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 - 효율적인 인프라 관리를 위한 자동화 방법
키프 모리스 지음, 강재준 옮김 / 한빛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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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를 접했을 때 책 제목에서 예전의 서버와 네트워크 관리를 위한 단순 반복 작업에 유용하고 일상 작업을 도와주는 스크립트 등을 소개하는 부류의 책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책이었다.

 아예 초반에 '이 책은 특정 스크립트 언어나 도구의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라고 선언을 한다. 


 먼저 인프라가 필요하게 된 현재의 시대를 '클라우드 시대'라 부르고, 이전의 시기를 '철기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책에서 부를 정도로 과거와 달라진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예전 '철기 시대'를 경험해봤는데, 그때는 장애가 일어나면 하드웨어에 직접적으로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등을 연결해서 직접 보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한 사람이 관리하는 장비들의 숫자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MS나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가상 서버,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환경이 보편화 됨에 따라 관리자는 물리 하드웨어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또한 '철기시대'의 '매우 신뢰할 수 있는 하드웨어 위에서 동작하던 신뢰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에서  '클라우드 시대'의 '신뢰할 수 없는 하드웨어 위에서 신뢰성 있게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로 패러다임이 변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 기존의 인프라를 관리하는 방식은 새로운 환경에 맞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면 이제부터 새로운 환경에 어떤 방식으로 인프라를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그 이전에도 많은 설명이 나오지만 13장에서 가장 명확하게 언급하는 새로운 방식은 "서버와 인프라에서 직접 작업하던 것에서 벗어나 간접적인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이다. 

 이제 인프라 담당자는 변경을 하려고 더 이상 서버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오히려 하면 안 된다. 도구와 정의를 변경한 후 책에서 변경 관리 파이프라인을 통해 자동적으로 변경이 서버에 적용되게 하는 것이다. 초반에는 간단한 것도 더 느리고 더 복잡한 방식으로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코드로서의 인프라에 익숙해지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줄어든 시간을 예외 상황, 문제를 처리하면서,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즉 코드로서의 인프라를 채택하면 일상적인 작업을 실행하는 데는 시간이 적게 들이고, 시스템 자체를 개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다. 

 

 이 책은 스크립트, 코딩이나 코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이렇게 인프라팀, 부서의 패러다임과 효율성을 바꿔놓을 코드로서의 인프라를 적용하기 위한 전반적인 부분을 언급하고 설명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버 관리자, 시스템 엔지니어등 서버나 인프라를 관리하는 분들은 개발자와는 다른 프로세스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책을 보면 이제 인프라 관리자, 부서도 개발자, 개발팀과 거의 같은 지식과 프로세스를 갖춰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관리용 스크립트를 버전관리시스템(VCS)를 쓰면서 관리했던 일은 드물었을테지만, 코드로서의 인프라에서는 핵심인 코드를 버전관리시스템(VCS)를 통해서 관리하고 해당 코드는 개발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테스트, 자동 배포, 지속적 통합(CI)까지 책에서는 요구한다. 개발자를 위한 서적에서 언급되는 클린 코드, 기술적 부채, 애자일등도 언급되어 코드로서의 인프라에서 요구되는 코드의 수준이 상당한 수준이며 매우 중요한 핵심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인프라는 기존의 견고함 수준을 넘어 충격을 받으면 더 강해지는 반취약성(Antifragility)을 갖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오게 될 것이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책 제목에 코드가 언급되어 상당한 양의 소스 코드가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코드가 나오는 예제는 테스트를 언급하며 테스트관련 코드가 다량으로 나오는 11장 전까지는 간단한 루비 코드 예제 2개에 지나지 않는다. 책 마지막에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있는 상황에서 모든 주제의 모든 부분을 다루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며 특히 특정 도구로 구현한 기술적인 세부 사항까지 깊게 들어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보면, 오히려 플랫폼과 특정 기술에 국한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였기에 코드로서의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책은 시작이고 앞으로의 방향을 안내해주는 안내서의 역활인데,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에 담겨있을거라고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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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법칙 - 그랑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가 말하는 요리와 인생
피에르 가니에르.카트린 플로이크 지음, 이종록 옮김, 서승호 감수 / 한길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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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의 경영자이자, 셰프인 피에르 가니에르.

전 세계 운영하고 있는 12개의 레스토랑 중 한 개가 우리나라 서울 롯데호텔에 위치하고 있고, 작년 우리나라에서도 발간된 미슐랭 가이드에서 서양식 레스토랑으로는 유일하게 미슐랭 2스타를 받았다.

 그렇기에 특히 더 잘 알려진 유명 셰프인 그를 단순히 요리뿐 아니라 순탄하지 않았던 인생과 자신의 사상을 다음 세대에 남겨주기 위해 인생을 되짚어 보게 하는 기록으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단순히 글뿐 아니라 책을 한결 풍성하게 해주는 관련 기사나 인터뷰들의 Scrap과 메뉴들과 사진들이 많이 있다.



 놀랍게도 얇지 않은 두께인데도 모든 페이지가 컬러이고, 많은 자료 사진들이 있어서 보는 재미가 더욱 높혀주었다. 351페이지의 좋은 종이 질의 컬러 책이 2만2천원이라니 책을 가격으로 잘 따지지 않지만, 매우 만족스럽다 할 수 있다.


 다만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이루어진 책이라, 대담집 형태의 책을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거부감이 들었지만, 인터뷰어가 문학, 예술 전문 출판사의 대표로 유명 셰프들의 책을 출간한 내공으로 짜임새 있게 진행되어, 대담집이라는 형식이 거부감이 들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다른 색과 모양의 불릿기호와 들여쓰기로 너무나 깔끔하게 구분되어 읽기가 편했다. 

 책 내용 중 다른 셰프들의 요리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있는데, 요리에서 인간미를 느꼈다는 부분이 너무 신기하고 독특해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진행되는 책의 형식도 소개할 겸, 해당 부분을 소개해본다.



 책 앞 부분에 한국 독자들을 위해 옮긴이와의 4페이지 분량의 대화가 있는 점도 특별하다. 대담 내용 중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한국 요리 먹어 본 적이 있냐고 묻는 것에는 심한 피로감을 느끼지만 유명 셰프인 그에게 "김치를 드셔보셨는지요?"라고 묻는 부분은 어색하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김치를 자주 먹어봤고, 김치가 한 국가의 상징적인 음식이기에 서울뿐 아니라 프랑스의 제 레스토랑에서도 메뉴에 넣기 위해서 계속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김치에 대해 이야기한 그의 말인데, 매일 먹는 김치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매우 강렬하면서도 쓴맛의 뉘앙스를 주는 김치를 좋아하죠.

씹을 때 아삭한 소리가 나는 점도 아주 재미있고요.

김치는 약한 신맛이 나고, 입천장에 흥을 돋우며,

누구나 즐길 만한 유쾌한 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중학교도 중퇴하고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일을 시작했고, 가족과는 원만하게 지내지 못했다. 시간이 흐른 후 레스토랑을 여는데 특별한 건물, 가니에르만의 요리법, 최선을 다해 완벽한 품질의 음식을 제공하는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미슐랭 3스타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재정적 균열이 심각하게 벌어져 가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자신만의 요리 세계에 완전히 갇혀 있었고, 파산을 하게 된다.


 파산 이후 미슐랭 스타, 명성, 가이드북 그리고 비평이나 등급 분류 따위는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파리의 한 특급 호텔에서 엄청난 제안도 받지만 자기 레스토랑에서 팀과 어울려 일하고, 제대로 급여를 주면서, 생각해낸 요리를 만드는 게 훨씬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여기게 된다. 이후 요리는 셰프 한 사람의 능력이나 성격 그리고 창조성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 팀 전체에 달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고 곧 미슐랭 3스타의 레스토랑이 되고, 세계에 레스토랑을 늘려 가게 되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야기 중 와인에 대해 중요하게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와인은 메뉴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고, 특히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와인에 대한 생각과 와인 라벨도 공개하고 있어 와인을 선택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레스토랑 자체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는데, 많은 것이 중요하겠지만, 아주 세심하고 까다롭게 고르는 것 중 하나 식기이다. 실비 코케를 자신의 요리 철학에 답을 주는 접시를 만들어 준 사람, 진정한 예술가라고 부르고,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질 요소인 '물'인데 '물방울'이라는 접시를 만들어 주었다고 해서, 그 접시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다음 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책에 언급된 그의 요리 세계 중 정말 독특하다고 느낀 것은 시식을 안 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강하게 "안 먹죠. 절대 안 먹습니다."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새로운 요리를 연구할 때는 처음 한 수저 정도는 맛보지만, 그다음부터는 직관에 의지해 조절하고 입을 대지 않는다는 부분이 독특했다.


 자신은 강의를 할 생각도,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이 된 가공식품, 냉동식품과 같은 식품 산업이나 유통 사업에 셰프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 만드는 것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저 요리로 족하다고 하는 모습에서 40년간 가슴에 품고 있었던 구절에서 자신의 운명이 정해준 역할은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한 사업가가 아닌 요리를 좋아하고 요리로만 평가받고 싶어 하는 셰프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간에 대한 진정한 시험은 자신이 마음먹은 것을 실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운명이 정해준 역할을 실현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 얀 파토카 

 
   

 

 책을 통해 꼭 요리 분야가 아니더라도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참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고, 아래의 사진처럼 피에르 가니에르가 직접 요리한 메뉴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레시피와 요리 세계가 담겨있는 레스토랑에서 기념할만한 좋은 날에 한 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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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 세계 인류학의 패러다임 호모사피엔스
앨런 바너드 지음, 김우영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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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앨런 바너드의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을 번역한 책인데, 옮긴이가 저자인 바너드와 이메일을 통해 질문을 하기도 하고, 몇 가지 오류를 발견하여 알려주어 반영되었다는 이야기가 옮긴이의 말에 있는데 번역의 꼼꼼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믿음을 주었다.


 인류학 이론 강좌를 위한 강의 노트로 시작되어, 인류학 이론을 최대한 다양한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리라고 생각되는 독특하지만 절충적인 접근법으로 탄생했다는 책을 인류학 전공자도 아닌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읽어 볼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은 인류학의 발달하는 과정을 제시하는 것이고, 인류학에 관심이 있었다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읽을 수 있게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를 위한 각 장의 끝에 '읽을거리'를 추천했으며, 인류학 용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 책에서 언급된 거의 모든 학장들의 생몰년이 책 마지막에 있는 부록으로 정리되어 있다.


 인류학이라는 말은 원래 그리스어에서 인간을 뜻하는 anthropos와 논의 또는 학문을 뜻하는 logos를 합한 말이고, 인류학이 독자적인 학문의 지파로 등장한 것은 인간의 진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뜨거웠던 19세기 중반 무렵이라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인류학은 생물학적 인류학, 고고학, 인류학적 언어학, 문화인류학의 네 분야의 하위 분과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는데 이 책에서는 문화인류학을 주로 다루었다.

 문화인류학은 가장 큰 분야로, 문화적 다양성의 연구, 문화적 보편성의 탐구, 사회구조의 해명, 상징의 해석 및 여러 관련된 문제들을 포괄한다. 


 앞서 말했듯이 인류학의 발달하는 과정을 제시하는데,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인류학적 사고의 발달을 고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시적 접근에서 공시적 접근을 거쳐 상호작용론적 접근에 이르는, 그리고 사회의 강조로부터 문화의 강조까지 전환된 역사적 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역사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18세기의 인류학적 관심인데, 이때는 야생아, 오랑우탄, 야만인의 개념 등을 포함하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오랑우탄의 경우 벙어리였던 야생 소년 피터를 인간으로 인정했듯이, 말 못하는 오랑우탄 역시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하고,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오랑우탄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인간성의 정의를 확대하는 주장이 이채로웠다. 


 진화에 관한 다양한 시각, 인지과학, 여성주의, 포스트머더니즘 등 평소에 관심 가졌던 부분도 언급되어 있어 비전공자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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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ature of Software Development - 간결하게, 가치 있게, 하나씩 완성하기
론 제프리스 지음, 이기곤 옮김 / 한빛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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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이 무려 <THE NATURE OF SOFTWARE DEVELOPMENT> 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본질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는데, 185 페이지의 얇은 분량에 본질을 담았다니 안 읽어 볼 수가 없다. 책 커버를 벗겨보면 안에 빨간 책표지가 나오는데, 제일 중요한 건 가장 앞에 나온다는 말을 충실히 지키기 위해서 인지 커버와 표지에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인 VALUE(가치)가 가장 높이 빛나고 있다.

 저자인 론 제프리스도 참여한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문과 책 내용은 큰 흐름을 같이 하는데, 책을 읽은 후에 같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느 정도로 가치에 집중을 하자고 이야기하냐면 아직까지 프로젝트에서 정확한 추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황도 많이 있음에도 극단적으로 모든 프로젝트에서 추정은 논란이 많고 어긋나기 마련인데, 기본적으로 사람이 추정 능력이 형편없고 과장과 비교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므로. 아예 중요도를 낮추거나 배제하고 가치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중요한 가치란 무엇일까?
 간결하게 말하자면 가치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 한다. 
 그 가치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소프트웨어 결과물이 필요하다면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조직, 마인드가 필요한 것이다. 이후 설명하는 내용이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방법과 마인드이다.

 먼저 만들어야 할 제품을 피처로 구분하고, 해당 피처는 그냥 세세하다기 보다 작고 의미가 있는 피처 단위로 만들고, 이 중 가장 필요한 피처만 모아 만든 간결한 제품 MVP를 가능한 빨리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필요한 제품만 만들어서 출시를 하는 것은, 사용자가 원하지도 않은 제품을 오랜 기간 만들어 시간과 비용을 쓰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린스타트업 개념으로 이야기한다면 핵심가치를 구현한 제품 MVP의 빠른 출시로 시장의 반응을 보고 그 반응에 따라 피벗을 하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즉 개발하는 동안 어떤 피처를 우선으로 할지 결정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피처를 먼저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모든 피처들의 진행 상항은 완료, 미완료로만 중간은 허용하지 않고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문서가 아닌 모든 것은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로 이야기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얼마나 개발이 진행되었나 궁금하다면,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보여주세요."라고 요구하여 진행 상황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 위해 피처 단위로 개발을 하고, 짧은 주기로 배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짧은 주기로 배포된다면 역으로 우리가 원하는 게 뭔지 깨달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책은 끈질기게 항상 가치에 집중하고, 항상 계획 단계부터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요청했던 가치가 어떻게 표현됐는지 잘 살펴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개발자 뿐만 아니라 개발 조직이 있는 회사의 경영자, 기획자, 개발자 출신이 아닌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도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 내용들이다. 
다만 저자도 이야기 한 부분이지만, 이 책에 있는 내용 대부분이 너무 함축적이기에 어느 정도 경험이 없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렵거나, 실제 업무와 회사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의사 결정자가 아니라면 마음에만 품고 있어야 하는 내용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조금씩, 하나씩 적용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여러분이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이 올 때 가치에 집중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개발자라면 특히 모든 경영진들이 읽었으면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내용을 덧붙인다.
 프로젝트가 기대했던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을 때 단순히 개발팀을 압박한다면 팀은 테스트를 거르고 그만큼 많은 결함이 생기게 된다.
 만약 개발팀이 품질을 떨어트린다면 더 많은 결함이 생길 것이고 오히려 일정도 지연되어,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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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의 수수께끼 - 성서 속의 금기와 인간의 지혜 호모사피엔스
최창모 지음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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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가 '성서 속의 금기와 인간의 지혜'로 되어 있고, 유대교의 금기시된 것들에 대한 고찰이 대상이기는 하지만 종교와 관계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금기를 일컫는 '터부'(taboo)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1777년 제임스 쿡 선장이 원주민들이 일반적으로 금지된 어떤 것을 의미하는 '터부'라고 말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금기는 발전이 되지 못하였거나 원시시대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어느 시대, 어느 민족에게서나 발견된다고 한다. 가장 궁금했던 금기는 '왜 유대인들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금기시되었는가?'이다. 결국 그 궁금함이 이 책을 읽게 만들게 한 동인이기도 하지만..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금기된 이유를 위생 이론, 토템 이론, 신의 음식 이론, 분류학 이론, 환경 이론의 서로 다른 관점, 다각도로 살펴본다. 

 하지만 산업화되지 못한 고대 중동 지방에서는 고기만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은 일종의 사치품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돼지고기가 사치스러운 식품이었고, 이러한 역사적, 생태적 경험은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전통이 정착하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결국 돼지고기의 금기는 돼지 사육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는 매우 '적절한' 생태학적, 경제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근거 없이 나온 금기가 아니라 타당한 근거를 찾을 수 있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금기를 준수함으로써 특별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동질성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종의 표시이자 신앙심의 척도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금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돼지고기 외에 잘 몰랐던 우유와 고기를 함께 먹지 않는 것, 피를 먹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우유와 고기를 먹을 수 없기에, 이스라엘 맥도날드에서는 치즈 버거를(치즈가 유제품이기에...) 먹기 힘들고, 크림 또한 우유로 만들기에 식당에서 식사 후에 음료를 먹기 힘들다고 한다.

 고기를 먹은 후 5,6시간이 지나서야 우유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피 먹는 것을 엄격히 금하기에, 이스라엘에서 판매되는 각종 고기는 모두 짠데 이는 가축을 잡을 때 피를 모두 제거하기 위해 고기를 소금물에 얼마 동안 담가두기 때문이라고 한다.

 돼지고기처럼 널리 알려진 것뿐 만 아니라 다른 부분까지 알 수 있었다.


 사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어떠한 음식물이 사회에서 금기되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기에, 앞에서 이야기한 어떤 이론도 독립적으로는 금기에 대해 완벽한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 

 금기란 매우 복잡한 원인들이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얽히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앞에 이야기 한대로 다양한 이론과 관점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인간 문화의 다양성과 문화 사이의 차이들'에 관심을 갖는 인류학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성(性)과 관련된 금기들, 남녀 의복, 왼손잡이, 문신과 관련된 금기 등을 다루고 있기에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나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살펴보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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