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사랑법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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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꼬, 어른스럽다는 말을 하곤 하지. 단지 어른스럽다는 것이지, 정말로 어른인 건 아니야.

우리 모두 그래. 우린 계속 자라고 있는 중이거든." <p.388>

 

정부를 집안에 끌어들여 아내가 머리를 쥐어뜯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그 고통의 세기로 사랑을 측정했다는 헤밍웨이식 사랑법.

제목부터가 이러하니 책 속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보통은 아닐거란걸 짐작하실 듯 ~

'헤밍웨이 사랑법'은 이혼을 결심한 여자가 새로 만난 남자와 벌이는 지나치게 치명적인 연애를 그린 작품이다.

남편의 외도를 알고 이혼을 결심한 뒤 '비폭력 대화법을 전하고자 연수차 캐나다로 떠난 여주인공 '서인주'는 칠리왁이라는 인디언 보호구역에 갔다 원주민에게 연어 두마리를 산 것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법정에 서게 되고 그곳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동시 통역사로 일하는 '윤선재'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시작된 사랑. 여자는 늘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 달리 자상한 남자에게 처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귀국 후 이혼을 종용하지만 남편은 다시 시작하자며 질질 시간만 끈다. 그러는 동안 선재는 캐나다에서의 모든 것을 뒤로한 채 한국행을 결심하고, 인주는 자신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남편과 새로운 사랑을 잃을까 조급해하며 서두르는 새연인 선재 사이에 끼어 방황하게 된다. 사랑보다는 질투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 속에는 비폭력 대화법이 자세히 소개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별생각 없이 쓰게 된 말들 속에 얼마나 많은 의미와 이유가 있는지~ 얼마나 심한 폭력성이 숨어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자신 스스로가 깨닫게 도움주는 이 책.

크게 '사랑을 전하는 데 있어 우선 말을 배워야 한다'는 것인데 사랑하기 전에 먼저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라는 얘기!!

당연한 것 같은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 우리는 상처받는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사랑에는 한 가지 법칙이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법칙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p.299>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부터 고맙다, 미안하다, 보고싶다, 사랑한다는 세세한 표현에서 오는 친밀감.

나 역시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거란 생각에 당연하듯 이런 표현을 넘 아낀건 아닌가 싶어 반성중이다 ㅠㅠ 

 

엄마는 내게 '무조건, 참고 살라'고 했지만, 나는 내 딸에게 다르게 말해줄 것이다.

지독히 사랑하고 공감해라. 또한 넉넉히 이해하고 용서해라. 그래도 안 되면 사람으로서 품어라. 그러나 가장 너답게 살 수 있는 방식으로 살아가라.

그것이 네 자식에게 물려줄 건강한 유전자가 될 것이라고. <p.353>

 

이혼이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할 만큼 나쁜짓은 아니지 않는가. 내가 이혼을 앞둔 사람도 아니고, 그런 딸이 있는 건 더더욱 아니지만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이 말만은 꼭 기억해내고 싶다.

사랑하고 공감하자, 이해하고 용서하자.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자 !!

 

갠적으로 한지수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그녀의 첫 번째 소설 '자정의 결혼식'도 읽어봐야 겠구나 싶을 만큼 책 속 내용에 반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 읽는 로맨틱한 소설만큼 달콤한 것도 없어 책을 받자마자 후다닥 읽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 은근 진도가 안나갔더랬다.

재미가 없어서라기 보다 책을 읽다 나도 모르게 여주인공이 들려주는 비폭력 대화법에 빠져들에 자꾸만 나와 나의 생각과 거침없이 흘러 나와 버리는 말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는 바람에 ㅎㅎ

마음을 찡~ 하게 만들고 알아두면 좋은 글귀들이 많아서 음미하고 또 음미하느라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_+

읽어보면 알겠지만 [소설]로 분류되는 이 책 참 묘하다. 큰 틀은 러브스토리이나 주인공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는 철학적인 냄새가 짙고 여주인공의 '비폭력 대화법'은 책 속 내용과 별개로 내 마음속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기심으로 가득찼던 독한 기운을 깨끗하게 정화 시켜주는 힐링 소설이기도 하니 말이다.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부분~

2012년 12월이 며칠 안남은 시점에서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줘서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사랑은 달콤하지만, 그래서 참 까다로운 음식이더군요. 우리가 누리는 달콤함에는 그런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p.99> 

 

참 공감가는 글귀죠 ?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소유하고픈 욕망에 빠져들고 꿈꾸게 하는 사랑. 사랑. 사랑.

힘들게 쟁취한 그 사랑을 유지하게 위해 좋아한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말 뿐만이 아닌 뽀뽀, 키스, 포옹 등등을 이용해 많이많이 표현하면서 살자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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