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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무서운 사람들을 위한 책 - 불안 전문 심리치료사가 알려주는 스트레스 없는 대화법
리처드 S. 갤러거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월
평점 :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는 낯선 책을 고를 때 표지는 매우 중요한 선택 수단 중에 하나가 된다.
표지의 의미는 그 책에 어떠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를 알릴 수 있는 정보 전달의 역할도 하지만
사실 처음 손에 잡히기 위한 저자와 출판사의 간절한 노력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나는 책 표지는 많은 정보가 있기보다는 어떠한 인상을 주는가가 좀 더 중요하다.
이쁜 표지가 아니라 책 제목을 이미지로 표현되었다 하는, 그러한 메세지의 전달력이 표지의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책이 잘 안 팔려서일 수도 있고, 종이책을 읽는이가 점차 줄어서 인지 몰라도
책이 손에 들리기 위한 노력, 어떻게든 눈에 띄이기고야 말겠다는 작심(?)으로 인해서
실제 책의 정보보다는 눈에 띄일만한 그러니까 책과는 상관없는 엉뚱한 내용의 표지가 보이는 경우,
즉 책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미지나 메세지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어쨌든 책은 팔려야 하니까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론 그런 표지 이미지에도 못미치는 경우도 있어
최근의 이런 경향이 반갑기만은 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인상 깊었던 책 대화가 무서운 사람들을 위한 책은 표지가 다 말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
대화가 무서운 사람들을 위한 책_리처드 갤러거 지음, 현대지성 출간
고양이와 생쥐에 대치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 이미지가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의 입장과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내용에 대해서 설명이다.
불안 전문 심리 치료사가 알려주는 스트레스 없는 대화법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갤러거는
실제 공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회사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 만족도 평가와 재료에 가까운
이직률을 달성했다는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즉 실제 비즈니스 혹은 사회의 현장에서 불안한 사람의 심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전문가에 의한
경험에 입각하여 현실적인 해결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래서 추천글에도 전화 회의, 스몰토크가 죽기보다 싫은 당신을 위한 대화 울렁증 극복 7단계 솔루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그래서 어떤 성찰이나 각성보다는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거나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서에
가깝다 하겠다.
그래서인지 책의 차례를 보더라도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어나가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심리상태에 따라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읽어 나갈 수 있는 총 7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각 테스트별 제목도 대화가 무섭거나 내향적이라서 대화를 못하거나 첫인상을 가르는 7초 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하나씩 읽어가면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사람에 대한 경영, 개발류의 책들이 갖고 있는 맹점, 혹은 아쉬운 점은 저자가 자신의 논리나 이론에
매우 신앙적인 확신을 갖고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내가 하는 말이 가장 옳다.
내가 하는 방법이야말로 혁신적이다.
너는 그저 나를 따라오면 저절로 될 것이다와 같은.
그러다 보니 당신도 이렇게만 하면 성공한다와 같이 일방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울 때가 많다.
사실 이 책도 그러한 의구심을 갖고 시작했다.
나는 어디에 해당하는 사람일까?
나는 대화에 한해 어떤 사람일까.
대화가 대화를 못하는 사람인가?
사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수많은 강의를 하기에는 곤혹스러웠을 것이나, 그래도 나름 강의에 대해서만큼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잘하는 편이란 평가를 받고 있음에 그닥 대화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입장은 아니다고
생각을 해왔지만 사실 내가 이 책을 잡아든 이유는 내가 표지의 저 생쥐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강의를 하는 사람이 저 불안한 생쥐의 입장이라고?
사실 그동안 오랫동안 강의와 또 수많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단련됐다 할지라도 나는 끊임없이 불안하였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내가 하고 있는 것은 과연 사람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일까?
내가 말하는 것을 상대는 정확히 알아들었을까?
광고대행사에서 광고 기획 업무를 담당하던 시절, 늘 나는 내 팀원들에게 묻곤했다.
내가 하는 말을 지금 알아듣고 있니? 내가 낸 아이디어가 제일 적합하냐?와 같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다 좋았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저 편안함, 빨리 벗어나고 싶은 그 욕망에서 무조건 내 의견이나 내 논리에 좋다고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늘 불안하였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의 나의 불안에 대한 해답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읽다 보니 몇 가지 내가 놓쳤거나 간과했던 부분에 대한 것을 알려주기에 오히려 이 책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였다.
예를 들면 이 책의 첫머리에서 이런 얘기가 있다.
[협상과 관련없는 대화가 선행될 때 협상이 훨씬 더 원만하게 이루어진다.]
이 책의 연구에 따르면 협상 전 가벼운 대화를 나눌 때 협상의 성공률이 50에서 50%에서 83% 증가한다는
것이다.
2014년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지인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눈 일상적인 관계를 잘
가꿀수록 행복감과 소속감이 더욱 커진다라 하였다.
사실 나는 이 구절을 읽었을 때 왜 이렇게 당연한 것을 나는 너무 하찮게 여겼을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내 위에 사수가 있던 시절, 사수가 회의에 들어가서 쓸데없는 얘기로 시작하는 것을 나는 상당히 허접하게
느꼈고, 빨리 업무 얘기를 꺼내기나 하지라는 전형적인 T의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사수가 나보다 더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었던 것을 왜 이제서야 생각을 할까.
나처럼 사회생활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자신만의 고집이 생겨난 사람이 한번쯤 자신에 대해 불안해질 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세대가 대화의 장을 열기가 힘든 때에는.
그러한 점에서 또 하나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사람을 훈련시킨다는 것이다.
각 챕터마다 뒤에는 연습해보기라는 것이 있어서 실제 그 챕터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자신의 반응이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러한 장을 넣어놓음으로써 이 책이 개발서로서의 충실함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또 한 번 내가 가져가야 된다는 부분들은 '게임 페이스'에 관련된 부분이다.
스포츠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인데, 운동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에 결의에 찬 표정을 지으며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다지는 행위를 가리킨다.
속된 말로 파이팅!이라 외치는 그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단합과 결의를 다지는 그 행위를 난 꽤나 무시해 왔었다. 요란한 것을 싫어하기도 하고 오버하는 것
같기때문이라는 내 개인적인 성향 탓이었다.
그러나 이런 행위야 말로 내 사람들을 나와 공감하게 하는 순간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새삼 느끼게 되어 아쉽다.
사실 나는 수많은 대화를 준비하면서 이와 같은 요식 행위에 대해서만큼은 오히려 너무 간과했다는 걸 느낀다.
이러한 게임 스페이스도 일반적인 대화 상황 속에서 이를 적용해 본다면 자신만의 게임 스페이스를 만들고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교 모임이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행복한 표정, 자신감이 있는 표정, 미소를 머금은 표정 등
자신만의 표정을 지어보라.
어떤 모임에서든 자신에게 맞는 게임 페이스를 만들 수 있다.
순간 그동안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던 내 모습이 과연 상대에게 어떻게 보여줬을까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보는 순간이 되었다.]
본문 중에서.
그 외에도 이 책은 경청하는 태도를 상대에게 각인하는 법, 혹은 어떻게 들어야 상대편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 등 대화에 관련돼서 불안함에 대한 해소라기보다는 새로운 스킬을 자기에게
접목하는 데 있어서 더 상당히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대화를 하는 방법은 다르다.
하지만 목적성 있는 대화를 한다면 내가 얻어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
내 이익을 위해서 만약 대화를 한다는 비즈니스라고 한다면 이 책은 오히려 개발서라기보다는
훈련 교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새삼, 이제부터라도 대화를 해 나가는 일에 좀더 실천해 나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은
끊임없이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훈련 교범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 같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과 판단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