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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ㅣ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나폴리 4부작 중 1권 '나의 눈부신 친구'을 읽고 바로 읽게 된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1권 보다 200여 페이지 가량 두꺼운 책이다. 1권의 제일 첫 챕터를 제외하고는 어린 시절부터 시간의 흐름대로 흘러가기에, 1권 보다 더 어른이 된 두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사실 표지만 봐도 1권의 표지보다 확실히 성숙하고 어른이 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1권은 괴테의 '파우스트'의 인용 구절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글이었는데, 2권에서는 별다른 내용 없이 바로 등장인물 소개로 시작한다. 1권의 등장인물 소개에 비해 설명이 좀 더 추가되고, 아이로타집안과 몇몇 등장인물이 추가된 거 외에는 큰 변화는 없다. (등장인물의 소개가 변화가 없다는 것이지, 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의 변화는 더 심해진다.)
1권이 어릴 시절 이야기라 에밀 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의 모모나, J. M. 데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제제 같은 느낌이었다면, 2권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스가 생각난다. 사실 앞의 이야기한 이야기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이 책은 어느 한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두 여인 릴라, 레누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아닐까? 물론 이 책은 레누가 나로 표현되어서 이끌어가는 소설이지만 레누는 자신보다 레누를 더 신경쓸데가 더 많지만, 단순한 소녀때 부터 시작된 우정이 아닌 서로 간의 도움과 질투, 연민등으로 더욱 더 복잡한 감정이 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릴 적에는 돌팔매를 위한 돌을 주워준다거나, 라틴어 공부를 도와주는 정도의 도움과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바다를 보러 걸어가는 정도의 일탈이 소개되었고, 읽는 내내 어린 시절에는 죽음이 큰 사건이 되지 않았던 나폴리에서 무사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지만 이 둘의 청년기에는 죽음이 문제가 아닌 삶이 더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가정 폭력, 부적절한 성관계, 이혼까지 수많은 일들을 겪게 되고 1권에서 책은 부자가 되기 위한 릴라의 수단이었지만, 2권에서 릴라가 아닌 레누가 책을 쓰고 출판되는 과정으로 끝나게 되는데, 레누가 '릴라의 삶이 내 삶을 압도하는 바람에 내 삶이 다시 뚜렷하고 견고한 틀을 되찾기까지 여러 날이 걸렸다.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준 것은 책의 초안이었다'라고 이야기 한 부분에서 책의 의미가 남다름을 알 수 있었다.
아직 할머니가 되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았는데, 남은 2권이 어떻게 또 다른 이야기로 이끌어 줄지 너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