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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입니다! - 다시 쓰는 슬램덩크
민이언 지음, 정용훈 그림 / 디페랑스 / 2024년 8월
평점 :
한때 대한민국에 농구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 가 대박이 나고 대학 농구팀이 우승을 하며, 마이클 조던이 최고의 스타였던 시절,
그 시절의 정점에 만화 "슬랭덩크" 가 있었다.
이 책은 그 시절 우리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던 슬램덩크의 긴 서사를 독자이자 팬으로서 분석한 책이다. 사실 슬램덩크는 분석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슬램덩크 주인공 강백호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성격과 변화, 행동을 라캉, 하이데거 같은 철학자, 심리학자 등의 의견을 통해 보는 시각은 신선하고 새로웠다.
이 인물들은 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지닌 다양한 자아들이라고 한다.
착하지만 모범생은 아닌 단순, 무식, 과격한 스타일의 강백호가 짝사랑하는 소녀 채소연 에게 잘 보이기 위해 농구부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강백호가 되어간다.
어설프지만 열심히 하는 백호는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늘 당당하고 유쾌하다.
백호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즈음부터는 수많은 매력 덩어리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서태웅, 정대만, 송태섭, 윤대협 같은 핸섬가이 뿐만 아니라 채치수, 변덕규, 심지어 켄터키 할아버지 까지도 멋지다.
독자들에게는 지금 말로 각자의 "최애" 들이 생겨날 정도였다. 군데군데 구구절절 명언들은 어찌나 쏟아지는지, 진한 감동은 선사하며 우리는 이미 농구장 관객석에 앉아있다.
그 시절, 우리가 슬램덩크에 그렇게 열광했던 이유는 각 인물들의 열정과 꿈에 독자들도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멋지게 슬램덩크 한번 해보려던 좌충우돌 백호는 꾸준히 성장하고, 약체라고 불리던 팀도 성장한다.
강백호의 성장 이야기가 메인이지만 만화 속 인물도 만화를 보는 독자들도 함께 성장시켜주었기에 보는 내내 우리 모두는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잊지 못한다.
"천재에게 우연이란 게 있을 것 같냐?"
"왼 손을 거들 뿐" 의 설레임과 여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