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성 수업 -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
차병직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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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일까? ' 그 질문의 답을 찾아보고자 읽어보려 했던 책이었는데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가치에 대해 우선적으로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에 지금 현실은 어떤지 바라보게 한다.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일하고 있는 내게는 나조차 그 권리들을 다 이해하고 요구하지 않은 채 살아가가는데 그 기본적인 권리를 얼마만큼 지적장애인들이 누릴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으며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지 그 권리에 대해 요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지에 고민해보게 한다.

카뮈가 말한 세 가지 해결책이 떠오른다. 인간의 의식을 삭제해 버리는 자살이 하나다. 자살은 과감한 행위이기는 하나 해결이 아니라 포기다. 다른 하나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부정하는 것이다. 현실이 아닌 피안의 세계를 꿈꾼다. 희망을 부여하는 제도는 바로 종교다. 그렇지만 종교 역시 해결이라기보다는 회피다. 마지막 하나는 맞서는 것이다. 불합리한 것으로 가득찬 세계의 모순을 살아 있는 존재의 의식으로 바라보며 정면으로 부딪치는 행위, 바로 반항이다. 그것이 살아 있다는 증명이다. p50

자살을 수십번 행동으로 옮겼던 전적이 있는 내가 가장 인정하는 건 "포기"라는 단어다. 지친 일상도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낙담과 포기였다. 이제는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다는 당연한 답만이 존재하는 것은 다시 태어나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안도였고 자살이 무서워지면서 기댔던 것은 교회였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위로를 얻으려하였으나 믿었던 교회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으면서 세상은 역시 혼자라는 걸 뼈저리게 배우게 되었다. 나를 위해 살아가기 위해 살아가는 것 그 반복적인 나의 삶을 돌아보는 것만 같아서 였다.

이제는 푹 쉬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살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는 지금 나 자신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가장 먼저 충족되어야 하고 그 것을 위해 살아가는 나도 내 자신이 인정하지 않았을 뿐 똑같은 인간이었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는 것이 힘들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 적이 없던 내가 책을 읽고 처음으로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의 자살을 추모하였다.

다 벗어놓고 보면 똑같은 인간이다. 그런데 편을 나누고 공통점을 찾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들은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배척하고 핍박한다. 사람이 가지는 편견은 엄청난 상처와 아픔을 남기고 회복조차 더디게 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로써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나 다름을 인정받지 못 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땠을지 상상하게 된다. 지적장애인을 가족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든 노동을 통해야 삶의 과정을 이루는 부분적 현상 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생명체는 같다. 나뭇잎이나 베짱이나 일을 해야 먹고 산다. 세상 만물의 속성 중 하나는 노동이며, 인간은 노동하는 존재다. p324

인간이기 때문에 하는 것들은 많다. 그 많은 것들을 가지고 행복을 추구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욕구 속에서 노동은 큰 틀을 차지한다는 것에 한 표를 든다. 노동을 통해 계속적으로 나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인정받으려 행동을 하게 된다. 그게 살아가는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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