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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더 도그 - 성공하는 시나리오 쓰기의 진실을 알려주는 최초의 책
폴 기오 지음, 김지현 옮김 / B612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이 리뷰는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성공하는 시나리오 쓰기의 진실을 알려주는 최초의 책, [킬 더 도그]를 소개합니다.
저자 폴 기오는 할리우드에서 30년 넘게 현역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온 사람으로,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수십 년 동안 진실이라 믿어온 거짓을 낱낱이 폭로하고 시나리오 작가로서 커리어를 쌓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현직 프로 작가들의 실제 삶은 어떠한지를 명확히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 작가가 반드시 해내야 할 임무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단 하나라고 말합니다. 바로 독자에게서 감정적 반응을 끌어내는 것.
단순히 누군가의 감정을 이야기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에 비칠 때 감동적으로 보일 무언가를 쓰는 것만도 아니라,
시나리오를 읽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 책에서 특히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아는 것을 써라'라는 조언의 진짜 의미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자신의 직업이나 경험에 한정된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오해하는데요.
저자는 그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바리스타라고 해서 커피를 만드는 이야기만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고,
캔자스 시골 마을의 편의점에서 일하며 한 번도 그곳을 벗어난 적이 없더라도
중간계를 배경으로 용을 타고 싸우는 공주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에요.
'아는 것을 써라'가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당신의 내면에 있는 것을 써라. 당신을 두렵게 하는 것을 써라.
당신을 흥분시키는 것을 써라. 당신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을 써라. 당신이 진짜로 아는 것을 써라.
이는 겉핥기식 지식을 쓰라는 뜻이 아니라 내면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쓰라는 말이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겪어 본 적이 있는가? 순수한 기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저자는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그 감정을 당신이 경험한 마음의 고통으로
어떤 이야기 속에든 담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쓰려는 이야기와 직접 연결된 감정이나 경험이 없다면
내면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요. 온 힘을 다해, 당신이 아는 것을 써라. 이 한 문장이 깊이 남았습니다.


대사에 관한 챕터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좋은 대사를 쓰는 것은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책이나 구루가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현역 프로 시나리오 작가도 가르칠 수 없다고요.
대사를 기막히게 잘 쓰는 작가들을 일컬어 '귀가 있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훌륭한 대사를 쓰는 작가는 최고의 청자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시나리오를 쓰든 소설을 쓰든, 작가는 기본적으로 관찰자이며 삶을 관찰하고,
사람을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과 움직임, 그리고 대화까지 관찰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필터를 거쳐 훗날 대본 안에 표현된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훌륭한 대사의 핵심에는 '서브텍스트'가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서브텍스트란 인물의 대사나 행동에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그 이면에 깔려 있는 숨은 의미나 감정을 뜻하는데요.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 말로 표현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롭고 설득력 있다는 것입니다.


'가짜 전문가를 알아보는 법' 챕터는
시나리오를 쓰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내용이었습니다.
자칭 구루라고 하는 사람들, 전문가인 척하는 엉터리들,
빈약한 지식을 포장해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이 업계에 많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가짜 전문가를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그들이 참여한 작품이나 경력을 구체적으로 밝혔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합니다.
IMDb에 누구나 무엇이든 올릴 수 있고, 작가 조수로 일하는 사람이
자신을 총괄 프로듀서로 등록하는 일도 있으며,
심지어 자기가 참여하지도 않은 시리즈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업계 최고의 프로듀서들과 일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프로듀서 이름이나 작품명을 밝히지 않는 사람,
'수상 경력 있는 시나리오 작가'라고 하면서 어떤 상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는 저자의 조언이 현실적이면서도 날카로웠습니다.


시나리오 쓰기에 비법은 없으며,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게 아니라
소설, 산문, 시, 단편소설과 마찬가지로 그냥 계속 써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이
오히려 가장 솔직하고 진실된 조언으로 느껴졌습니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 당신이 글 쓰는 기술을 이해하고 익혀야만 당신의 언어로 예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기술이란 발단 사건이나 중간 전환점 같은 것이 아니라,
언어, 문장 구성, 표현 방식, 문법을 말한다.
이 말에 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AI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현재 전 세계 시나리오 작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AI라면서,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갈까 걱정하는 작가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AI는 스스로 생각할 수 없으며 단지 데이터를 받아들여 처리한 후 출력할 뿐이라고요.
독자와 관객이 모두 AI가 되지 않는 한, 사람들은 여전히
독창성, 경험, 그리고 상상력을 원하며 그건 AI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그저 괜찮은 수준에 만족하지 말고 위대함을 요구하라는 저자의 말처럼,
AI 때문에 걱정하거나 신경 쓰지 말고 글을 쓰라는 메시지가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시나리오 작법서이지만 단순히
기술적인 형식이나 구조를 가르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틀에 갇히지 말라고 말하는 책이에요.
당신만의 목소리를 찾고, 내면의 감정을 글에 녹여내고,
독자에게 감정적 반응을 끌어내는 것.
그것이 시나리오 작가가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이라는
명쾌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사람은 물론,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하는 일에 관심 있는 모든 창작자들에게,
그리고 할리우드라는 산업의 진짜 모습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킬 더 도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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