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다섯마리의 형제애

찬성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8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2월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와 [고 녀석 맛있겠다.]로

유명한 일본의 작가 미야니시 타츠야의 새로운 이야기

[찬성]이 출간되었네요.

늑대 다섯마리가 힘을 합쳐 사과를 따고 있는

표지를 딱 봤을 때부터 대충 아...어떤 이야기겠구나 하는

감이 왔습니다.

 

다섯살 꼬마들과 처음 책을 접한 날...

첫번째 질문이 [찬성]이 무슨 말이냐는 거였지요.

아이들에겐 낯선 이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책 속 이야기를 같이 읽어보기 시작했지용.ㅋㅋ

 

늑대 다섯 마리가 점심에 뭘 먹을지를 고민합니다.

서로 먹고 싶은 것들이 다 다른데...

결국 아기 돼지를 잡아 먹는 걸로 의견을 모으게 되지요.

 

때마침 나타난 아기 돼지 다섯마리를 잡았는데...
늑대 한 마리만 돼지를 놓치고 말지요.

그러자 돼지를 잡지 못한 늑대를 위해

다른 늑대들은 자신이 잡은 아기 돼지를 서로 양보하려고 합니다.

 

결국엔 맛있는 아기 돼지를 포기하고
모든 늑대들이 다같이 사과를 따러 가면서 이야기가 끝이 나네요.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찬성]이란 단어가 반복된다지요.

그리고 울 집 꼬마들은 특별한 덧붙임없이도

[찬성]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귀여운 늑대 다섯마리와

그 덕분에 목숨을 구한 돼지 다섯마리의 그림이

책 내용만큼이나 익살스럽게 잘 묘사된 듯 합니다.

인류애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거짓말 같은 이야기 - 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2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11년 2월

거짓말이었으면 정말 좋았을 이야기 그림책이

바로 [거짓말 같은 이야기]입니다.

책 속의 아이처럼 거짓말이지? 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며 아닐 것이라고 믿으며

모르는 척 넘어가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 담겨 있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 책엔 이야기는 사실 없습니다.

세계 각국의 아이들이 나와

자기에 대한 소개를 하는 구성이거든요.

첫번째 아이는 대한민국에 사는 개구쟁이 솔이입니다.

솔이의 꿈은 화가라는 군요.

 

그리고 바로 다른 아이들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 집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하산과 파니어,

말라리아에 걸린 키잠부,

거리의 지하 갱도에서 혼자 살고 있는 엘레나,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르네,

아홉살 나이에 전쟁터에 끌려 온 칼라미...

 

아이들이 처한 현실은 거짓말처럼 하나같이 냉혹하고 비참합니다.

 

아이들의 이런 거짓말같은 비참함은 과연 누구의 탓일까요?

그리고 이런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방치하는 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이 책엔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지만...

메세지만큼은 아주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다른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불행을 행복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진짜 거짓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이 아이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행에 처한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이

솔이처럼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책 속 세상을 꿈꾸며...

책 읽는 왕자 - 책 속에 분명히 해답이 있을 거야!
재키 프렌치 지음, 글마음을 낚는 어부 옮김, 수 드제나로 그림 / 예꿈 / 2011년 2월

아이를 낳아 키우기 전엔 솔직히

환경문제나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미래는 내 소중한 아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란

생각에 지금은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지요.

조금 더 나은 세상...

조금 더 행복한 세상...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

내 아이가 살아 가야할 미래의 세상은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고...

또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가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꿈에서 나온 [책 읽는 왕자]는 밝은 미래를 위해

책 속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현명한 왕자의 이야기입니다.

슬기로아 왕국의 슬기로운 왕자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고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참 이상하게도...
슬기로운 왕자가 내다 본 현실의 세계는 책 속의 세계와 너무나도 달랐지요.

 

슬기로운 왕자는 슬기로아 왕국을 다스리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
물이 부족하고, 공기가 오염되고, 쓰레가가 넘쳐나는 상황을

책 속에서 해답을 찾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갑니다.

그리고 슬기로아 왕궁의 도서관엔 아이들이 가득차게 되지요.

 

작은 변화는 큰 변화를 이끌어 냈고..
슬기로운 왕자가 꿈꾸는 책 속 세상은

모두가 행복한 슬기로아 왕국을 만들게 된 것이지요.

 

귀찮지만 간단한 실천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면서

그 아이가 살아가야 할 미래의 세상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되는 것일 겁니다.

슬기로운 왕자가 꿈꾸는 책 속의 세상을

함께 꿈꾸는 건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모두의 책임이란 생각입니다.

 

책이 보여주는 메세지에 걸맞게 재활용품으로 꾸며진 책속의

그림들도 무척 아름답다지요.

그림책으로 만나는 인도 이야기

라몰의 땅 - 인도 ㅣ 땅별그림책 2
A. 라마찬드란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보림 / 2011년 2월

땅별 그림책 시리즈는 기존에 만나기 어려웠던 문화권의

그림책을 번역하여 소개해 주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몇몇 국한된 문화권의 그림책에만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권의 그림책을 접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땅별 그림책 시리즈 역시 개인적으로 무척 관심을 갖고 있는

시리즈 라지용.

[라몰의 땅]은 땅별 그림책 시리즈의 두번째 책으로

인도에서 온 그림책입니다.

저도, 아이들도 당연히 인도의 그림책은 처음 접해본 것이지요.

 

처음 책을 접하고 시선을 잡아 끌은 것인 이 문양입니다.

무슨 이유때문인지 분명 대칭인데...어딘지 모르게 비대칭처럼 느껴졌거든요.

지금도 이유를 몰라서 자꾸 들여다 보고 있다지요.^^;;

 

라몰은 아내 브란자마티와 함께 척박한 땅을 일구면서
히말라야 산 계곡에 살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자기네 땅을 사랑하지만 생명을 품지 못하는 이 땅을

아내 브란자마티는 떠나자고 합니다. 물론 라몰은 그럴 수 없다고 하구요.

그러던 어느 날 이 곳을 지나던 노인을 잘 대접한 두 사람은

노인으로부터 피리를 선물받게 됩니다.

 

그 피리는 아마도 생명의 피리였던 모양입니다.
척박하기만 했던 [라몰의 땅]은 그가 부는 피리소리와 함께 깨어나

풍요로움을 간직한 아름다운 생명의 땅으로 탈바꿈하게 되지요.

 

라몰은 노인에게 받은 피리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지만
아내 브란자마티의 도움으로 그들의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라몰의 땅]은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고

히말라야 계곡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속에는

여전히 라몰의 피리소리가 들린다고 하는군요.


부록처럼 영어 원문이 실린 것도 이 책만의 장점이지요.

원문에서의 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땅의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내용의 그림책이라 그런지...

등장 인물은 선으로 단조롭게

배경은 화려한 색감으로 꾸며진 게 무척 인상적이네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아름다운 [라몰의 땅] 인도를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딸에게 사랑받고 싶은 아빠의 이야기

아빠가 제일 좋아요
잔 오머로드 지음, 글마음을 낚는 어부 옮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 예꿈 / 2011년 1월

수채화로 이루어진 그림은 화려하진 않아도

눈이 편안하고 어딘지 모르게 부드러운 인상을 줍니다.

[아빠가 제일 좋아요]란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도

그랬습니다. 수채로 표현된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머디 공주님에게는 우직한 곰 아빠가 있습니다.

곰 아빠는 머디를 언제나 기다려 주고,

머디가 꿈꾸는 이야기들을 함께 들어 주며,

머디를 위해서 라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다섯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아빠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수채화처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고...

있는 그 곳에서 자신의 색깔을 그대로 전해주는 아빠의 사랑 말입니다.

 

그래서 책 속의 작은 소 제목들은

아빠가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같습니다.

 

우리 집 꼬마 아가씨에게도 곰 아빠가 있다지요.

별명부터 곰씨거든요.ㅋㅋ

곰 아빠에게 귀여운 앙탈을 부리는 머디의 모습은

많은 부분이 울 집 꼬마 아가씨를 닮았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곰 아빠의 모습 역시 곰씨와 크게 다르지 않구요.

그래서 더욱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