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2 - 박경리 대하소설, 1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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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이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관계도, 갈등 등을 알려주고 있다면
2권부터는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보자면

최참판댁 당주 최치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귀녀와 칠성,

김평산의 못된 마음들!

진짜 옆에 있었다면

뒷통수를 한 대 갈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왜 남의 것을 탐하는 욕심을 부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덕분에 어린 서희는 천애고아가 되었고,

아비의 죄로 인해 아비를 잃고

어미마저 잃은 살인죄인의 자식들 또한

고아가 되었다.


* 두 번째는 최치수와 강포수, 수동의

사냥 동행길이다.

여기서 최치수는 자신과 구천을 둘러싼

비밀을 깨닫게 된다.

어미와의 정을 나누지 못한 아이의

안쓰러움이 물씬 풍겨났다.


* 세 번째는 평사리 주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특히 여기서는 중인인 문의원과 양반인 김훈장의
대조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다.

두 할배가 마주 앉아서 신분만큼이나

높은 벽을 허물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란.

그들의 입씨름이

새삼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다.


* 이미 한 번 읽었던 토지라서

내용을 알고 있는데도

짜릿하고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풍경을 묘사하는 문장들을 보면

처음 읽었을 때는 왜 이걸

느끼지 못했을까? 한탄스러웠다.


*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되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생생하게

전달되는 그 모습.

토지 필사로 인해 그 진면목을

알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3권도 대충 내용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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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관 최수호
전건우.최길성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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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 중 하나는
'검찰수사관'이라는 직업 때문이었다.
단순히 생각하면 검찰이 하는
수사를 돕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확히는 모른다.

* 사실 이 제목을 보기 전까지는
'검찰 수사관'이라는 직업도 잘 몰랐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를 보게 되면
검사 옆에 '사무장님'이라고 부르는
잔소리 많고 인정도 많은,
혹은 어쩔 수 없이 나쁜 놈들한테
회유 되는 아저씨들이 있던데
그 분들을 얘기하는 건가?
하고 짐작만 했을 뿐이었다.

* 이 직업에 대해 탐구하리라! 하고
펼쳐본 책은 나를 영화 속 한 장면인 듯한
추격전 속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사람의 뒤를 쫓는 최수호.
그 사람이 어떻게 움직일지 먼저
예측하고 덮치는 것이 최수호의 일이다.

* 형사는 아니다. 그렇다고 검사도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 검찰수사관이다.
가진 거라곤 튼튼한 두 다리와
저 놈을 꼭 잡고 말겠다는 강한 집념 뿐.
그가 잡는 사람이 누구냐고?
범죄자다. 그것도 형을 확정 받았지만
집행되지 않고 도망간
자유형 미집행자.

* 그 사람들의 뒤를 쫓아 최수호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최수호의 근무지는 속초이지만
때론 울릉도, 제주도를 비롯해
서울 경기 등 미집행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 사실 검찰수사관이 미집행자를
쫓는다는 것에서도 놀랐지만
나는 미집행자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더욱 놀랐다.
판결을 받고, 형이 떨어졌는데도
도망을 친다니....
그것도 길게는 몇 년씩이나
도망친 사람도 있었다.

* 그들이 숨어 있는 곳은 다양했다.
그들의 습성을 파악하고, 위치 추적부터
정보원, 소문 등 가릴 것 없이
그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최수호의 방법이었다.
그렇게 그들의 꼬리를 밟게 되면
자근자근 밟아 들어가며 몸통을 채는 것이다.

* 검찰수사관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최수호.
그런 그가 거물을 체포하는 일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 이름은 두강식.

* 현재 속초에서 떠오르고 있는
신흥 조폭 두목으로 야비하고 잔인하다.
기존 속초에 있던 조직들을
모두 흡수 시켜 단기간에 몸집도
엄청나게 커졌다.
그런 두강식과 정면으로 맞붙게 된 최수호.

* 조폭치고도 꽤 똑똑한 편에 속하는
두강식에게 연속으로 물을 먹기도 하고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위협 받기도 한다.
한 번 물면 놓치지 않아
핏불테리어라는 별명이 붙은 최수호이지만
왠지 이번에는 좀 어려워 보인다.
두강식 VS 최수호
최수호, 그는 부러질 것인가, 지킬 것인가!

* 책을 읽는 첫 장면부터
이거 드라마로 나오면 대박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범행 장면이나 재판, 형량 등을
조금 더 상세하게 제공하고 만들면 어떨까?
했는데 이미 출​간 전 드라마 확정!!

* 그냥 범죄자 잡는 이야기인데도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범죄자들의 다양한 죄목만큼이나
최수호에게 검거당하는 순간의
다양한 모습들이 재미를 더 가중시켰다.
무작정 튀는 놈이 있는가 하면
포기하고 손을 내미는 놈도 있고,
왜 이제 찾아왔냐고 우는 놈도 있다.
좀 포악한 놈들은 흉기도 휘두른다.

* 그렇다. 나는 참 재미있게 읽었고
드라마로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철없는 소리나 하고 앉아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법을 수호하기 위해 열심히 뛰는
그 분들이 계신다.

* 저지르는 범죄를 막을 수는 없지만
그들이 지은 죗값을 톡톡히 받을 수 있게
오늘도 뛰는 사람들.
책을 덮고나니 묘하게 가슴 속에서
차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 책 덕분에 '검찰수사관'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애써주고 계시는지
깨닫게 되었다.

*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검찰수사관'.
이 단어만으로도 충분한 울림이 있었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오늘도 나는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잠이 든다.

@chae_seongmo
@_fandombooks_
#잘읽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수사관 #자유형 #미집행자 #검거
#최수호 #법의수호자 #도망자 #조폭 #때려잡기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한국문학 #드라마확정 #원작소설

#드라마 #엄청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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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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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로망스에서 받아본 책이다.
'장난감 가게에서 들리는 목소리'라는
카드 뉴스를 보고 홀려서
신청했던 책이였다.

* 처음 이 책 제목을 봤을 때
'제목이 이러니, 무조건 해피엔딩이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다면 첫번째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 궁금증을 안고 펼쳐본 책은
나를 외로운 아이, 소미 곁으로
훌쩍 데려다 놓았다.
낯선 곳에 홀로 이사를 하게 된 소미.
이제 갓 성인이 된 소미는 혼자이다.

*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다.
어릴 적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연락이 안됐고, 엄마는 사기죄로
감옥에 갇혀있다.
청각 장애가 있는 동생과 삼촌과
셋이서 살았지만 얼마 전
화재가 집을 덮쳐 소미만 살아남았다.

* 엎친데 덥친 격으로 그런 소미에게
경찰의 의심이 붙었다.
방화의 흔적이 남은 현장에서
소미만 살아남은 것도 그랬지만,
화재가 났던 그 시기에 소미의
알리바이가 없었던 것이 가장 컸다.
여기에 누가봐도 소미는 가족의 죽음에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출발을 위한
계기로 생각했을 뿐이었다.

* 누가 봐도 외로운 아이 소미였지만
사실 소미는 그리 외롭지도 않았다.
늘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함께 해주는
'곰'이 있기 때문이다.
응, 진짜 곰이다. 크기는 작지만
동그란 뒤통수와 폭신한 배까지.
그렇다. 곰은 인형이다.

* 어찌된 영문인지 인형이었던 곰은
누군가 생명을 불어넣은 것마냥
움직이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소미는 외롭지 않았다.
늘 자신의 주머니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그러면서도 잔소리는 엄청나게 많은
곰이 있었으니까♡

* 이사 후에 얼룩이 묻은 곰의
세탁을 위해 우연히 한 장난감 가게를
찾게 된 소미.
소미는 거기서 아이들의 소리를 들었다.
움직이는 곰을 보면 놀라서
뒤로 자빠질 뻔도 한데,
잘생긴 두 사장 총각들은
'반려곰'이라며 그들을 환영해 준다.

* 그리고 이 건물에는 아이들을
치료해주고, 수명을 늘려주는 힘이 있으니
곰을 데리고 자주 찾아오라는 말도 함께.
그렇게 우신 장난감 가게를 찾은 소미는
거기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마음을 치료 해주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소미 또한 서서히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된다.

* 잘생긴 두 사장 총각과 소미의
찐한 삼각관계, 혹은 애정 스토리를
기대했던 내가 쓰레기로 느껴질 만큼
책 안은 참 담백하고 순백이 가득한 곳이었다.
사람은 저마다 아픔과 고민을 가지고 있다.

* 그 중에서도 가장 아픈 것을 고르라고 하면
역시나 '가족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 만큼 가장 소홀하기 쉽고,
그만큼 상처도 주기 쉬운 존재들.
아끼는 만큼 받은 상처는 더욱 크고 아프게 다가온다.

* 어쩌면 자신을 아껴주는 마음에
그 상처를 치유해 주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
그들은 그렇게 숨을 쉬는 존재로 변했는지도 모른다.
모두 곰처럼 움직이고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마음만큼은
곰과 똑같겠지.

* 그러면서 내가 아끼는 물건들을 생각해봤다.
내가 아끼는 물건이라고 하면 무조건 책인데...
저들이 살아 숨 쉰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니 꽤 재미있기도 했다.
아마, 우리 냥냥이와 매일 말싸움 하면서
피와 살이 튀는 현장이 벌어지지 않을까....?

* 일상에 지치고, 순백색의 동심이 그리울 때
다시 펼쳐 들고 싶은 책이었다.
순간 순간 울컥하게 하는 장면들이 있었지만
애써서 참으려고 하지 않았다.
곰이 타박하는 말을 보면 웃고,
슬픈 장면이 나오면 울었다.
그만큼 감정에 솔직해 질 수 있는 책이었다.

* 다가오는 봄 날,
흩날리는 벚꽃 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곳에서는 뭔가 더 판타지적이고
더 즐거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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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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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서 이상하게 자꾸만
서양 소설이 읽고 싶었다.
추리는 별로 안땡기고..
그렇다고 몽글몽글한 뭔가를 읽자니
그것도 확 땡기지 않았다.

* 그렇게 한참 책장을 뒤적뒤적 하다가
책장 저 구석에서 출간과 동시에 사놓고
방치해둔 이 책이 보였다.
전작인 '넬라의 비밀 약방'을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던가,
그래서 이 책도 사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지금 읽고 싶은 책 종류와
딱 맞아 떨어져서 바로 펼쳐보았다.

* 1873년 2월 13일 목요일 파리.
그곳에서는 살해 당한 딸의 범인을
잡기 위해 부모가 의뢰한 강령회가 열렸다.
강령회를 주도하는 인물은 보델린 달레어.
강령술에 뛰어난 인물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특출난 것은 사건을 해결하는
강령술을 여는 것이다.

* 영혼을 불러 스스로의 몸에 빙의 시키고
그 영혼의 기억을 뒤져서 자신을 죽인
범인의 얼굴과 그때의 상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사건은 해결된다.
그리고 그녀의 조수인 레나가 있다.
레나는 런던에서 온 여성으로
보델린의 조수를 할만큼
영혼을 믿는 사람은 아니다.

* 오히려 레나보다는 그녀의 동생
에비가 강령술과 영혼 같은 것에
더 믿음을 보였다.
레나보다 먼저 보델린의 제자이기도 했고.
그런 에비가 얼마 전 살해당했다.
그래서 레나는 보델린의 제자가 되어
그녀 스스로 강령술을 해
에비를 죽인 범인을 찾으려는 것이다.

* 파리에서 강령술이 막 시작될 그 순간,
매우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긴급 우편이 보델린에게 배달되었다.
발신인은 런던 강령술 협회 부회장 몰리였다.
몰리는 보델린의 친구이자
런던 강령술 협회 회장인 볼크먼이
얼마 전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린다.

* 그러면서 볼크먼의 사건 해결이
지지부진하니 보델린이 런던으로 와서
볼크먼을 위한 강령술을 열어달라고 부탁한다.
보델린은 영혼이 죽은 장소에서만
강령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그렇게 보델린은 레나를 데리고
런던 강령술 협회로 향했다.
거기서 심령부 부회장 몰리를 만난다.
레나에게 볼크먼의 강령술이 무사히 끝나면
꼭 에비의 강령술도 해주겠노라고 약속한다.

* 레나는 보델린과 동행하면서
여성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그 곳,
런던 강령술 협회에서 동생 에비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볼크먼과 에비가 같은 날 살해 당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니었던 것이다.

* 그렇게 몰리의 눈을 피해
에비의 흔적을 뒤쫓는 레나.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실존하는 영혼처럼 툭툭 튀어져 나오게 된다.

* 읽는 내내 진짜 푹 빠져서 봤다.
1873년의 레나가 150여 년의 시간을 건너
내 옆에 와서 바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았다.
레나와 함께 에비의 흔적을 쫓는 동안
심장이 왜 이렇게나 두근두근 대던지.

* 레나와 보델린의 관계에 대해서는
꼭 이렇게 그릴 이유가 있었을까?
싶었다.
런던에서는 수동적이고 억압된 여성들이
파리에서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라면
또 그 나름대로 인정은 하지만,
그래도 굳이.....?
이 외에 모든 것들은 매우 좋았다.

* 강령술이라는 비현실적인 장치 안에서
'살인 사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
이런게 바로 오컬트 미스터리지!

* '넬라의 비밀 약방'을 읽었을 때는
꽤 강한 충격에 휩싸였던 것 같은데...
적어도 이 책은 그런 쾅!! 하는 건 없었다.
레나와 함께 조금 정신없이, 헐레벌떡 다니다가
어느 순간, '그래.. 그렇구나,
이렇게 된거였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왠지 모르게 작은 안도감도 들었고.

* 스스로를 개척해 나가는 유럽 여성,
여기에 초 자연적인 강령술과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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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의 가족
가와세 나나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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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하게 몸은 피곤한데

잠은 안오고,

책은 너무 읽고 싶은데

글자가 안읽히는 순간이 있다.

요즘 내가 딱 그렇다.


* 많게는 3시간씩, 

아니면 30분에서 1시간씩

쪽잠을 자고 있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자꾸 잠들면 깬다.

책도 생각처럼 집중할 수가 없어서

이럴 땐 '블루홀6지~'하고

그냥 블루홀6 책탑 제일 위에 있는

책을 꺼내서 펴들었다.


* 구불구불대는 산기를 달리고 있는 차 안.

여기에는 4명의 남녀가 타고 있었다.

연령도 제각각, 공통점도 없어 보인다.

가족이라고 하기에는

대화가 뭔가 살벌하다.


* 알고보니 이들은 인터넷에서 만나

동반 자살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현재 그 자살할 장소를 찾아가고 있었다.

운전자는 50대 하세베라는 남성.

줄담배에 입만 열었다 하면

여자를 까내리기 바쁜,

남존여비 사상에 물든 꼰대였다.


* 그 옆좌석 조수석에는

70대의 할머니 지요코이다.

도저히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

화려한 의상의 할머니이다.

바록 가방은 짝퉁이지만.


* 운전석 바로 뒷편에는

젊은 여성으로 이야기의 화자가 되는

나쓰미가 타고 있었다.

하세베의 말에 짜증을 내면서

뭔가에 쫓기는 듯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 나쓰미의 옆자리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리쿠토가 타고 있다.

이놈, 엄청 똑똑해 보이기는 하는데

그만큼 싸가지가 없다.

사춘기....... 라고 하기에는 그냥

애가 싸가지가 없어 보인다.


* 이런 네 사람이 모여서 산에 들어가

자살하기 직전, 하세베는 본명과

왜 죽음을 생각했는지

이야기 하자고 한다.

물론 나쓰미와 리쿠토는 어차피

죽을 마당에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반발하지만.


* 그런 대화가 오가던 중 그들의 눈에

거칠게 달려오는 한 자동차가 보였다.

그 자동차 운전자는 통화권 이탈 지역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통화를 하더니

숲 속으로 들어갔다.

약 10분의 시간이 흐른 후 그 운전자는

다시 거칠게 차를 몰고 사라졌다.


* 하지만 잠시 후, 그들의 귓가에

들리는 작은 울음소리.

고양이 울음 소리 같기도 한 그것.

그것은 아기의 울음소리였다.

이 소리를 들은 이상 그냥 죽을 수 없었던

그들은 숲을 뒤져서 아기를 찾게 된다.


* 작은 배낭 안에 있던 아이,

방금 떠난 운전자가 버리고 간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그 아이.

그들은 그렇게 아이를 데리고 다시 차로 왔다.

그런데 그 순간, 간줄 알았던 그 사람이 다시 왔다.


* 아기를 찾으려는 듯 숲을 뒤졌지만

이미 아이는 그들이 데리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이 험한 산 속에

아이를 버려놓고 그 사람은 왜 다시 왔을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은 위화감을 느끼고 그대로 

아이를 데리고 그 장소를 떠나간다.


* 그러나 잠시 후, SNS를 통해

그들이 아이를 유괴한 유괴범이 되어있다고

리쿠토가 알려주게 된다.

왜지? 그들은 조용히 죽으려다가

버려진 아이를 보호하려고 했을 뿐인데...?

자칭 아이 엄마라는 여자는

동정으로 여론에 호소한다.

그 유괴범을 찾고, 자신의 아이를 돌려달라고.


*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신상이 털리고, 가족의 정보부터

과거가 모두 밝혀지게 될 것이다.

이미, 그런 사람도 있었다.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렇다면, 지금부터 판을 한 번 엎어볼까?


*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자살 방법을 생각한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아기로 인해

그들의 계획은 모조리 바뀌었다.


* 처음엔 하세베의 첫 인상이 좋지 않아서

잘못 골랐나...... 잠시 생각했지만,

어머! 가면 갈수록 진국인 아재일세~!!


* 인터넷과 SNS, 대중들의 심리를 이용한

그들과의 핑퐁게임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오호~ 이런 방법은 어떤 삶을 살아야

생각할 수 있는걸까?

그만큼 그들의 과거 또한 매우 궁금했다.


* 하나, 둘 밝혀지는 네 사람의 과거와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본 모습,

결국 살짝 눈물을 글썽이게 만들었던 

마지막 장면까지.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었다.

왠지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 출판사 도장깨기 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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