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미하라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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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를 하면서
이 출판사가 내는 책에 대해
더 애정을 갖게 되었다.
사회문제를 베이스로 한 감동적인 소설도 있고,
심장을 벌렁벌렁하게 하는
추리소설도 있었다.

*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장르기에
이 도전이 매우 신났었다.
출간일 순서대로 읽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미 나에게 그건
무의미한 일이라 그때그때
끌리는대로 읽는 편이다.

* 그러다 문득 보이는 하나의 문구.
'본격 호러 장편 미스터리'
호오오오오오러어어어어어?
이때부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음.
우리 집은 왜 이렇게 택배가 늦게 오는가,
현관문을 몇 번을 열어제끼고서 만났다!

* '거울 속 외딴성'은 이미 아끼다 똥되버린
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요건 그럴 수 없다!
책이 오자마자 표지의 서늘한 감촉을 느꼈다.
와, 밖에 엄청 추운가 보네. 했는데
딱 보이는 렌티큘러 엽서!
오우, 이런 굿즈 너무 사랑합니다!

* 표지와 엽서만 한참 감상하다가
책을 펼쳤는데, 첫 문장부터 미쳤다.
'전학생을 소개합니다.'
차이나칼라 재킷 교복에 눈이 조금
부어서 졸려보이고, 키는 큰 편인
시라이시가 미오의 반으로 전학을 왔다.

* 그런데 첫 만남이 어째 좀 요상시럽다.
남들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보는건가?
싶을 정도로 미오를 빤히 쳐다보는 시라이시.
미오의 친구들은 그런 그가 미오에게
반했다고 방방 뛰지만 미오는 그 눈빛에서
뭔가 꺼름칙한 느낌을 받는다.

* 몇 번의 눈맞춤, 그리고 외면 끝에
미오는 선생님의 부탁으로 시라이시에게
학교를 안내해 준다.
그렇게 쳐다봤던 애였으면 엄청
적극적인 어필을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용하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가? 싶을 때,
미오의 귀를 치는 한 마디.
"오늘 집에 가도 돼?"

* 이거이거 완전 순 미친X 아니여?
오늘 처음 전학와서 통성명하고
바로 집으로 고고? 와..... 또라이네.
했는데, 오히려 미오에게는 이 순간이
행운으로 바뀌게 되었다.
평소에 관심있어 하던 동아리 선배
간바라에게 상담을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진 것.

* 간바라 선배가 집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늘 미오를 걱정하며 챙겨준다.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 간바라였기에
미오는 너무 행복했다.
간바라가 동아리 사람들에게
미오와 사귄다고 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왜 였을까,
간바라는 갑자기 이상해졌다.
말 그대로 정말 '이상'해졌다.
이게 이렇게까지 몰아붙일 일인가?
싶을 정도로 미오에게 화를 낸다.
그런데 이것도 다 미오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란다. 잘못한건 그녀라는
간바라의 태도.
어, 이거 가스라이팅??

* 그렇게 주눅이 든 채로 미오의 집에
도착하자 어슬렁거리던 시라이시가 그들을 반긴다.
어머어머 이거 뭐야뭐야뭐야,
차랑, 하는 방울 소리와 함께 그제서야
'아, 맞다 이거 호러소설이었지.' 하고
깨닫게 되었다.

* 크~ 하는 감탄사와 함께
페이지는 미친 속도로 넘어간다.
뒤에 내용이 궁금해서 중간에 끊을 수도 없다.
그렇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보자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싸함.
어, 나 이런 거 많이 봤는데............?

* 야미하라가 가장 무서웠던 것은 그거였다.
일상 속 공포. 내가 너무 흔히 봐왔고,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흔히 볼 수 있을
그런 것.
하... 안되겠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불 다 켜놓고
냥냥이한테 손 잡고 자달라고 구걸해야지...

* 블루홀식스가 소설 맛집인 줄은 알았지만
호러도 이렇게까지 여운이 길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나는 방울 흔들어줄 사람도 없는데 어쩌란 말이요ㅜㅜ!!
이 리뷰를 쓰면서도 무서운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지요.........? 책임져요!! 블루홀식스ㅜㅜ...

* 출판사 도장깨기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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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
정명섭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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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티에서 받아본 책이다.
정명섭 작가님의 신작으로
'죽음에서 돌아온 암행어사' 라는
타이틀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얼마전에 설민석 선생님의
'요괴 어사'를 읽었던 터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 한양의 권세가의 외동아들인 송현우.
얼마 전 과거에 장원급제를 했다.
여기에 오래 전부터 마음에 담아두었던
친우 이명천의 여동생과 혼인도 앞두었다.
이명천은 무과 급제자로 송현우와
가문, 가세는 다르지만 둘도 없는 친구였다.

* 임금으로부터 암행어사가 되라는
명을 받은 송현우는 혼례를 서두르게 된다.
자애로운 아버지와 현명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송현우는 그와 같은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란
꿈에 부풀었다.
암행에서 돌아오면, 자신의 아내와
토끼 같은 자식도 낳고 오손도손 살 수 있으리라.

* 하지만 송현우를 덮친 비극은
그 날 바로 찾아왔다.
혼례식 날 밤, 짙은 안개가 집을 감싸고
잠에서 깬 송현우는 옆에서 잠들었던
아내와 부모님, 집안의 하인들이
모두 처참하게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 아버지의 머리가 사라지고
방의 병풍에 남은 것은 '무원'이란 두 글자였다.
차오르는 분노에 그대로 아버지의
사인검을 쥐고 방 밖으로 뛰쳐나온 송현우의 눈에
애꾸눈, 외다리, 외팔이 세 사람이 보였다.
그들은 안개 너머에 있으면서 절대
송현우의 칼에 닿지 않았다.

* 직감적으로 그들이 가족을 몰살한
살인범임을 알게 된 송현우.
하지만 정신을 잃고 다시 눈을 떠보니
가족을 몰살한 범인은 송현우,
바로 자신이 돼있었다.
여기에 절친한 친구마저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잃었다는 슬픔에 그를 믿어주지 않는다.

* 부모님도 없는 천애고아.
혼례식 날 밤 아내를 잃은 비운의 신랑.
그는 살아갈 힘을 잃고 감옥에서
자결을 감행하지만 어떠한 힘에 의해
다시 살아났다.
그렇게 세 번째 눈을 뜨게 된 송현우는
의문의 까마귀를 따라간다.

* 천격당이라는 곳에서 알 수 없는 소리만
들었던 그는 결국 복수를 하려면
'무원'이라는 글자에 담긴 비밀을
풀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천격당에서 알 수 없는 힘과 함께
낙죽장도를 받은 송현우.
그는 그를 호위해줄 무사 진운과
어둠이라 불리는 개와 함께 길을 나선다.
오로지 홀로 싸워야만 하는,
송현우만이 풀 수 있는 외로운 사투가
시작된 것이다.

* '암행 어사'는 조선시대에 임금의
특명을 받아 지방관의 비리를 파헤치고
백성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일을 맡았던
벼슬을 얘기한다.
아마 어사 중에 가장 유명한 이는
어사 박문수가 있을 것이다.

* 송현우와 다른 암행어사들이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베고, 무찌르며 백성들을 보살핀다는 것이다.
설민석 선생님의 '요괴 어사'와 어찌보면
결은 비슷하나 내용은 아예 달랐다.
암행에서의 송현우는
홀로 싸워서 그런지 게임 속
캐릭터 같은 느낌이 강했다.

* 보스 뒤에 또 다른 보스,
그 뒤에는 더 쎈 보스가 있었고
진운은 '송현우'라는 새로운 스킬을 배운
캐릭터를 잘 조종하는 NPC 같아 보였다.
낙죽장도라는 무기 또한 만렙짜리 스킬이라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전설템이었고.

* 책 날개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봤다.
오우, 그냥 책만 읽을 때랑은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아, 그렇지! 이 맛이 텍스티지!

* 책의 페이지 수는 줄어드는데
이야기의 스케일은 점점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 마무리를 어떻게 하실려고....?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때서야 머리를 탁 치는 생각.
아! 후속작이 있구나!!

* 이건 무조건 후속작이 나와야 한다.
송현우가 만렙이 되어 최종 보스를
무찌를 때까지 무조건 기다릴테다.
진운의 과거도 궁금하고,
어둠은 어떻게 여기에 합류하게 되었는지도
매우매우 궁금하다.
그들도 송현우와 함께 조금 더
레벨업 하는 모습도 보고싶다.

* 작가님, 너무 늦지 않게 와주세요ㅜㅜ!!!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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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별
이시우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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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가지'에서 서평단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이시우 작가님의 신작인데 이젠 무협이다!! * 내가 읽은 마지막 무협지가 김용 작가님의 신조협려였던 것 같은데.... 보통 무협지라고 하면 10권은 가뿐히 넘는 긴 장편들이 많아서 이렇게 짧은 무협 소설을 만난다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거기에 배경이 한국이라니! * 보통 무협지는 중국을 배경으로 해서 지명이나 이름을 외우는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하지만 이 '무명의 별'은 전혀 그럴 걱정이 없었다. 서울과 통영을 배경으로 한 무협소설! *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무명'과 '별'을 따로 생각하지 못했다. 책을 읽다보니 보이는 놀라운 사실! 책의 제목은 '무명'과 '별'을 따로 이야기하기도 했고 실제로 자신을 ㅇㅇ여협이라든지, ㅇㅇ여제, ㅇㅇ왕 같은 별호가 없는 별을 칭하고 있기도 했다. * 대한민국 고등학생 권별. 별은 자신의 과외선생님으로부터 정말 우연히 무술을 배우게 되었다. 타고난 게 있어서인지 쑥쑥 큰 권별. 별이가 CCTV에 찍힌 무명을 처음 봤을 때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 별이 본 무명은 매우 아름다웠다. 미친 영감탱이에게 잡혀 눈을 뽑힐 위기도 있었지만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스승을 넘어선, 모두에게 공포로 다가온 사람이 무명이었다. 그런 무명의 아픈 과거를 독자에게, 책 속에서는 한 형사에게 조근조근 들려준다. * 별을 통해서 본 무명은 처연하게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사회성이 조금 결여된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녀의 과거를 듣다 보니 그것도 이해가 되었다. 영감탱이 진짜 미친X 맞고만!! * 그런 별과 무명이 처음 만난 곳이 통영이다. 별은 스승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시기. 하지만 누가, 왜, 스승님을 해했는지 할 수만 있다면 복수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통영을 찾았다. * 한편 무명은 스승의 마지막 유지를 받들기 위해 통영을 찾았다. 자신이 기른 제자를 모두 죽이라고 했던 미친 영감탱이의 말을 실행하고 있던 것이다. 그런 무명과 별이 만났을 때, 엄청난 폭풍이 휘몰아쳤다. * 공통된 적을 잡기 위해 잠시 손을 잡기로 했던 둘은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K-여고생 둘이서 무림 세계를 씹어 먹는 걸 보고 있으니 어찌 그리도 통쾌하던지! * 여기에 ㅇㅇ여협, ㅇㅇ왕 같은 촌스럽고 닭살스러운 이름에 대해 신나게 비웃는 별을 보면서 나도 같이 낄낄대며 웃고 있었다. 몸 잘 쓰는 여배우를 주인공 삼아서 영상화로 만들어도 참 좋을 것 같단 말이지~ * 적당히 무겁고, 적당히 가벼워서 좋은 책이었다. 지루한 부분도 없었고, 현실과 무림의 세계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그들을 보며 조마조마한 시간도 있었다. 특히 별이 대모한테 대들 때는 '오우, 아가 사람은 봐가면서 덤벼야지.' 했는데 권별, 배짱 하나는 진짜 타고 났다. * 중국의 여러 무협소설 처럼 10권, 20권 대작으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앞으로 궁금한 이야기도 많고, 천방지축 두 고딩이 벌이는 이야기도 많을 것 같단 말이지. * 별을 통해서 본 무명과 그들의 복수. 여자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남자 아이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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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키드 - 관타나모 수용소 최연소 수감자 무함마드 엘-고라니 실화 오디세이
제롬 투비아나 지음, 알렉상드르 프랑 그림, 이나현 옮김 / 돌베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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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사실 책을 받아 놓은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사다 뭐다, 하면서 바쁜 와중에
공부할 틈이 없어서 미뤄놓았었다.

* 그러다가 이번 설에 1박 2일로
집을 비운 엄마한테 빡쳐서
냥냥이 님이 편찮으셨다.
덕분에 아무것도 안하고 침대에 누워
공부할 틈이 생겼다.
대체 뭘 공부하냐고?
일단 관타나모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몰라서 관타나모부터 찾아봤다.

* 관타나모는 쿠바 남동부의 도시이다.
미군 해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으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으로
불법 체류자를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했다는 곳, 바로 그 곳이다.

* 자신이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르나
14살 때부터 메디나에서 행상을 했던
무함마드 엘-고라니.
그는 고향에 대해 아는 것은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 뿐이다.

* 행상을 하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꿈을 꿀 틈도 없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의 한 마디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 째 바꿔 놓았다.
사우디 거리에서 물건을 팔던 14세의
소년은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꿈을 찾기 위해 돈을 모아
파키스탄으로 떠났다.
떠난 곳에서는 무지개빛 꿈이
가득할 줄 알았다. 그 일이 있기 전에는.

* 파키스탄에 간지 두 달만에
9·11 테러 소식이 들려왔다.
자신과는 크게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군인들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들은 감옥으로 데려가서 그를 심문했다.

* 9·11 테러범을 조작하던 이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 많은 고문을 당했다.
왜 체포되어야 하는지 동료들에게
묻던 그의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그냥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곳에 있었던 거야."
라는 대답 뿐이었다.

* 그때부터 여러 수용소를 지나
관타나모 수용소까지 가게 되었다.
가장 어린 수감자였지만
가장 용감하고 다루기 힘든 수감자이기도 했다.
운다고 석방해 주지 않을 것이기에
그는 늘 웃었다.

* 가끔 미군과 경비병들을 골탕먹이기도 했다.
그때,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면서
관타나모 수용소가 폐지 될 것 같았다.
그와 함께 그들의 인권도 지켜질 것 같았다.

* 마침 오바마가 당선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미국 법원으로부터
무죄로 풀려났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그의 인생 중
3분의 1인, 8년이 지난 시간이었다.

* 파키스탄에만 가면 다 잘 될 것처럼
느껴졌듯이 그 수용소만 나오면
자신도 사람답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이유 없는 색안경, 근거 없는 의심,
어디서도 안전하게 지내지 못하는
그는 지금도 고통 받고 있다.

* 그때 그가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그의 인생은 그저 평범한 이들처럼
평범하게 늙고, 평범하게 살았을까?

* 8년이라고 하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긴 시간이다.
누군가는 태어나서 걷고, 말하고,
밥을 먹는 시간 동안 그는
추위와 싸우고 굶고, 갖은 고문에 시달렸던 것이다.

* 이 힘든 현실 속에서도 늘 웃는
그의 모습이 블랙코미디처럼 다가왔다.
그랬기에 가슴이 저렸다.
나와는 먼 나라 땅의 이야기라고
외면하고 무심했던 세월이 반성되었다.

* 지옥과도 같은 그 곳에서
절망을 맛보면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무함마드 엘-고라니.
부디 그의 인생이 자유롭고 평등하길,
따뜻한 음식과 안락한 침대가
늘 함께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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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정표 - 제76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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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출판사 도장깨기 중인
블루홀6에서 신간이 나왔다.
서평단 모집을 하시길래,
밑져야 본전이다! 하고 신청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었다.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구하다가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파사삭 녹아버렸다 :)

*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홀려줄지
매우 기대하면서 책을 펴들었다.
초등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체구의
친구를 둔 요스케.
키 182cm에 농구의 신이 재능을 몰빵한 듯한
하루는 요스케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와 농구 연습을 했다.
이미 하루와 헤어졌지만 할 말이 생각나서
자전거로 하루의 뒤를 쫓아갔다.
"하루!!" 하고 부르는 순간, 요스케를 쳐다보는
하루의 몸이 붕 떠올랐다.
요스케는 그렇게 하루의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 자신이 그때 다급히 하루를 부르지만 않았더라면,
하루는 팔이 부러지지도 않았을 테고
같이 대회에도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자책하는 요스케와 달리 하루는 태연해 보였다.
그리고 독자에게만 보여주는 하루의 비밀.

* 애비 같지도 않은 인간 때문에
고통 받는 하루를 보니 초반부터 쌍욕이 나왔다.
아니, 사지 멀쩡한 새X가 왜
자라나는 새싹한테 저 염X인지.
한참 동안 그 페이지를 바라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욕이란 욕은 다 뱉고 책장을 넘겼다.

* 한편 부모, 형제도 없는 혈혈단신에
남편과 이혼까지 한 도요코.
도요코는 반찬을 파는 가게에서 일을 한다.
폐기 예정인 반찬을 챙겨 집으로 돌아간 도요코는
지하방에서 지내고 있는 그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

* 그는 도요코과 접점이 전혀 없었던 친구로
2년 전, 학원 선생님을 살해하고
'우리 집으로 가자.'라는 도요코의 말에 이끌려
그대로 머물고 있는 아쿠쓰 겐이였다.
아무리 어렸을 적 친구라고는 하지만
남,여의 사이인데다가 사람을 죽인 살인범을
아무렇지도 않게 집으로 들이다니.

* 무섭지 않나? 살인범을 숨겨주면 같이 처벌 받을텐데,
두렵지는 않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들을 지켜보게 되었다.
아쿠쓰 겐은 왜 자신을 가르치던 학원 선생님을 죽였으며
도요코는 왜 아쿠쓰를 숨겨주었을까?

* 그리고 이들을 쫓는 형사 쇼타로.
늘 수사 일선에서 배제되어
도가와 살인사건에 계속 매달리게 되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범인을
그가 어떤 실마리를 잡아 찾아낼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큰 즐거움이었다.

* 그리고 전혀 관계 없어 보였던
그들이 하나의 인연으로 만나 진심을 나누었을 때,
'아. 나는 또 이렇게 우는구나.' 하며
눈물을 흘렸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떠오른
마지막 장면은 안도, 슬픔, 후회와 미안함 등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싶을 때가 있다.
그녀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 그때 아빠가 아닌 엄마를 선택했더라면,
애비 같지도 않은 애비의 말에
순응하지 않았더라면,
그 아이의 상처는 옅어졌을까?

* 얼마 전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조카가 태어났다.
이번 명절에 70일 된 조카를
처음 보고 처음 안아봤다.
동생이 태어났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 적어도 지금은 내가 그때보단 더 많이
알고 있으니 더 잘해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무서워지기도 했다.
내가 지금 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한 선택이
나중에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결정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함께.

* 선택들이 가져온 결과에 대해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조금 더 신중하게 멀리 내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특하면서도 짠하고,
미안하면서도 화가 나고,
안타까우면서도 행복과 기쁨을 느낀 책이었다.
아, 이번에도 제대로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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