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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평점 :

* 북로망스에서 받아본 책이다.
'장난감 가게에서 들리는 목소리'라는
카드 뉴스를 보고 홀려서
신청했던 책이였다.
* 처음 이 책 제목을 봤을 때
'제목이 이러니, 무조건 해피엔딩이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다면 첫번째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 궁금증을 안고 펼쳐본 책은
나를 외로운 아이, 소미 곁으로
훌쩍 데려다 놓았다.
낯선 곳에 홀로 이사를 하게 된 소미.
이제 갓 성인이 된 소미는 혼자이다.
*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다.
어릴 적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연락이 안됐고, 엄마는 사기죄로
감옥에 갇혀있다.
청각 장애가 있는 동생과 삼촌과
셋이서 살았지만 얼마 전
화재가 집을 덮쳐 소미만 살아남았다.
* 엎친데 덥친 격으로 그런 소미에게
경찰의 의심이 붙었다.
방화의 흔적이 남은 현장에서
소미만 살아남은 것도 그랬지만,
화재가 났던 그 시기에 소미의
알리바이가 없었던 것이 가장 컸다.
여기에 누가봐도 소미는 가족의 죽음에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출발을 위한
계기로 생각했을 뿐이었다.
* 누가 봐도 외로운 아이 소미였지만
사실 소미는 그리 외롭지도 않았다.
늘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함께 해주는
'곰'이 있기 때문이다.
응, 진짜 곰이다. 크기는 작지만
동그란 뒤통수와 폭신한 배까지.
그렇다. 곰은 인형이다.
* 어찌된 영문인지 인형이었던 곰은
누군가 생명을 불어넣은 것마냥
움직이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소미는 외롭지 않았다.
늘 자신의 주머니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그러면서도 잔소리는 엄청나게 많은
곰이 있었으니까♡
* 이사 후에 얼룩이 묻은 곰의
세탁을 위해 우연히 한 장난감 가게를
찾게 된 소미.
소미는 거기서 아이들의 소리를 들었다.
움직이는 곰을 보면 놀라서
뒤로 자빠질 뻔도 한데,
잘생긴 두 사장 총각들은
'반려곰'이라며 그들을 환영해 준다.
* 그리고 이 건물에는 아이들을
치료해주고, 수명을 늘려주는 힘이 있으니
곰을 데리고 자주 찾아오라는 말도 함께.
그렇게 우신 장난감 가게를 찾은 소미는
거기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마음을 치료 해주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소미 또한 서서히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된다.
* 잘생긴 두 사장 총각과 소미의
찐한 삼각관계, 혹은 애정 스토리를
기대했던 내가 쓰레기로 느껴질 만큼
책 안은 참 담백하고 순백이 가득한 곳이었다.
사람은 저마다 아픔과 고민을 가지고 있다.
* 그 중에서도 가장 아픈 것을 고르라고 하면
역시나 '가족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 만큼 가장 소홀하기 쉽고,
그만큼 상처도 주기 쉬운 존재들.
아끼는 만큼 받은 상처는 더욱 크고 아프게 다가온다.
* 어쩌면 자신을 아껴주는 마음에
그 상처를 치유해 주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
그들은 그렇게 숨을 쉬는 존재로 변했는지도 모른다.
모두 곰처럼 움직이고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마음만큼은
곰과 똑같겠지.
* 그러면서 내가 아끼는 물건들을 생각해봤다.
내가 아끼는 물건이라고 하면 무조건 책인데...
저들이 살아 숨 쉰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니 꽤 재미있기도 했다.
아마, 우리 냥냥이와 매일 말싸움 하면서
피와 살이 튀는 현장이 벌어지지 않을까....?
* 일상에 지치고, 순백색의 동심이 그리울 때
다시 펼쳐 들고 싶은 책이었다.
순간 순간 울컥하게 하는 장면들이 있었지만
애써서 참으려고 하지 않았다.
곰이 타박하는 말을 보면 웃고,
슬픈 장면이 나오면 울었다.
그만큼 감정에 솔직해 질 수 있는 책이었다.
* 다가오는 봄 날,
흩날리는 벚꽃 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곳에서는 뭔가 더 판타지적이고
더 즐거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