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명화 - 그림 속 은밀하게 감춰진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을 읽다
나카노 교코 지음, 최지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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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지식, 생존, 재물, 권력에 사로잡힌 우리의 민낯을 거침없이 파헤친다

‘그림 읽어 주는 여자’ 나카노 교코가 절묘하게 찾아낸 명화 속 결정적 순간들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읽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이 책은 일본 잡지의 연재물 <나카노 교코. 명화가 이야기하는 서양사> 중 일부라고 한다. 7년을 넘게 연재 중이라는 코너. 분명 소개된 작가나 작품, 문체 등이 대중적이겠구나 하며 읽기 시작했다.

책은 인간의 욕망을 사랑, 지식, 생존, 재물, 권력으로 나누고 4~6개의 작품을 소개한다. 각 작품 소개의 도입부가 재미있는데 그림 일부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짧은 글로 독자들에게 그림의 전체나 이야기를 상상해보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림을 감상할 때는 그 안에 작가가 담고자 했던 이야기를 찾고 상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방식이 아주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이야기로 로코코 시대의 커리어 우먼이라 설명된 모리스캉탱 드 라투르의 <퐁파두르 후작>.

남편과 자녀까지 있었지만 왕의 총회가 되어 로코코 문화를 이끌었던 여인. 똑똑해보이는 그녀의 얼굴도 그렇지만 그림 곳곳에 배치된 소품이 그녀의 능력, 공적을 나타냈다는 설명이 재미있다.

다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천사의 원작, 라파엘로 산치오의 <시스티나 성모>.

저자의 말처럼 이 작춤에 장난스러운 얼굴의 두 명의 천사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훨씬 무거운 분위기의 종교화가 되었겠지.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았겠지만 그리스도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관심이 떨어질테고 초콜릿 포장의 천사그림을 찾아보다 이 작품을 만나게 될 일도 없었겠지 싶다.

마지막으로 얀 페이메이르가 좋아하는 황금색 가운을 입은 <진주 목걸이를 한 여인>.

이 작품에 여인이 입고있는 노란 새틴 가운은 페르메이르 작품 중 여섯 점이나 되는 작품에 등장하는, 작가가 아주 좋아하는 소품인 것 같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페이메이르의 작품에는 '평온함'이 담여있다. 벽면에 쏟아지는 빛이 만든 그라데이션과 노란 가운, 여인의 살짝 상기된 얼굴에서 일상의 행복이 느껴진다.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이다. 인간의 갖가지 욕망과 번뇌를 천재 화가들이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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