* 그들이 각성하게 된 이유는
이런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그들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마음으로 품어주는 정조의 어심이 아닐까 싶다.
꽝꽝 얼어버린 그들의 마음을 녹여준 것은
임금, 만인의 아버지였던 정조의
따뜻한 말 한 마디, 진심어린 행동이었다.
이러니, 해치도 염라한테 대들지.

* 요괴어사를 보면서 어렸을 적
퇴마록을 처음 읽었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의 그 흥분, 떨림, 재미와 함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을 포기하고 책을 읽던 그때 그 시절.
다른 게 있다면 조금 더 절절하고
애잔한 마음이 든다고 해야하나.

* 신기하게도 책을 읽다가
'이 사람 이야기는 언제 나오지?'
'얘는 어떻게 됐지?' 하면
내 생각을 읽는 것 마냥 바로
다음에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랬기에 내용 상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 사실, 1권을 읽으면서는
너무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긴 했지만 2권에서는
어사대의 성장과 함께 이야기도
한 층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가 2권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하........... 설쌤, 뭐하십니까?
3권 내놔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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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어사 - 지옥에서 온 심판자
설민석.원더스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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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럽게 책태기가 찾아왔다.
이유는 알고 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심하게 찾아왔기에 내심 좀 당황했다.
3일 넘게 책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자
결국은 아끼고 아껴둔 책을 꺼냈다.

* 책태기 대비 책으로 구매 후 줄곧
책장에서 잠들어있던 책이었는데,
결국은 이런 씁쓸한 기분으로 빼들다니.
부디, 이 책은 나를 다시 활자의 숲으로
데려가주길 바라며 책장을 펼쳤다.

* 희대의 성군이자 애민정신으로
널리 이름을 떨친 정조대왕.
그는 어느 날, 기묘한 꿈을 꾸게 된다.
한 손에는 펄떡거리는 심장을,
한 손에는 작은 여자 아이를 손에 쥐고 있는
괴물의 꿈.

* 괴력난신에 사로잡히고 결국 뒤주에 갇혀
할아버지의 손에 의해 아비를 잃어야 했던
정조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기묘한 꿈을 꾼 후 왕의 행차 길에
눈이 별같이 초롱초롱한 여자아이가 격쟁을 하게 된다.
아이는 이름은 벼리이고, 자신의 아비가 요괴가 되었으니
천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이야기 한다.

* 그들을 둘러싼 백성들은 흠칫 했으나,
자애로운 왕은 아이에게 선처를 베푼다.
이 일이 왕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귀에 들어가고
그녀는 따로 아들을 불러 오래도록 혼자
간직해놨던 서책과 편지를 주게된다.
아버지였던 사도세자가 즐겨 읽었던
서유기를 비롯한 책과, 그의 친필이 담긴 편지였다.

* 그것을 받아들고 세세히 살피던 정조의 눈에
이상한 점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특정 글자에 동그란 점이 찍힌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 글자는 망자천도.
구천을 떠도는 백성을 천도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이자, 명이자, 부탁이었다.

* 이후 벼리를 다시 부른 정조는 벼리가
귀신을 본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자신의 뒤에서 성군이 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확인 한 후,
그가 가장 믿는 신하 정약용에게 벼리를 맡긴다.
이후 벼리는 국무당과 함께 자신을 도와
왕의 뜻을 펼쳐줄 사람들을 찾았다.

* 비상한 머리에 귀신을 보는 벼리,
말보다 빨리 달리는 미소년 광탈,
모든 무예에 통달한 백원,
미래를 보는 여인 무령까지
왕의 비호 아래에서 요괴어사가 되었다.
그들은 훈련을 거듭하며 실전을 치룰
준비를 했으나 단 한가지, 약점이 있었다.

* 망자들을 천도하려면 그들의 한을 풀어야 하는데
이들에게는 그들의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고심하는 정조의 앞에 저승의 왕이 나타났다.
염라는 자신에게 맞서는 정조에게
동그란 마패와 금방울을 건네주었다.
아주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 마패는 벼리에게 주고 그녀를 어사대
대장으로 임명한 정조는 드디어
그들을 실전에 투입시켰다.
그리고 뿅! 하고 나타난 염라의 선물.
염라에게 목줄이 쥐어진 해치였다.
지금 그 목줄은 정조가 쥐고 있지만.

*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해치는
물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었고,
신수이기에 힘도 매우 쎘다.
벼리에게 흐물흐물 점령당하는 것이
흠이라고 하면 흠이라 할 수 있지만
그가 재판장을 열어 망자들을 판결할 때는
역시, 신수는 신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그들이
잡아야 하는 진짜 정체.
그들은 해치를 통해 자신들이 그 옛날
도깨비를 부렸다던 비형랑의 자손임을 알게 된다.
임금이 꾼 꿈을 시작으로 한 날, 한 시에 모인
비형랑의 자손들과 해치.

* 여기에 '생과 사를 달리 했어도 모두
과인의 백성이다'를 보여주는 정조의 어심까지.
와우! 역시 아껴두길 잘했다.
성격과 특징이 뚜렷하게 두드러지는 그들이
한 데 뭉쳐 가족과도 같은 끈끈한 정이
물씬 풍기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내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 핍박받고, 억울하게 죽은 그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주는 정조를 보면,
나도 광탈처럼 달려가 치대고 싶어졌다.
임금님!! 나도 귀여워해 주세요! 하고 :)
틈틈히 수원화성 건설 현장이나
정약용, 무사 백동수 등 실존 인물들이 나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다.

* K-드라마 뺨치게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끊긴 1권 때문에 책태기는 무사히 극복한 듯 싶다.
신수 해치에게도 말로 지지 않는 벼리가 궁금해서
빨리 2권을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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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 - 박경리 대하소설, 1부 1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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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년 전, 토지를 세트로 덜컥

사놓고도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 위대한 여정의 길에

책을 펴들기도 전에 미리 겁을 먹어서일테다.

총 20권의 책은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지만

내 책장에 들여놓고 보니 약간의 공포가 되었다.


* 내가 저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내가 저기 저 안에 있는 문장들을 다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하등 쓸 데 없는 걱정을

나는 그때부터 미리 하고 있었다.


* 그러다 작년에 우연히 좋은 모임을 만나

드디어! 토지를 전권 읽게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책장에 넣어놓고

쳐다보기만 했더 그 세월이

어찌나 한탄스럽던지.


* 그리고서는 욕심이 생겼다.

저 문장들을 따라 써보고 싶다.

나도 저 문장을 쓸 때의 느낌을 알고 싶다.

하는.

하지만 실로 방대한 그 여정을 따라가리라

결정하기에는 또 쉽지 않았다.


* 그래서 잠시나마 나를 가늠해보고자

선택한 방법.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하는

'필사적으로'에 들어간 것이다.

그 동안 내가 좋아하던 문장들을

하나하나 꾹꾹 눌러 담아 쓰고 있노라면

내가 그 분이 된 것만 같은

착가에 빠져들곤 한다.


* 작가님의 애정어린 손길로 만들어진

인물들을 따라가 같이 분노하고, 울고,

같이 행복해 하기도 한다.

특히나 토지 1권은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라는 면에서 그 느낌이 남다르다.


* 한가위, 풍신 좋은 용이 아재,

소리 좋은 금돌할배를 배경으로 한

농악대 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듯 할 때

막이 오르고 그들이 등장한다.

평사리 최참판댁을 중심으로 한

인물들의 설명과 관계도를

그려나가기 바빴던 1권.


*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검은 속셈까지.

인물들만 따라가도 좋고,

역사적 사실들만 찾아서 읽어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 별당아씨와 구천,

귀녀와 평산,

윤씨부인과 김개주,

용이와 월선 등 아프고 시린 사랑이 있는가 하면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이도 있었다.


* 이미 한 번 읽어서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읽으니 더 깊은 맛을

느끼게 되고, 문장을 따라서 쓰니

내가 그들이 된듯한 느낌도 든다.

단어 하나, 문장부호 하나

버릴 것 없는 책.


* 이제 그 대단한 여정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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