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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보름달? 단팥빵? 단감? <샘터 10월호> 표지를 보고 떠오른 이미지들이다. 보름달 같기도 하고, 단팥빵 같기도 한 사람들이 웃고 있는데 그 위에 코피가 떨어진 것 같다. 샘터 기자 중 한 분이 밤새 샘터를 만들다가 힘들어서 코피를 흘린 건 아닐까? 샘터의 첫 장을 넘기면 나오는 감나무 사진을 보니 단감 같기도 하고.. 샘터 표지 덕분에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양인자의 다락방 책꽂이 <읽은 책 오래된 책 어려운 책>은 필자가 이사를 갈 때도 쉬이 버리지 못한 책에 관한 이야기이다. 필자는 이사를 가기 위해 '읽은 책 오래된 책 어려운 책'을 기준으로 책을 버리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골라냈는데도 버릴 책이 30권이 채 안됐다고 한다. 결국 버릴 책을 고르다가 고른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 앉은 자리에서 날밤을 새웠다는 내용이다. 유행이 지난 옷은 잘 버려도 책은 거의 버리지 못하는 나로서는 꽤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이달에 만난 사람 <시장에 살다, 마음을 팔다>는 재래시장을 살리는 상품진열전문가(VMD) 이랑주 씨의 이야기이다. 재래시장의 인테리어와 매장 구조를 바꾸고 상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진열하여 소비자를 매혹하는 일이 그녀의 업무다. 그녀는 똑바로 진열된 생선들을 사선으로 배치하고, 빨간색 바구니에 담은 주황색 홍시가 맛없어 보여 바구니 위에 보색인 녹색 비닐을 까는 등의 작은 변화를 주어 손님을 끌게 만든다. 그러나 아직 상인들이 보수적이어서 변화를 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수많은 사람의 꿈이 살고 있는 재래시장을 바꾸고 또 바꿀 그녀를 기대해 본다.
행복일기 <마음으로 짓는 병원>은 푸르메재단의 상임이사인 백경학 씨의 이야기이다. 그는 아내와 독일로 공부하러 가서 2년 동안 행복하게 지냈었다. 그런데 타지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떠났던 영국여행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내는 혼수상태에 빠져 큰 수술을 세 번 받았고 끝내 왼쪽다리를 절단하지만 한국에는 아내를 치료할 전문병원이 없었다. 그럼, 우리가 하자! 무모하지만 꼭 필요한 일이기에 그는 장애인의 재활을 지원하는 푸르메재단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아내가 자신의 합의금 중 절반을 내놓고, 장애인 기업가 이철재 님이 대출을 받아 10억을 내주셨다. 그 기부 기사를 본 넥슨 코리아 김정주 사장이 또 10억을 기부하는 등 아름다운 기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단다. 홀씨가 모여 기적이 만들어지기를.
한가위 특집 <김밥 열차 타고 집으로>에서는 마감 스트레스를 날릴 매운 맛을 자랑하는 연희 김밥의 '오꼬(오징어 꼬마김밥)', 마요네즈로 버무린 게맛살이 듬뿍 들어간 '소다미 김밥', 손바닥만큼 커서 젓가락 대신 비닐장갑을 끼고 먹는 '다가미 김밥'을 소개한다. 김밥 먹으러 소풍 가고 싶어진다.
참살이 마음공부 <육아 때문에 부모님과 부딪힙니다>에서는 매일 전화해서 육아에 참견하는 친정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의 고민을 다뤘다. 법륜 스님은 이번에도 현답을 제시한다.
"어머니가 뭐라 하시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세요. 겉으로만이 아니라 마음속으로도 '어머니 말씀에도 일리가 있다. 나쁜 마음으로 하시는 말씀이 아니다' 생각하고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부모님 말씀 중에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못 하는 건 '죄송합니다' 말씀드리면 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의 심성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옮겨갑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아이가 잘되기를 바란다면 엄마는 항상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고양이 주운 여자, 강아지 주운 남자 <통통이의 첫사랑>은 통통슈퍼의 통통이와 고물상 점백이의 러브스토리다. 필자는 애견 통통이와 산책에 나섰다. 매번 가던 길과 다른 길에 들어섰는데 고물상 안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철문 아래로 개 주둥아리가 불쑥 나왔다.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는 그 코에 통통이가 자기 코를 부볐다. 통통이와 점백이의 첫 만남이었다. 그 이후 점백이는 통통이의 장난을 받아주고, 지나가는 수캐가 보이면 짖어대며 통통이를 보호한다. "사랑을 해도 밥은 먹고 해야지, 인석아." 밥 먹는 것도 잊고 사랑하는 점백이의 모습이 낭만적이었다. 강아지들의 사랑을 보며 설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