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기다려 줘!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8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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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랑 놀아요~"

"잠깐만 기다려 줘! 엄마 설거지 끝내고~"

"엄마, 이 책 읽어줘요~"

"잠깐만 기다려 줘! 엄마 하던 일 마저하고~"

알게 모르게 평소에 아이들에게 잠깐만 이라는 말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잠시 고무장갑을 벗기가, 청소기를 잠깐 꺼두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텐데 말이다.

같은 말이긴 하지만 타인에게는 그 잠깐만 이라는 말을 꺼리며 아끼게 되는것 같다. 함께 무언가를 할 때 잠깐만 기다려 달라는 말은 그들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다거나 폐를 안겨 준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
여기 몸집이 작은 고슴도치와 큰 고슴도치가 있다. 작은 고슴도치는 큰 고슴도치에게 여러번 잠깐만 기다려 줘! 를 외치고 큰 고슴도치는 그때마다 그럴 수 없는걸 알지만 작은고슴도치의 말을 허용하며 기다려준다. 모자사이인지 친구사이인지는 정의해두지 않았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면 어떤 사이인지 느낌이 올 것이다.

함께 책을 읽으며 "잠깐만 기다려 줘!" 라는 말이 나올 때 마다 아이들은 아우성이다. 지금 어두워지고 있는데, 바쁜데, 시간이 없는데 왜 저 작은 고슴도치는 계속 기다려달라고 하냐는 거다. 우리 아이들도 기다리는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있는만큼 기다린다는 건 그만큼 어렵다는 걸 아는 것 같았다.

나의 잠깐 기다려 줘! 와는 다른 의미의 고슴도치의 그 급하지 않은 마음이 있었기에 둘에게 노을과 달의 모습을 보게 했고, 꽃 향기를, 부엉이 소리를, 밤구름의 어둑함을, 개구리 노랫소리를, 반딧불이가 수놓은 하늘을 함께 볼 수 있게 했다.

잠시, 멈추어 주위를 돌아 본다는 것, 작은 것 하나에 귀를 기울여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목적중심인 어른들에게는 그것이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빠르게 가다보면 왜 가는지를 잊고 가고 있는 경주마 처럼 목표에는 빠르게 다달을지 몰라도 함께 느끼고 경험하는 그 시간은 잠시 멈추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렇게 얻은 그 동력은 또 하나의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끝 없는 요구에도 작은 고슴도치에 귀 기울이고 잠시 쉬어갈 용기를 낸 큰 고슴도치의 배려가 있었기에 그 모든 풍경이 아름다운 빛을 발 한 것이지 않을까?

오늘 저녁엔 장갑을 벗을 준비를 하고 그릇을 한 번 씻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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