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그늘 아래서 - 글로 읽는 숲해설
황규섭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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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한 동화작가이자

숲해설가로 활동중인 저자가

숲에 사는 

벌레와 초목과 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산림 교육 전문가라고는 해도

과학자라고까지는 할 수 없는지라 

감상에 흐르는 문학에 가까운 에세이일 것이라 생각할테지만

숲에 보금자리를 꾸민 동식물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지식 내공이 담겨있다.


인간은 점점 숲과 멀어지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도배된 도시에 갇혀

자신도 모른채 점점 알 수 없는 질병에 시달리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현대인이 앓고 있는 이름모를 병들의 상당수가

도시를 벗어나기만 해도 완화되는 걸 보면 

자연으로 대표되는 숲과 인간이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같이 살아야 함이 타당하다.


당장 콘크리트 더미에서 빠져나올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이웃으로 지내야할 숲에 대한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이음새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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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리더의 말이 달라지면 회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명다인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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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축구의 재능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그라운드를 잘 누비는 능력과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잘 누비도록 하는 능력이다.

전자는 선수로서의 재능이고 후자는 감독으로서의 재능이다.

놀랍게도 한 사람이 선수일때와 감독일때의 재능은 같지 않다.


별볼일 없는 선수가 훌륭한 감독이 될수 있고

훌륭한 선수가 별볼일 없는 감독이 될수도 있다는 걸 수많은 사례가 증명한다.


회사로 바꿔 말하면

일을 잘하는 사람이 좋은 상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회사원들이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저자는 단호하게 두루뭉술하게 잘하라고 하는 건 좋은 상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직원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훈훈한 사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업무 잘하기와는 상관없는 부분이다.


업무를 지시할때는 명확해야 한다.

저너머로 고갯짓을 하는게 아니라 바늘로 정확히 부위를 가리켜야 한다는 뜻이다.

우선 

상사는 팀원이 해야하는 일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다음

팀원이 해야할 일을 전달해야 한다.

어떻게? 

명확한 말=언어를 사용하면 된다.

지시가 구체적이고 명확하면 팀원이 엉뚱하게 일할 확률을 낮춘다.


조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잘하자'고만 독려했던

모든 리더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잘 소개되었다.


따지고 보면

명확한 언어 구사는 회사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당연히 갖춰야 할 요령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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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명상록 - 마음의 평화를 찾는 가장 쉬운 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필로소피랩 엮음 / 각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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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은 로마의 최전성기를 이끈 다섯 황제(오현제)에 포함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지은 책이다.

그는 후기 스토아 학파의 주요인물이기도 한데

기원전 3세기에 나타난 

초기 스토아철학은 논리/물리/윤리학 분야를 체계화하고

중기 스토아철학은 실용적 윤리 철학으로 전환시켰으며

이후 아우렐리우스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내면 수양과 윤리적 삶에 집중하는 쪽으로 변화한다.


스토아철학의 본질은 쉽게 말해 감정에 휘들리지 않는 내면의 단련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통제불가능한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말고 오직 자신의 가치관과 선택과 태도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이쯤이면 명상록이 어떤 관점에서 쓰였는지 이해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명상록이 아니라

초역 명상록이다. 초역은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 번역한 것을 말한다.


원래 명상록은 12권에 걸쳐 여러장을 나열한 것이지만

필로소피랩이 엮은 본책에서는

원전의 순서나 틀을 벗어나 엮은이의 주관적인 편집과 해설이 들어갔으므로

평역 명상록이기도 하다.


명상록에 등장하는 여러 장을 발췌해서

다음과 같이 총 여덟가지 주제 속에 배분해서 

--------------

감정다스리기/타인에게 흔들리지 않기/가진 것에 만족하기/지금을 충실히 살기/생각행동 바르게 하기/공동체로 살기/자연질서 수용하기/죽음 두려워 않기

--------------

제목 

원전 번역

현대적 해설 순으로 채워 한쪽씩 읽도록 하고 있다.


무려 2000년이 흘렀지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전혀 흔들림 없는 깨우침을 준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인간이란 명상록 같은 말을 주워삼키며 끊임없이 자기각성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인 걸까.


괴로워하고 번뇌해야하고 또한 이를 죽을 때까지 극복해야하는 숙제를 안게 된 

이유는 당연일까 우연일까...

비로소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일종의 벌일 수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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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의 말들 -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행복
은한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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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금야금 저변을 넓히고 있는 국악기인 해금을 다루는 사람이 쓴 책이 나왔다.

그간 악보집이나 이론집은 더러 있었어도

해금 연주자가 주변부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해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책은 요원했으나

불과 한달전

잠비나이라는 포스트락 밴드에서 해금을 맡고 있는 김보미씨의 책이 나온지 한달만에

또다른 저작이 세상에 나왔으니 이게 어쩐 일인가 싶다.


게다가 이번 책의 저자는

비국악인 출신이니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해금에 대한 특별한 시선을 담고 있다는 

차이도 있다. 


국어국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안정적인 학교선생님을 꿈꿨던

지은이는 연거푸 고배를 마시게 되고 학원강사 취업에도 실패하자

'죽자'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죽음을 앞두고 1년 정도는 이승에서 맘껏 살아보고자 

떠올린 아이디어가 취미로 배웠던 해금 연주자로 길거리 공연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길 위에서 사람들과 해금을 통해 만나게 된

국문과 출신 해금연주자인 저자는 임용고시 합격이 전부였던 인생에 다른 문이 있음을 발견하고

오늘까지 죽지 않고 잘 살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동반자인 해금과 쌓아올린 추억과 현재를 반추하는 책을 내고

독자들의 마음까지 파고들고 있으니 

멋진 반전 인생을 보여주는 실례가 아닐 수 없다. 


해금에 대한 순수한 관심에서 들여다봐도 좋고

진로의 갈피에서 방황하며 속앓이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방향을 보며 화려하게 회생한 저자의 

인생 드리프트에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정말 인생 모른다. 그러니 일단 살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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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너무 어려운 스몰토크 - 나의 특별하고도 평범한 자폐 스펙트럼의 세계
피트 웜비 지음, 임슬애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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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토크가 어려운 사람이 있다.

타인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내성인일 수도 있고

남들과 불필요한 말을 나누기 싫어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가 그렇다.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하고 대인교섭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증상을 갖는 것은 자폐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들에게 스몰토크란 어려운게 아니라 아예 관심 밖이다.

이미 혼자로 충분한데 타인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스몰토크를 해볼 생각을 떠올릴리 없다.


무려 삼십대 중반에 스스로 자폐인이라는 걸 인식한 

한 남자가 세상을 향해 자폐인의 대변인이 되기로 하고 쓴 책이다.

일단 보통사람들에게 인식되는 자폐증에 대한 전형에 따르자면

자폐증을 가진 사람이 300쪽에 달하는 책을 쓴다니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재도 여러분야의 영재가 있듯이 자폐도 한 가지만 있는 건 아니다.

아예 의사소통이 안되는 증상이 있는 반면

의사소통도 되고 사회생활도 하는데 눈치와 사회성이 부족해보이는 증상도 있다.


자폐 스펙트럼의 끄트머리에 속할 거라 판단되는 지은이는

자신이 그동안 살면서 알지 못했으나 자폐인이란걸 인식하면서 비로소 알게된 이야기를 잔뜩 풀어놓는다.

자폐는 치유가능되지 않는 증상이기때문에

일반인은 절대 자폐를 이해하기 쉽지 않기에 자폐인을 충분히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자폐인에게 존재하는 세상의 수많은 함정과 구멍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일반에게 알려진 사실과는 달리

인간의 1/4이 자폐 스펙트럼에 해당한다는 연구도 있단다.

모두가 꼭 알아야 할 교양이 추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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