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쓰는 시 - 하마탱 툰포엠
하마탱 지음 / 호밀밭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핏 시 쓰기를 만화로 가르쳐준다는 책으로 오해할 수 있는 제목이지만

책을 펼치면 만화가 들어간 시집임을 알 수 있다.

이미 시화집이라는 말에 따르면 시만화집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툰포엠'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하마탱은 최인수 만화가의 화명으로

하마를 닮은? 자신의 캐릭터 이름인듯하다.

하마탱은 책에서도 주인공 등장인물로 계속 그려진다

최인수 만화가는 부산경남만화가연대 대표이자 영산대 웹툰학과 교수로 있다고 한다.


세상사에서 일어나는 갈등 탐구를 즐겼던 만화가는

나와 가족, 사회로 범위를 넓히며 시를 쓰고 만화를 그렸고

일상-가족-세상이라는 큰 테두로 범주화하여 시를 담아냈다.


작가는 시를 썼다고 하지만

평소 자신이 생각했던 짤막한 단상을 시의 형식을 빌어 구체화시킨 에세이처럼 읽힌다.

그림은 완전히 만화체도 있고 보통 일러스트라고 부를만한 그림도 있다.


만화가니까 자신의 정체성을 살려

시만화집을 낸 것은 참신하지만 각 시의 제목의 상당량이 영어로 되어 있는 점은 아쉽다.

are you sleep, frozen sky, swings, catch a dream, winter is going...


시는 언어 표현의 정수를 보여주기 마련인데

너무 쉽게 영어에 자리를 내준 것은 아닌지...


영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님에도 마구 쓰인 영어제목에

당연히 시의 전달성도 떨어지고 독자가 받아야 할 감수성의 진폭도 협소해진다.


사족으로 책을 낸 호밀밭 출판사는

모든 게 수도권으로 몰린 대한민국에서 부산을 근거지로 두고 있다.

왠지 서울 주소가 아닌 호밀밭 출판사가 아스팔트를 비집고 나온 한 줄기 초록풀처럼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겁 없는 중국음식 중국어 나의 겁 없는 중국어
전은선.차오팡 지음 / 다락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과 중국인 저자 콤비의 또다른 협업작이다.

전은선씨는 한국인으로 중국어를 잘할뿐아니라 현지 경험도 많다.

차오팡씨는 중국인으로 중국어교수법을 연구하는 교육자에다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한 한국 경험자이다.

단지 한중의 곱하기가 아니라 중국유경험 한국인과 한국유경험 중국인의 제곱을 느낄수있다.

이번에는 무조건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음식으로 중국어를 가까이할 수 있는 책으로 뭉쳤다.


마이클잭슨의 스릴러 음반을 프로듀싱한 전설적인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가 쓴 책을 보면

오래전 재즈 음악인들이 해외로 투어를 갈때 생활언어 몇개와 음식이름을 익혀두는 것이 상대의 문화에 대한 존중과 함께 금방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며 젊은 시절의 퀸시 존스에게 조언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점에서 <나의 겁없는 중국음식 중국어>는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엄연히 중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하는 의도로 쓰여진 책이건만 어느새 중국어를 배운다는 사실조차 잊고 중국음식 문화에 저절로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쪽을 펼쳐도 중국음식에 대한 상식이 흡인력있게 독자의 관심을 빨아들인다.

차례 목차만 봐도 그냥 지나칠만한 곳은 없고

재밌는 상식백과를 읽는 것처럼 강렬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보로 가득하다.

맛있는 음식 이야기로 중국어 실력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부차적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 언어주제 서가에 꽂히게 된 책의 목적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중국어를 왕성하게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재밌는 참고서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어를 완전히 모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재밌더라도 이 책만으로 중국어에 다가가기는 꽤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어 발음기호가 어떤 소리를 낸다는 기본 중의 기본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까막눈의 답답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흡사 백종원이 독자를 안내하면서 중국음식의 이모저모와 현지의 깨알같은 음식 문화를 소개해주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과감히 중국어 익히기를 포기해도 책의 매력은 거의 반감되지 않는다.

섣불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아무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는 여타의 저작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르불문 관통하는 글쓰기 : 기본 이론편
문수림 지음 / 마이티북스(15번지)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야흐로 진짜 글쓰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가끔은 문학에 환호했던 예전에 비하면 다른 할것도 많은 요즘 세상이 글과 담을 쌓아도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정반대다.

누구나 글을 자신만의 무기화하여 글을 써야하는 시대가 열렸다.

글이 아니고서는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

인터넷 시대에 무슨 짓이든 하기 위해서는 짧던 길던 글을 쓸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문장과 아주 담을 쌓는 부류도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비록 구어체를 그대로 옮겨적는 사람은 있어도 그 또한 엄연한 글이니 글쓰기를 생활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시피하다.

그러면 이 다음에 부딪히는 문제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거다.

또는 내가 원하는 글의 갈래에 대한 갈망이 생긴다.


문수림은 나름 글쓰기 고수다. 그래서 단시간내 글에 욕심을 가졌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책을 썼다.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단련해왔던 자신의 노하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장르를 불문하고 관통하는 글쓰기란

이 책으로 소설 등등 세상 모든 종류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니다. 멋진 문장을 만들고 잘 쓴 문장으로 지어진 한 편의 글을 써내고 싶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거쳐야할 습작의 여러 방법과 과정을 담았다.

어떤 글이든간에 내가 만족하고 남들이 좋아하는 글을 쓰고 싶은데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훈련서, 강습서 같은 것이다.


대학에서 배우는 점잖은 강의 보다 실제 글로 먹고사는 거친 글쟁이의 실전 작법서에 가까워

진지한 가르침에는 졸음이 쏟아지는 사람이라면 이만큼 일독을 도전해볼만한 책도 없을 것이다.


예전의 가수는 기본적으로 고음에서 자유자재 쩌렁대는 가창력이 필수였다.

그래서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만 가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성대로 개성을 살려 부르면 얼마든지 좋은 가수가 될 수 있다. 잘부르는 것의 정의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글쓰기도 똑같아졌으니 그냥 써라.

대신 남들이 알아 먹을 수는 있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덜미, 무엇이 나를 통제하는가 - 인생각본, 해방에 대하여
이진동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가 흔들리는 걸까

나무를 보는 내 마음이 흔들리는 걸까


많은 현자들이 깨닫고 하는 얘기지만

정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속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정답이란 시험문제의 정답처럼 하나밖에 없는 정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가 살아가는 길은 내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정답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본인이 가진 정답은 무시하고

자꾸 멀리 나가서 있지도 않은 정답을 찾기 위해 헤매는 걸 반복하면서 괴로워한다.

또 누군가는 어차피 자기 안에 정답이 있는 걸 알면서도 

끝내 자신을 믿지 못하고 바깥에서 없는 정답 찾기를 멈추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고

그렇게 내 마음의 어떤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은 한층 성숙할 거라고 주장한다.


개인이 자기 마음 속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내가 원치 않는 조종과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교류분석 이론에 따르면 '인생각본'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교류분석은 미국 정신과 의사인 에릭 번이 창안한 성격 및 상담이론의 하나로 자기이해, 타인이해, 자기와 타인과의 관계, 조직과 사회를 이해함으로써 자기변화를 도모하고 세상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인생각본의 원인은 대부분 부모의 금지어에서 자신도 모르게 쓰여져서

개인의 인생을 평생토록 지배하며 고통 속에 살게끔한다.

책은 맥닐 박사의 이론에 따른 부모의 금지어 25가지를 설명하고

실존철학을 통해 인생각본의 꼭두각시로 살아가는 개인이 인생각본을 극복하고 자아를 찾고 행복찾기에 도달하도록 도와준다.


어린 인간은 도화지와 같아서 그리는대로 만들어질 확률이 높다.

기분대로 뱉어대는 나쁜 말과 행동은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어

다시 없을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비통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게 한다.

나로 살아가는 사람과 부모의 금지어가 빚은 어두운 인생각본의 역할로 살아가는 사람의 출발점 간격은 멀어도 너무 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침표 꼭 찍어야 돼요? - 국어 잘하는 문장 부호 활용법 슬기사전 8
김민영 지음, 지은 그림, 이수연 감수 / 사계절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이미 일부의 세계 공용어(?)를 자유롭게 쓰고 있다.

하나는 1,2,3,4...아라비아 숫자이고 하나는 !,?...같은 문장부호이다.


문장부호는 말이 조금 더 생명력을 갖고 표현하는 이의 의도를 더욱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다면 문장부호는 누가 만든 걸까?

책에 자세한 기원이 나오진 않았지만 우리가 개발한 것은 아니고 서양에서 사용하던 문장부호를 받아들인 거라고 한다.

또한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기때문에 물음표도 좌우를 반전시켜 쓰고

스페인어에서는 문장 앞에 물음표와 느낌표를 거꾸로 쓴다는 언어상식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기호와 이모티콘, 지도기호, 별자리기호, 단위기호, 점자, 교정부호에 대해서도 짚어주면서 언어의 역할을 하는 다양한 기호 전부를 아울러주고 있어서 쓸모있는 실용품으로만 구성된 알뜰한 선물셋트 같은 인상을 준다.


아무렇지 않게 잘 사용하는 문장부호가 있는가하면

어떤 문장부호는 있으면서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책답게

명쾌하고 쉬운 설명으로 점철되어 있어

한번쯤 문장부호의 쓰임에 대해 확실히 정리해두고 싶은 사람은 누구라도

교본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로 내용이 충실한 편이다.


다만

줄표와 붙임표를 나란히 소개하면서

길이는 다르지만 모양이 같은 두 문장부호의 차이점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아래 설명문을 아래쪽이 아닌 위쪽으로 올렸더라면 헷갈리는 독자가 더 쉽게 이해했을 것이다.

"줄표와 붙임표는 길이로도 구별할 수 있는데 붙임표가 줄표보다 상대적으로 더 짧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