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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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작가인 아잔 브람이 누군지 몰랐고 책 제목을 보고 단순히 진짜 사진관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인 줄 알았지만, 사실 책은 사진관과는 관계가 없고 38편의 아잔 브람 스님의 법문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를 인생 사진에 비유한 것이었다.

 

 저자인 아잔 브람은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기독교 학교에 다니고 신실한 신앙을 가졌으나 17세 때 우연히 불교 서적을 읽다가 자신이 이미 불교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태국으로 건너가 수행을 시작해 30년 넘게 수행승으로 살아온 웃음의 명상가가 되었다.

 38편의 에세이 중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었지만, 몇몇 부분은 특히 무겁게 남았다.

 그 부분 들을 기록해두는 차원에서 아래와 같이 남겨 본다.

 자기 자신을 남들과 똑같이 존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부분이 제일 공감이 가고 평생 잊지 않고자 가슴에 눌러 담아 본다.

 

 만일 여러분이 결혼 사애에 머물고 싶지 않다면, 그 결혼은 감옥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회사에 가고 싶지 않다면 그 사무실도 감옥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수많은 감옥으로부터 어떻게 탈출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남편을 바꿀 필요도 없고, 직업을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그 태도만 바꾸면 되는 것입니다. 다른곳에 있기를 원하는 마음, 그것이 감옥입니다. 그러니 '여기 있기'를 바라면 됩니다. 마음이 들뜨고 안정되지 못하는 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바로'여기 있고 싶어 하는 것' 입니다. 무엇을 경험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여기 있고 싶어 하는 한 여러분은 자유롭습니다. - 열두 번째 인생 사진 '수행자와 수감자의 결정적 차이'

 

 저는 많은 암 환자들을 알고 있는데, 그들은 대부분 암에 맞서 도전하면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낸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암은 그들의 일상을 통째로 빼앗아갔고 고통스럽고 두렵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도저히 깨닫지 못했을 매우 중요한 것들을 경험하고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승진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아이들을 명문 대학에 보내는 일이 우리 삶에서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것들보다 아내와 혹은 남편과 좋은 관계를 맺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가족과 이웃에세 친절하고 사랑을 나누어 주는 일, 우정, 고요함, 평화, 그리고 현재 상태 그대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받아 들이고 즐기는 것이 중요했다고 했습니다. - 열네 번째 인생 사진 '생의 마지막에 우리가 마주치게 되는 진실'

 

옛날에 일곱 명의 불교 수행자가 동굴안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스님은 주지 스님, 두 번째 스님은 주지 스님의 동생, 세 번째 스님은 주지 스님의 가장 친한 친구, 네 번째 스님은 주지 스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스님, 다섯 번째 스님은 나이가 많아서 당장 내일이라도 죽음을 맞을 분, 여섯 번째 스님은 병이 깊은 분, 일곱 번째 스님은 쓸모없는 스님으로 불리우는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산적들은 이 동굴을 근거지로 삼으려고 스님들을 모두 죽여야 겠다고 생각했고, 주지 스님과 만남을 통해 일곱 명의 스님 가운데서 한 명만 죽이고 모두 살려주겠다는 내용에 합의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여섯 명의 스님이 살아서 산에서 내려갈 수 있도록 희생한 한 분의 스님은 누구겠습니까?
 결론은 아무도 희생되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주지 스님이 모든 스님들을 다 똑같이 생각하고 모두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를 포함한 이 일곱 사람을 똑같이 사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산적 우두머리는 주지 스님의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아 모두 살려주었다는 일화입니다. 
 제가 서양에서 이 이야기를 해주면 제일 많이 나오는 대답은 "주지 스님이 스스로를 희생했어요"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자비심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대답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친절하고 자비로우려면, 반드시 자신한테도 자비로워야 합니다. 남보다 더하지도 않고, 남도다 덜하지도 않고, 똑같아야 합니다. 
-  열다섯 번째 인생사진 '주지 스님은 누구를 희생시켰을까?'

 

제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doing nothing' 을 우선에 두십시오. 항상 무엇을 하는 것으로부터 먼저 멋어나도록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긴장이 풀렸다면 그 다음에 진정한 명상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여러분의 가슴속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분명하게 새기십시오. - 열아홉 번째 인생 사진 '명상보다 좋은건 온천 마사지'

 

 이제 인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이것 하나만 기억하십시오.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어?' 

 우리가 과거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모든 인식은 믿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기억하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시간은 '지금' 뿐입니다. - 스물다섯 번째 인생 사진 '과거와 미래라는 두 개의 쇼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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