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 출근하기 싫어졌습니다 - 회사에 영혼 갈아넣다 번아웃 맞은 모든 삼십대를 위해
재키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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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다섯. 2020년의 내 나이. 한 것도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현재의 나 자신에게 정말로 출근하기 싫은 내게 꼭 필요한 책이라 봤다. 12살때부터 가족 뒷바라지하느라, 지금도 꿈도 없이 현실에 쫓기면서 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의 "지금이라도 괜찮다"라는 위로가 필요했다. 결혼도 못 하고 평생을 이렇게만 살다가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겐 필요했고 30대 후반의 나를 바라볼 기회가 필요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남자로 태어나지 않았다 하여 많이 구박을 받았고, 남동생보다 공부를 잘 해도 혼났고, 생선이나 고기는 남동생과 아버지의 몫이었다. 여자는 집안일은 기본으로 할 줄 알아야 하고, 직장에 들어가도 남자와 차별은 기본이었던 시대였다. 현재는 고위 간부들도 여성이 많고, 사회에서 여성으로써 인정받는 사람들도 많은데다가 법적으로도 성별차별을 막고 있고 딸을 선호하는 세상으로 변화되고 있다.

지금 나의 자리를 버티는 것, 그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꾸는 일이 된다. p74

여성으로서의 나의 자리. 나로서의 나의 자리.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봤을 때의 나를 표현해보려는데 쉽지 않다.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았던 나였기 때문이다.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서 직업을 선택했고 가족 뒷바라지와 병간호를 하면서 빚을 갚는 나의 지금 자리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진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돌파구차럼 찾던 여행도 못 하는 상황에 사회복지시설에 종사자다 보니 외부활동 자체가 어렵다보니 늘어나는 건 살과 주량밖에 없고 우울감만 늘어나고 있다.

30대 후반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고민들, 특히 일을 하고 있는 여성들의 고민들을 상담한 내용들로 책이 이루어졌다보니 여성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일은 좋으나 사람과의 관계는 어렵고, 나를 위해 살고는 싶으나 너무나 당연하게 가족들을 보게 하고 그러면서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싶어지게 하는 그 마음들이 나뿐만 아니라는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에 큰 위안이 된다.

'여성', '엄마'는 지금의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될 수도 있음을, 특히나 현재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궁의 문제로 인해 엄마란 단어를 들을 확률이 최저이지만 그래서 여성만의 특권으로 자부심있게 버텨낼 수 있음을 책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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