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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ㅣ NEON SIGN 6
김쿠만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평점 :

* 자음과 모음에서 서평단 신청으로
받아본 책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책을 신청한 이유는 단순했다.
영어의 Good이 아닌 무당이 하는
'굿'을 모티브로 게임을 만드는 이들이 궁금했다.
* 나는 게임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잘하지도 못한다.
내가 하는 게임은 마을 키우기라던가,
스토쿠 같은 퍼즐 게임이 전부였다.
남편이 한때 리니지에 빠진 적이 있어서
잠시 같이 한 적은 있지만
역시 오래 가지는 못했다.
프로젝트 G도 그와 비슷한 게임인가?
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튜토리얼이었다.
보통 책에는 '프롤로그'를 쓰지 않나.........?
목차부터 신선하고만+ㅁ+
작가는 튜토리얼에서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
자신의 취업 체험담에 가깝다고 고백한다.
* 2033년을 배경으로한 게임회사 취업이라니,
쉬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나무위키를 활용하는 방법이나
각주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받고서
나는 진짜 '프로젝트 G'를 읽어보았다.
* 소설가인 대호씨는 중견 게임회사에 지원한다.
2주 만에 인사팀으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연락이 왔고 그는 어엿한 회사원이 되었다.
대호씨가 만들 게임은 VR게임이었다.
한국의 호러게임을 대표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본부장에게서 프로젝트G가
무당이 하는 굿의 G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 진짜 귀신을 본 적도 없었고,
포괄 임금제인 회사에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한다.
그가 맡은 일은 프로젝트 G의 시나리오를 맡았다.
게임 원화들의 밑바탕이 될 설정을 짜는데
시나리오 팀에는 한때 한국의 스티븐 킹이라고 불렸던
팀장님과 대호씨 단 둘뿐이다.
* 배경 이야기를 써서 넣으면
3D프린터로 캐릭터가 인쇄된다.
프린터를 통해 나온 캐릭터들과는
대화도 나눌 수 있고, 같이 밥도 먹을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이들이랄까.
* 이런 캐릭터들과 함께 일을 하는 도중에
대호씨는 진짜 귀신을 목격하게 된다.
본부장은 무당을 불러서 부적도 쓰고
굿도 하지만 귀신들은 끊임없이 나타난다.
대호씨가 만든 이 게임..... 성공 할 수 있을까?
* 책을 읽는 내내 이상하게 미소가 지어졌다.
귀신에 홀린건가 싶을만큼 책속에서 보여주는
B급 감성의 언어유희들이 즐거웠다.
그 안에 있는 대호씨는 아니었겠지만
도망간 귀신을 찾는 대호씨도,
귀신과 술 한잔 기울이는 대호씨도
내 눈에는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간혹, 회사와 본부장의 뒷담화를 볼 때면
나 역시 회사 다녔던 시절이 생각났다.
* 2033년에도 저런 놈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좀 끔찍하긴 하지만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프로젝트 G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도
너무 궁금했고^^
* 우리는 보통 무언가를 굉장히 잘 할 때
'신들린 ㅇ ㅇ ㅇ'이라는 단어를 쓴다.
예를 들면 '신들린 드리블', '신들린 문장력',
'신들린 연기력', '신들린 촉' 등등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과 제목을 이와 같이 이해했다.
신들린 게임을 만들고 싶은
개발자들의 마음과 여정을 담은 책이라고 말이다.
* 마지막에 테크노밸리를
정처없이 배회하는 망령들의 모습도 좋았다.
작가님이 진정 하고 싶었던 말은
이 안에 다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책이 채 200 페이지도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충분한 즐길거리가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