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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프다 - 김영미 세계 분쟁 전문 PD의 휴먼 다큐 에세이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다큐멘터리는 잘 만들면 명예는 가져오지만 노력과 고생만큼 돈이 뒤 따르지 않는다. 거기다가 체력도 남달라야 해서 남자들도 힘들어한다. 세계분쟁 전문PD. 여자로써 다큐멘터리로 뛰어드는 것도 힘들었겠지만 세계분쟁 전문으로 되는 것도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무렇지 않게 촬영을 하고 기획을 하고 편집을 하고 방송을 하기까지 얼마만큼의 노력과 아픔을 가지게 되었을지 느껴진다. 여자는 소유물에 불과하다 느끼는 나라에서, 굶주림과 병마와 싸우는 사람들 속에서 함께 숨쉬고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어쩌면 여자이기 때문에 더 쉽게 다가가 그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제일 처음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표지였다. 군인과 어린아이의 뒷모습이 조화롭지 않은 듯 하면서도 '사람이,아프다'라는 제목과 너무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여자는 하나의 소유물로 취급되어 남편에게 살인이 되어도 아무런 죄 값을 받지 않는다. 아버지, 오빠나 남동생, 남편과 함께가 아니면 밖을 나갈 수도 없고 허가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며 온 몸을 가린 채 그림자로 살아야 한다. 공부할 수 있는 것 조차 박탈되어버린다는 게 너무나 억울하다. 장남밖에 모르는 부모님과 할머니때문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려면 맞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동생보다 성적이 더 좋게 나오는 날이면 밥도 굶어야 했다. 지금도 시장에서 5천원짜리 내 옷을 사면 쓸 데 없는 곳에 돈을 썼다고 잔소리를 하면서 남동생 옷은 백화점에서 산 것 아니면 안 된다며 내 카드를 가져가 긋는다. 그 것만으로도 미칠 것 같은데 그 나라에서 법으로 규정되어 살아가는 여성들은 얼마나 힘들지 생각을 하게 된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다. 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되거나 부모 혹은 본인이 장애를 갖게 되거나 배울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기고 굶주리고 성노예로 팔릴 수도 있다. 아이들이 그 나라의 희망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아이들답게 살아가는 것만이 다시 나라가 살아갈 원동력이다. 그런데 어른들의 상처는 어린이들에게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나 보다. 나도 해외아동결연으로 세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지만, 어떤 아이든 꿈을 꾸고 공부를 하고 세 끼의 밥을 먹고 따뜻한 옷을 입는 건 꼭 필요한 요소라고 본다. 그런데도 여전히 놀다가 잘 못 밟은 지뢰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장애를 잃게 되고 굶주리다가 병을 얻어 죽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그런 나라가 있구나 싶어서 놀라고,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되어 보여서 놀랐다. tv를 통해 볼 때만 해도 저런 나라가 아직까지 있구나 싶었는데 막상 책으로 읽고 나니 이제는 웃으면서 장난삼아 말해서는 안 될 주제라는 걸 느낀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