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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길이 있단다 - 민족과 교육을 사랑한 으뜸 기업가 대산 신용호 ㅣ 샘터 솔방울 인물 13
김해등 지음, 김진화 그림 / 샘터사 / 2013년 8월
평점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교보문고 입구에 새겨진 이 문구를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에는 길이 있단다>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교훈을 몸소 실천한 교보문고 설립자 대산 신용호 선생의 일대기이다.
폐병으로 학교에 가지 못했던 대산 신용호는 책을 스승이자 학교로 삼고 천 일 독서를 했다. 대산은 <카네기 전기>를 읽고 사업가의 꿈을 키웠다. 신갑범의 소개로 일본 후지다 상사에서 일하게 된 대산은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후지다 상사에 큰 이익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대산은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커다란 꿈을 좇아가기로 한다.
대산은 중국 베이징으로 가 곡물을 유통하는 북일공사를 세워 사원이 100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조선이 갑작스러운 해방을 맞게 되자 대산은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동포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고, 그것도 모자라 수중에 갖고 있던 돈까지 써가며 동포들을 도왔다.
북일공사를 정리하고 고국으로 돌아온 대산은 생사의 위기를 겪지만, 대산의 평소 행실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긴다. 대산에게 사업을 떠나 사람이 먼저라는 큰 깨달음을 얻게 해준 사건이었다. 대산이 교육보험을 만들고, 금싸라기 땅에 서점을 만드는 일에 밑거름이 된 셈이다. 오늘날의 교보문고를 만들려 했을 때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현실을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일본은 국민 한 명이 1년에 책을 열 권 읽는다고 합니다. 미국은 여덟 권이고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작 한두 권밖에 읽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실정이 이런데, 대형서점을 열어 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겠습니까?"
"전 그 통계를 믿지 않아요. 우리가 서점을 열고 나서 다시 한번 조사해 보라 하세요. 분명히 달라질 겁니다. 출판사가 아무리 좋은 책을 펴내면 뭐합니까? 서점들이 공간이 협소해서 책을 진열할 수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 출판사들도 맘껏 책을 내지 못하고, 국미들도 좋은 책을 사 보지 못하는 거 아닙니까?"
대산은 돈을 벌어들이는 목적보다도 국민의 교육을 드높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잘 팔리더라도 아이들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되는 책은 당장 치우도록 했다. 대신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을 것 같은 외국 서적들도 들여오고, 학술 서적이나 과학 기술서적도 들여와서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기업체의 연구 활동에 도움이 되게 했다.
또한 대산은 교보문고 직원들에게 다음의 다섯 가지를 실천해 줄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대산의 훌륭한 성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나,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
둘, 책을 한곳에 오래 서서 읽는 것을 절대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셋, 책을 이것저것 빼 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을 주지 말 것.
넷, 책을 앉아서 노트에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다섯, 책을 훔쳐 가더라도 도둑 취급을 하여 절대 망신을 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
교보문고를 만들어 우리나라의 독서 문화에 기여한 대산의 바람처럼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언젠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