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교회 이야기
한희철 지음 / 포이에마 / 2011년 12월
평점 :
여섯가구가 사는 내가 다니는 교회가 생각나서였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아닌 목사님 식구들을 알고 지내던 분들이 교회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제는 교회 들어서는 것 조차 싫어하시던 마을 어른들은 몇 분빼고는 일하시다가 쉬어가는 장소로 사용하신다.
성탄절, 부활절에는 마을의 축제가 되고, 교회에 다니는 성도들을 보이면 불러서 채소를 담아주시고 안부를 자연스럽게 묻는다. 교회에서도 음식을 장만하게 되면 따로 꼭 챙겨서 나눠드린다.
교회에 다니지 않으신데도 말이다.
누구네 누구로 모두가 다 아는 사람이고 친척이다보니 서로 좋은 추억도 많고 쉽게 상처 받는 것도 많다.
싸움이 나면 가족끼리 편가르기가 되고 어린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될 때도 있고 다 알다 보니 좁쌀 한 쪽도 똑같이 나눠야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사귀고 헤어지는 것도 사람이 별로 없다보니 금방 소문나고 한쪽이 안 나오는 것도 다반사다.
방과 후나 방학때 아이들은 어김없이 교회로 모여서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주위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도와 고추를 따거나 고구마를 심고 깨를 털거나 팥을 고르는 일을 해드린다.
같은 마을에 살지 않더라도 교회가 놀이터겸 공부방겸 실습장겸 예배드리고 찬양하는 곳이 되어 교회에서 자고 먹는 것이 습관화 되어 집보다 교회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어르신들밖에 남지 않는 시골에는 또래 찾기가 힘들고 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는 놀 상대가 없다.
어른도 아이도 또래가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곳은 마을에서 교회밖에 없는 것이다.
그게 시골 교회의 장점이자 시골 교회가 살아가는 이유일 것이다.
풍경이 멋있고 정이 있어서 정말로 마음이 편한해지고 모든 것을 놓을 수 있는 곳 말이다.
한 편의 시같으면서도 동화같은 이야기들.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일 수도 있어 더 생각이 나게 한다.
작은 것부터 감사하게 되는 시골에서 살고 있다는게 자랑거리가 될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