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기낙경 지음 / 오브제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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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어른을 꿈 꾸고, 어른이 되었을 때는 어렸을 때를 꿈 꾼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1년전이 더 좋았던 것 같은 생각 때문에 과거를 바라본다.
 

나는 어렸을 때 평범한 삶을 꿈꿨다. 비가 오면 엄마가 우산을 가지고 학교에 데리러 오고, 힘들 때면 아빠에게 전화해서 기대고,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여행을 꿈꾸고, 오늘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내일을 기대하고, 평범한 사람과 사랑을 하고 결혼을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사는 꿈을 꿨다. 그 모든 것들이 참 나에게는 벅차고 힘든 희망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숨쉬는 것 조차 헛된 망상으로 보이면서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깨의 짐보다 늘어나는 주름살과 체념뿐인 한숨만 쉬고 있는 날이 더 많아지고 욕심처럼 바라볼 때가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똑같은 일상에 지쳤을 때, 그냥 혼자라 외로움에 지쳐갈 때, 좋은 사람들과 술 한잔하면서 읽은 책이라 구절보다 공감이 더 갔다.

 

술에 대한 쌉쌀함이었는지, 나이를 먹어감에 느껴지는 쓸쓸함이었는지,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공허함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폭탄주의 힘에 겨워 넋두리를 하면서 맨정신으로 한 번 더 책을 읽어야 했지만 말이다.

 

10대도, 20대도 나는 가족이 먼저였다. 동생들이 먼저였고, 엄마가 먼저였고, 외할아버지가 먼저였고, 인생이 운명이 엉망이라서 멈출때마다 30대도, 40대도, 50대도, 나는 없음을 확실하게 믿음이 가는 모습이 더 초라하고 불쌍해진다. 똑같은 일상과 똑같은 내일을 살아갈 것이라는 걸 알기에 꿈을 갖는다는 것조차 미안해진다.

 

조금 다른 30대를 맞이하고 싶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해보고, 하지 못 했던 것들을 하면서 살고 싶다. 숨을 쉬고 싶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생각하고 목표로 하고 계획을 하고 욕심을 낸다. 아직 온 길보다 갈 길이 더 많은 것을 알기에, 내일을 또 버티며 살아갈 힘을 보충한다. 그게 서른살이다. 나를 잠깐 돌아보고, 더 괜찮은 나를 설계하기 위한 좋은 단계를 준비하는 시기라 생각든다.

 

서른 살. 내겐 3년후가 될 이야기. 잠시 쉬어갈 의자조차 만들어 놓지 못 한 내게 주어진 시간.

조금은 변화를 가져오고,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져오고, 인생의 반을 더 지났을 때 한숨보다는 주먹을 꽉 쥐어보고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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