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공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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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저 제목에 이끌려, 떠돌아다니는 글귀가
맘에 들어 읽어보면 거기까지..

특별하지도 않고 뻔한 글들에 점점 지쳐
이젠 좋아하는 작가님의 에세이만 구매한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은 무조건 구매하는 편)
오랜만에 공지영 작가님의 에세이.

더없이 공감하고 느끼고 눈물까지 ㅠㅠ

나를 사랑하라는 말.
요즘엔 참 많이 나오는 단어인데
나는 부끄럽게도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인식하게 됐다.

나라는 사람은 언제나 나를 사랑하기보다는
나를 낮추고 부끄러워하기 바빴다.

물론 지금도 자존감이 높진 않지만..

이젠 상처투성인 나에게 같은 이유로 더 이상 상처받게 하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나를 보듬어주려고 여전히 노력한다.

내 상처는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알 수 있기에..


ㅇ42
살아보니까 세상이 나쁘기만 한 일은 없어.
어자피 100퍼센트 좋은 일은 없어.
100퍼센트 좋기만 하다면 거짓일 확률이 많아.

모든 일에 있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마치 하루 동안 밤과 낮이 있듯 있는 거야.

하지만 결국엔 말이야 둘 다 나쁘지는 않아.
다만 생각을 조금 바꾸면 좋지

ㅇ175
진리는 늘 단순하다.
단순한 것이 진리는 아니지만 말이야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마라.
살면서 누구도 첫 번째 화살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스스로 만들어 쏘는 두 번째,세 번째 화살은 피할 수가 있다.
고통은 첫 번째 화살만으로도 충분하다

-불교 경전 中 [아함경]

ㅇ181~182
우리 모두 유치해.
유치한 걸 감추려고 몸부림치는 거지.
그러나 알았으니 됐어. 신기하게도 무의식 속에 가려져 있던 것이
일단 의식 속으로 떠오르면 우리는 치유되는 거야.
그런데 그 무의식을 알아내기가 힘들어.
우리가 온갖 것들로 그것을 덮어놓았으니까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거야

혼자 있으면 자기가 얼마나 비참한지 어렴풋이 알게 되거든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닌데 보통 사람들이 이쯤에서 뛰쳐나가.
자기의 비참함을 잊게 해주는 어딘가로 가서 무엇을 하지.
그런데 넌 큰 걸 하나 해낸 거야.
네가 발견한 것이 유치할지라도 네가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한 여정은 위대하기까지 했어

ㅇ296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젊은 시절,
하루라도 젊은 시절의 고난과 고통은 덕이 된다는 것이다.
나이 들어 겪는 고통은 힘겹다.
실제로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서 성장의 동력으로 만들어내는 데에는
체력도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 당신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젊다.
그러므로 오늘의 고통은 당신에게 유익하다.
이 말을 믿는다면 그때부터 기승을 부리던 고통은
약간 누그러지게 될 것이다.

인생을 믿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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