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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 <좋은생각> 정용철 에세이
정용철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12월
평점 :
나는 불량품입니다.
자주 삐거덕거리고 멈추고 흔들립니다.
그런데도 내가 이렇게 당당한 것은
그들의 사랑 때문입니다.
책을 받고 표지를 보지마자 가장 먼저 들어온 구절이다.
2011년의 끝... 2011년에는 내가 무엇을 했고, 2012년에는 내가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면 할 수록 불쌍해지고 미안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무것도 진짜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이 그냥 하루 하루를 보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들은 많았는데 이루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말이다. 꿈도 희망도 열정도 없이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서 악착같이 살아가는 모습만 남아버렸다.
누구나 불량품이다. 얼마만큼의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느냐에 따라 불량품의 척도는 달라진다.
나는 나를 명품으로 봐 줄 그런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파지고 상처줄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데 내게 힘을 줄 사람이 없다는 게 왜 이리 한심해 보이는지 모르겠다.
사랑에 감사하고 사랑에 미안해하고 사랑에 욕심을 내고 사랑에 희망을 본다.
내게는 아픔밖에 없었던 사랑의 기억... 그래서 이런 사랑도 있구나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첫사랑의 기억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고 부모의 사랑 앞에 부러움이 넘쳐나고 말이다.
다른 나라로 떠나버린 친구에 기억... 그 기억에 나도 오랜만에 떠난 그 친구를 기억해 봤다.
져 줄 것을... 한 대 그냥 맞아주고, 한 번 더 전화해주고, 사진이라도 찍어볼 것을... 한번 더 이야기를 들어줬더라면 자살이란 선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아쉬움과 보고픔이 자리잡아 다음 장을 펼치지 못 하고 한동안 그 글만 봤다.
잊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그 마음이 너무 싫었고 그냥 그렇게 가 버린 친구가 너무나 밉고 보고파서 소주가 생각날 만큼 아파왔다.
자신을 아주 낮은 자로 내려가 나를 쓴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작가라 소장용으로 심심할 때나 힘을 내고 싶을 때 읽으면 제격이다보니 책이 아깝지 않다.
따뜻한 봄이 시작될 것만 같은 느낌때문에 위로가 되고 공감을 하면서도 지금의 나를 더 기억나게 하는 것도 탁원한 재주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리라.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