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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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우리는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쓰가루 백년식당>의 주인공 요이치의 모습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요이치는 도쿄에서 피에로 복장으로 풍선 아트 쇼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진짜 꿈은 따로 있다. 고등학교 졸업문집에 '일본 제일의 쓰가루 메밀국수를 만들어서 일본 제일의 식당으로 키우겠다'고 썼듯이 오모리 식당을 물려받아 가업을 잇는 것이다. 꿈에 대한 포부는 크지만 여전히 도쿄에서 피에로로 일하며 제자리 걸음인 자신과는 달리 사진작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자친구 나나미를 보며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런 아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그에게 가업을 물려받으라는 말을 한번도 꺼내지 않는다.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

 

3대째 오모리 식당을 운영 중인 데쓰오는 아들 요이치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아들에게 가게를 물려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시골의 오래된 식당을 아무리 열심히 꾸려봐야 도무지 수지가 맞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요이치가 결혼을 하면 며느리도 고생을 시킬 게 뻔하기 때문이다.

 

데쓰오는 식당밖에 모르는 인생을 살아 왔다. 어릴 때부터 가게 일을 도와야 했기에 여섯 살의 나이에 이미 일하는 사람 취급을 당했다. 방과 후에 친구와 놀 수도 없었다. 그러다 학업까지 등한시하게 되었다. 금전적인 이유로 고등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고 어머니와 두 누나와 함께 매일 열심히 식당을 운영했다. 이런 데쓰오의 모습은 우리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모습과 닮아 있다. 대화가 별로 없는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한다.

 

각자의 꿈도, 집안도 다르지만

 

초대 창업주이자 요이치의 증조 할아버지인 겐지는 오른발에 발가락이 없었다. 그 때문에 어릴 적엔 친구에게 자주 놀림을 받았고, 따돌림 당하기 일쑤였다. 달리기를 해도 반에서 제일 늦었기에, 친구들에게 '느림보 오모리'를 줄인 '느리모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발가락이 없어 느렸던 겐지와는 달리, 요이치는 고교 시절 육상부에서 활약할 정도로 달리기를 잘했다. 그러나 피는 못 속인다고 소심한 성격만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특히 여자를 대할 때 소심한 성격을.

 

"그러니까 요짱은 그 나나미라는 여친이랑 싸우고 2주일이나 연락도 안 하고 아무 말도 없이 혼자 여기로 와버렸단 말이야?"

 

혼란스러운 시기에 요이치와 나나미 사이에 원치 않는 오해가 쌓여 간다. 심지어 과수원을 하는 나나미의 집안은 과수원 일을 도와줄 사윗감을 원한다. 각자의 꿈도 집안도 다른 두 사람은 오해를 풀고, 무사히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까?

 

백년의 가게에 담긴 고충과 사랑

 

<쓰가루 백년식당>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백년의 가게>가 떠올랐다. <백년의 가게>가 백년의 가게의 비결을 담았다면, <쓰가루 백년식당>은 백년의 가게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 맛도 중요하지만, 대를 이어온 사랑이 있었기에 오모리 식당 같은 백년의 가게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를 품은 <쓰가루 백년식당>에 찾아가 보자. 소심한 남자라면, 이들의 사랑 고백 법을 배워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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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의 기적 - 시각 장애 아이들의 마음으로 찍은 사진 여행 이야기
인사이트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들 지음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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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진을 찍는 여섯 명의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이 시각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랄 것이다. '시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어떻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나도 처음에는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손끝의 기적

 

<손끝의 기적>은 이러한 편견을 깨지게 만들어준, 보이지 않아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 책이다. 아이들은 눈이 아닌 귀로 사진을 찍는다. 마음에 대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이 사진을 찍는 방법에는 제약이 없다.

 

아이들이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것도 무궁무진하다. 아이들은 다양한 소리를, 다양한 향기를, 다양한 촉감을 사진에 담는다. 특별한 기술은 없지만 사진이 그 자체로 순수하고,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절로 따뜻해진다.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던가? 내가 이 아이들보다 사진을 더 정확하게 찍을 수는 있어도 이만큼 감동을 주는 사진은 못 찍을 것 같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은 때론 일부분만 찍히기도 한다. 찍히지 않은 부분은 보는 사람의 상상에 따라 생김새가 달라질 것이다. 아이들의 사진에는 상상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럽다.

세상을 향해 내딛는 소통의 첫발이다.

 

-<손끝의 기적> 본문 중에서

 

아이들이 소통하는 법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볼 수 없다. 찍은 사진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기쁨이다. SNS시대에 사진을 공유하는 것은 어느덧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일상에서 소외되었던 아이들이 이제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작지만 큰 변화이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세상과 더욱 소통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사진계의 설리반 선생님

 

이 책을 읽으면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의 용기만큼이나, 아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 강영호 사진작가의 동행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프로젝트이니 말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몸소 실천한 그야말로 진정 희망을 알고, 예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아닐까? 강영호 작가는 말한다. '아이들은 카메라를 눈앞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대신 귀 옆으로 들었다. 소리를 듣고 찍는 것이다. 그 포즈 자체가 예술이었다'고. 강영호 작가를 보며 헬렌 켈러를 가르쳤던 설리반 선생님이 자꾸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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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학교 1 - 꼬마 산신령들 샘터어린이문고 43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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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접해 봤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의 결말,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됐을까? 그동안 잊고 살았던 <선녀와 나무꾼>의 뒷이야기를 <산신령 학교>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산신령 학교>로 수업을 들으러 떠나 보자.

 

귀한 가문에서 태어난 꼬마 산신령, 귀선

 

귀선이의 백 대 할아버지는 백두산의 정기를 받아 탄생하셨고, 구십 대 할아버지는 금강산의 봉우리를 아름답게 치장하셨다. '귀한 산신령'이라는 이름 그대로 귀한 가문에서 태어난 꼬마 산신령이 귀선이다. 잘못해서 다치기라도 하면 존경 받는 가문에 흠집을 낼 수 있으니 누구도 귀선이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말을 시작했으면 끝을 맺어야지. 고귀하신 내가 하찮은 네 말 따위를 들어 주려고 기다리고 있잖아."

 

그래서인지 기고만장한 귀선이. 산신령들은 보통 친구들이 지어 준 별명을 쓰는데 귀한 산신령인 귀선이에게는 아무도 별명을 붙여 줄 생각을 못 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존경 받는 가문에서 태어난 귀선이한테만큼은 조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선녀의 딸이 산신령 학교로 전학을 온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기고만장했던 귀선이는 긴장하기 시작하는데….

 

<선녀와 나무꾼> 그 뒷이야기

 

"걔네 아버지는 인간이래."

"인간?"

"어느 날인가 선녀들이 목욕을 하러 내려갔대. 그런데 하필 그날 웬 나무꾼이 사냥꾼한테 붙들려서 죽게 된 노루를 살려 줬다지? 그 노루란 녀석이 은혜를 갚는답시고 나무꾼한테 선녀 목욕탕을 가르쳐 준 거야. 날개옷을 훔치면 결혼도 할 수 있다면서."

"세상에! 어느 산에 사는 노루인지, 혼쭐을 내야겠네."

"에이그, 그게 벌써 언제 적 일인데. 노루는 벌써 늙어 죽었지. 아무튼 날개옷을 빼앗긴 선녀는 나무꾼과 함께 살게 됐어. 그런데 선녀가 어떻게 하늘나라를 잊겠어? 날개옷을 되찾아 애들을 업고, 끼고 해서 하늘나라로 돌아왔지."

"그럼 그때 태어난 아이 중 한 명이 오늘 전학 오는 거야?"

 

'선녀의 딸이 귀할까?, 산신령의 아들이 귀할까?' 귀선이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장군이와 두레의 등장

 

소문만 무성하던 두레는 전학을 오자마자 식물학 선생님의 칭찬을 받는다.

 

"선생님, 제가 설명해도 될까요?"

"어머, 두레도 알고 있어요? 좋아요. 두레가 설명하세요."

 

그러나 정작 견제해야 할 산신령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두레와 같은 시기에 전학 온 장군이다. 귀선이조차 잡지 못한 벌거숭이를 용감하게 잡아 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장군이와 두레의 등장은 귀선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장군이와 두레의 화려한 등장으로 귀선이의 형편없는 실력이 탄로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입지에 위협을 느낀 귀선이는 장군이의 멱살을 잡고 뒹굴기까지 한다.

 

"당장 그만두지 못해! 그렇게 잘난 체하고 싶으면 정당하게 시합을 하면 되지, 싸운다고 해결이 돼?"

 

두레의 제안으로 귀선이와 장군이는 시합을 하기로 결심한다. 자존심을 건 꼬마 산신령의 대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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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뉴욕 - 마음을 읽는 고양이 프루던스의 샘터 외국소설선 11
그웬 쿠퍼 지음, 김지연 옮김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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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뉴욕>을 처음 봤을 때 479쪽이라는 두께에 놀랐다. 이렇게 두꺼운 장편소설을 읽는 게 얼마만이더라? 두께가 조금은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표지 속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빨리 날 만나고 싶지 않아?' 하는 눈빛을 간절하게 보내서 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러브 인 뉴욕>의 주요 화자가 바로 이 고양이, 프루던스다. 고양이를 화자로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내용도 좋았다. 고양이가 화자로 등장하면 아무래도 깊이 있는 내용을 담기는 힘든데 몇 번 사라와 로라를 화자로 등장시켜 내용의 깊이까지 더했다. 다만 이 책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타와 어색한 번역투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글의 흐름이 끊길 때가 종종 있었다. 책의 내용이 좋기 때문에 개정만 잘 된다면 더욱 훌륭한 책이 될 거라 생각한다.

 

프루던스는 TV 화면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생쥐를 잡으려고 했는데 왜 잡히지 않는지, 아이들은 왜 자신보다 먼저 생선을 받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처럼 프루던스의 엉뚱한 매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프루던스에게 푹 빠지게 만든다. 따라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양이를 좀 더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매력적인 책일 것이다. 이 책에는 크게 몇 가지 사건이 등장하는데 그중 가장 큰 사건이 바로 사라의 죽음이다. 사라는 프루던스의 주인이자, 로라의 어머니이다. 사라의 죽음은 딸인 로라에게도, 프루던스에게도 갑작스런 일이었다. 사라가 죽었다는 걸 모르는 프루던스는 사랑하는 주인이 갑자기 보이지 않자 외로움에 시달린다. 사라는 아침에 뭔가를 요리하면 프루던스에게도 늘 먹어보라고 권했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러지 않는다. 또 창문에서 눈송이를 잡으려고 아무리 앞발을 휘둘러도 웃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보니, 예전만큼 재미있지도 않다. 유리컵을 엎질렀을 때도 프루던스를 들어올려 머리에 키스해주는 사람도 없다. 프루던스는 이곳에서 자신은 그저 이방인임을 깨닫는다.

 

로라의 남편인 조시는 음악 산업계의 고급 잡지를 주력 출판으로 삼고 있는 잡지 출판 그룹의 마케팅 총괄책임자이다. 아니, 총괄책임자였다. 출판계의 사정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출판 산업은 위축되고 있고 언제 다시 나아질지도 모르겠어요. 보다 희망적인 말을 해주고 싶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잡지사 혹은 출판 계열의 진로를 꿈꾸는 나에게 조시의 상황은 잔인하게도 솔직하게 다가왔다. 평생이 보장되는 직업은 없다지만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오게 되면 어쩌지? 취업하기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런 상황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내가 여주인공 로라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걱정은 이쯤하고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조시는 집에서 일자리를 구하는데 고양이 밥 냄새 때문에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프루던스는 조시야말로 하루 중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에 갑작스레 집에 머물면서 자신을 완전히 불편하게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이 책은 고양이의 심정 뿐만 아니라, 로라와 조시의 결혼생활을 통해 남녀간의 생각 차이까지도 잘 담아냈다. 로라는 지난 16년간을 돈에 대해 걱정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조시가 직장을 잃은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게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조시는 앞으로 다 잘 될 거라며 낳으면 잘 키울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져 다투기 일쑤이다.

 

이 책이 끝날 즈음에 프루던스는 로라에게서, 조시에게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프루던스에게 사라는 곁에 없지만, 사라가 맺어준 이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것이다.

 

<러브 인 뉴욕>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책이었다. 1998년 1월 24일, 스탠턴 가 172번지에 있던 건물이 폭풍우가 몰아치던 동안 건물 후면에 파손된 부분이 있다는 911 전화 신고를 받고 뉴욕 시당국에 의해 철거되었던 사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20여 명의 거주민들이 그날 아침 이른 시각에 개인적 소지품 하나 챙기지 못하고 대피해야 했다. 허니라는 고양이를 포함하여, 건물 안에 살았던 두 마리 고양이와 한 마리의 앵무새를 데리고 나오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오늘날 그 공간에는 고급 콘도미디엄이 자리하고 있다. 건물이 즉각적인 붕괴 위험에 처해 있었는지는 아직까지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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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녀 축제에 가자 샘터어린이문고 42
정옥 지음, 정은희 그림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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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녀 축제에 가자>는 꼬마 마녀 송송 시리즈(3권) 중 세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해리포터 시리즈가 떠올랐어요. 화려한 마법은 없지만, 0번 출입구를 통해 타는 기차 등 해리포터 시리즈와 닮은 구석이 있거든요. 송송이를 따라 마녀 축제에 가는 상상을 해봤어요. 그런데 저는 그림을 잘 못 그려서 마녀 축제에 가는 기차조차 못탈 것 같아요. 그림 카드라도 챙겨 갈까요?

 

책의 주인공은 꼬마 송송이에요. 여기서 꼬마는 꼬마 마녀의 줄임말로, 송송이는 마녀가 되는 게 꿈이에요. 송송이는 곧 방학을 해요. 친구들은 방학하면 눈썰매장 간다, 스키장 간다 자랑하기 바쁜데 엄마는 아무 데도 가자고 하지 않으니 속상해요. 송송이의 마음을 눈치챈 오디가 빗자루를 구하러 가자고 제안해요. 오디는 송송이의 엄마가 그린 까만 고양이로, 그림 속에 사는데 가끔 볼일이 있을 때 밖으로 나와요. 송송이가 할머니 집에 처음 찾아 가던 날 바래다줄 시간이 없는 엄마를 대신해 송송이를 데려다 주기도 했어요. 오디는 과자 먹던 손으로 그림책을 만지거나 책을 찢는 꼬맹이들을 정말 싫어해요. 하루는 어떤 꼬맹이가 그림책을 쭉 찢는 바람에 꼬리가 잘려 나갔지요. 오디는 마고할미의 소원을 풀고 꼬리를 다시 얻고 싶어해요. 송송이와 밖으로 나온 오디는 전봇대를 가리켰어요. 전봇대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지 중에 마녀 축제 초대장이 보이네요.

 

 

"내일이 1년 가운데 밤이 가장 긴 동지잖아. 해마다 이날에는 마고할미의 달빛 언덕에서 마녀 축제가 열려. 근데 올해는 보름달이 뜨는 동지라 특별히 마고할미가 수수께끼 대회를 연대. 마고할미가 낸 수수께끼를 풀면 소원을 하나 들어줘. 빗자루쯤은 아마 100개라도 받을 수 있을 걸?"

 

마고할미는 모든 마녀의 어머니이자, 달빛 언덕의 주인 마녀예요. 송송이는 수수께끼를 풀어 빗자루를 얻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었어요. 방학식이 끝나고, 송송이는 친구들에게 마녀 축제에 같이 가자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씁쓸하기까지 하네요.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고? 그럼 난 안 되겠다. 미리 얘기했으면 수수께끼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했을 텐데."

"수수께끼 대회라고? 거기서 1등하면 무슨 상 줘?"

"마녀 축제? 와, 재미있겠다! 근데 내일도 영어 학원 가야 해."

 

결국 송송이는 오디와 단 둘이 마녀 축제로 떠나요.

 

"달빛 언덕으로 가는 기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마녀 축제에 참석하실 마녀들께서는 0번, 0번 출입구를 통해 기차에 올라타 주시기 바랍니다."

 

기관실도 따로 없고, 달랑 다섯 칸인 기차인데 칸마다 동물이 한 마리씩 그려져 있어요. 기차에 한 발을 올려놓는데, 달팽이가 목을 길게 빼고 송송이를 막아요.

 

"뭐야? 공짜로 타겠다고?"

"송송, 크레파스 갖고 왔지? 그걸로 이 달팽이 옆에다 양배추 한 통 그려 넣어."

 

여기서는 그림 실력만 있으면 양배추든 당근이든 달팽이에게 줄 수 있어요. 송송이는 기차 안에서 노란 방울로 머리를 묶은 해리, 안경 색만 다른 쌍둥이 피노와 키노라는 친구를 만났어요.

 

마녀 축제에 도착하니 온통 구경 거리 천지예요. 하늘을 나는 빗자루 대신 하늘을 나는 청소기를 파는 아저씨도 있고, 피를 빨기 위해 꽃을 파는 벼룩도 있어요.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서둘러 달빛 언덕 꼭대기로 올라가니 다행히 아직 늦지 않았어요. 그때, 계수나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해요. 딱따구리 한 마리가 계수나무로 날아와 '딱따그르르 딱따그르르 따따닥 딱딱.' 소리를 내며 나무에 수수께끼 문제를 적어요.

마고의 수수께끼는 모두 세 가지입니다.

첫째, 달빛 언덕을 넘어 북쪽으로 한 시간 가면 커다란 호수가 나옵니다. 그 호수 위를 걸어서 작은 섬까지 가세요. 반드시 뚜벅뚜벅 두 발로 걸어가야 합니다.

둘째, 섬에서 위로 뿌리를 뻗고 아래로 가지를 드리우며 거꾸로 자라는 소나무 한 그루를 찾으세요.

셋째, 그 나무 꼭대기에 사는 날개 없는 새에게서 노란 날개깃을 하나 얻어 오세요.

 

문제를 다 읽은 아이들이 투덜거리기 시작해요.

 

"이런 건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안 배웠는데 어떻게 풀어?"

"이건 말도 안 돼. 이 수수께끼는 정말 엉터리야."

"마고할미가 우릴 골탕 먹이려고 낸 수수께끼가 아닐까?"

"난 호수까지 안 갈래. 가 봤자, 물 위를 어떻게 걸어가니? 바보 같은 짓이야."

"나도 그냥 여기서 그만둘래. 다음 수수께끼를 풀지도 못할 텐데 호수까지 한 시간이나 걸어가느니 축제 구경이나 하는 게 나을 거 같아."

 

송송이는 문제를 풀 자신은 없지만 일단 호수까지는 가 보기로 해요. 그 뒤로 쌍둥이 피노와 키오가 같이가자고 따라와요. 송송이와 새로 만난 친구들은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세 가지를 모두 풀고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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