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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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여행하는 나는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상대도 없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게 된다. 그렇게 겨우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법을, 자신을 용서하는 일을 익히게 된다." p16-17

혼자 떠나는 여행에는 많은 이유가 존재한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가장 많은 나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를 찾는다는 엄청난 뜻을 가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싶을 때다. 너무 힘들고 지쳤을 때,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그냥 나로써 존재하고 싶을 때 여행이란 핑계거리를 찾아서 도망을 선택한다. 익숙하지 않은 모든 것이 새로운 세상에 나를 던져놓고 실험을 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우물안 개구리 속 개구리처럼 내가 나를 가두고 죽이고 있는 둘레를 벗어나면서 누릴 수 있는 여유란 것을 고민하고 잠시 쉬어감으로서 조금은 쉼통을 열어놓는 선택이다. 나는 이 책의 작가처럼 나를 용서할 정도의 배짱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가장 잘 하는 도망을 선택했을 뿐이다.

나에게 러시아는 추운 나라, 독한 술을 마시는 나라, 강해보이는 나라로 이미지가 굳어있다보니 해외여행을 나갈 때나 여행서적을 살 때도 가장 먼저 낙오가 되는 나라였다. 그런 내게 최근 재방송을 해주는 "시베리아선발대"라는 tv프로그램을 보게되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통해 가장 긴 기찻길이 있는 나라란 이미지가 추가가 되었고 밀폐라 느껴지는 모든 것에 대해 피하는 내가 행동으로 절대 실천하지 못 할 기차여행이란 주제로 책을 찾게 되었다. 「러시아의 시민들」 책 제목에 나는 당연하게 기차여행에 대한 이야기이겠다는 생각을 했고 책을 펼쳤다.

발음조차 어려운 도시, 사람들은 아시아에 존재하는 유럽이라는 명칭에 맞게 화려한 예술세계들, 다양한 문화가 모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사진과 이야기들이 러시아에 기차를 포함한 러시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일상들이 있음을 보여주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베어있는 러시아인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글이 잘 표현되어 있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특히 요즘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여행을 선정하는 내게 가장 먼저 관심을 끌었던 것이 러시아의 독립서점 존재이다. 직원이 어린왕자 코스프레를 하고 책을 판매하는 곳은 이미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적어놓으면서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잠잠해지면 이 책을 들고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서 러시아의 독립서점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떠나고 싶은데 떠날 수 없는 요즘 여행에 대해 생각해 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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