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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수학 - 국내 최초 플립러닝 수학 공부법
양환주.정철희 지음 / 글로세움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처음 책을 봤을 때 말하는 수학이라고 해서, 구구단을 언어로 말하면서 배우듯 그런 수학책인줄 알았다. 그리고 간단한 수학 예시라도 나올줄 알았는데, 책 표지에 나오는 사칙연산과 여러 수학 기호들이 이 책에 나오는 전부이다. 이 책은 수학 자체를 쉽게 알려주거나, 가르쳐주는 책이 아닌, 수학 공부법에 대한 책이다.
AI 시대가 열린 지금까지도 교실에서수학 공부는 소통이 일어나지 않고, 문제만 풀고 공식 암기만 하는 창의성을 키울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첼 레스닉 MIT 미디어랩 석좌교수는 창의성은 인간이 기계에 뺏기지 않을 최후의 보루라고 말한다.
기계가 반복적인 인지업무와 규칙저인 패턴을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창의성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결정적 역량이 일텐데, 현재의 학습 방법으로는 절대로 창의성을 키울 수 없다.
책에서 교수가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강의는 최하급 강의, 교수가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면 조금 발전한 강의, 학생이 한 질문에 교수가 답하면 바람직한 강의다. 최상급 강의는 학생이 한 질문에 다른 학생이 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수학 시간은 대부분 선생님 혼자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 관심을 받고 있는 세인트 존스 대학은 천재를 더 천재로 만드는 곳이 아닌 범재를 천재로 만드는 학교로 유명하다. 철저히 학생 중심 참여 수업 방식으로, 강의와 교수가 없고, 전공과 과목도, 시험도 없다. 그리고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지 않는 이상한 대학이다. 이들은 특별한 전공 없이 졸업하지만 법, 금융,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이 대학에서는 4년 내내 인문학 고전 100권을 읽고 토론한다. 철학부터 수학, 과학,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커리큘럼의 전부다. 세인트 존스는 교육의 근본 목적을 지식의 단순한 습득에 두지 않고 비판적 창의적 사고의 훈련에 두고 있는 것이다.
교사의 일방적이 강의로 꽉 찬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참여를 허용할 틈이 없이 진도를 맞추기에도 빡빡하다.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하려면 시간적 여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시간을 줄여야 한다. 보통 학습에 있어 예습보다는 복습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알고있지만, 제한된 수업시간에 양뱡향 소통과 참여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예습을 통해 사전지식을 가지고 교실에 들어와야 한다.
책에서 말하는 플립러닝은 교실에서 강의를 듣고 집에서 숙제를 하는 기존의 주입식 수업모델을 거꾸로 뒤집어 숙제로 예습을 한 후 교실에서는 심화 문제풀이와 토론을 하는 수업모델이기에 풀립(Flip)러닝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서 성공하는 역량은 5지 선다형 점수가 아니기에, 교육은 보다 더 중요한 목적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수학 공부도 핵심역량을 키우는 수업을 해야 한다.기존 수업으로는 할 수 없었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침묵과 암기를 바탕으로 하는 구시대의 교육모델과는 이별하고, 새로운 수학교육 모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책에서 제시한 새로운 수학교육 모델이 바로 아이들이 입을 열어 자기 생각을 말하는 '말하는 수학'이다. 기존의 주입식이 아닌 '말하는 공부' 방식으로 수업을 바꿔야만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의사 소통 능력, 의사 결정력 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해했다'는 것을 단순히 '알아들었다'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된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어떤 것을 이해했다는 것은 그 것을 남에게 설명하여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지식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모르고 있거나 이해가 부족하여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이다. 말로 설명하고 표현해내는 것은 개념이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책을 통해 수학에 국한된 공부방법론이 아닌, 어떤 것을 함께 배울 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알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에 친구들에게 설명하면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는 인터뷰를 보면서, 말하는 수학 방법론은 배워서 남을 주는게 아니라 내 자신에게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친구들이 모르는 풀이법을 설명해주게 되었는데 신기하게 그렇게 설명을 하고 나면 내가 더 확실하게 배우는 것 같다. 친구들이 알기 쉽게 차근차근 풀어서 이야기하다 보면 조금 헷갈렸던 것도 분명하게 정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