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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기억을 읽었습니다.
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개미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SF 적인 요소와 신선한 퀴즈, 기존의 지식과 시선을 흔들어 놓는 능력에 반해 후속 작품을 지속적으로 읽고 있습니다.
먼저 표지의 3단계 홀로그램이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번 신작 '기억'은 인류의 역사와 개인의 전생, 그리고 신화가 얽힌 신선한 시도입니다.
기존의 개미, 뇌 등의 작품에서 밝혀진지 얼마 안 되는 과학적 사실과 아직 검증은 되지 않지만 흥미로운 이론, 그리고 소설에 맞는 적당한 작가의 상상력과 허구가 적절한 비율로 잘 결합되어 진행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신작 '기억'은 과학적 사실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과학적 개연성을 매우 크게 생각하고, 전생, 영혼 이런 쪽 이야기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불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자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 주인공의 생각과 발언을 통해, 지금까지의 역사를 승자의 역사로 규정짓고 사실보다는 승자들이 꾸며놓은 역사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프랑스 작가이다 보니 책의 말미에서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16세, 나폴레옹과 나폴레옹 3세에 대해 알려진 잘못된 사례로 예를 들고 있습니다.
책에 지속적으로 주장되는 역사는 진실만 써야 한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생각났습니다.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시대와 상황의 산물이기에 역사가 사실을 수집해서 만드는 집합이 아니라 역사서를 기술하는 역사가의 해석하기 나름이기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일원인 역사가 또한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었습니다.
에드워드 카는 역사적 사실들은 역사가나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임을 주장하고, 역사란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고 했는데, 저자의 주장과 대비되는 주장이라 혹시 이 주장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역사란 무엇인가'를 곁들여 읽어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2권의 책이고 번역서라 읽히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매우 매끄럽게 읽히고 빠른 전개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2편으로 갈수록 진행이 더 빨라지기에, 긴 장편을 읽을 때 진행되면서 긴장이 풀어지는 일도 없었네요.
다만 결말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잘 읽히고 소설을 읽는 재미가 있으니 더운 여름밤에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