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낚시에 진심입니다만 - 18년 차 여자 낚시꾼의 낚시를 통해 얻은 소중한 것들
전명원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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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번째 낚시는 초등학교 5학년때였다. 낚시바늘에 지렁이 끼우는 게 너무 징그러워서 도망다닌 것도 잠시, 고기 낚는 것이 재밌어서 나중에는 지렁이를 덥석덥석 잡아 잘도 끼웠었다.

그래서 나에게도 낚시는 잼나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이런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낚시 메니아가 되어 낚시에 진심을 주고도 남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사람이다. 낚시에 진심인 사람. 다만, 흔히 만나는 아저씨 낚시꾼이 아닌 18년차인 여자 낚시꾼이다.
여자는 낚시를 안 좋아한다는 편견을 깼다.

저자는 플라이 낚시를 좋아한다.
플라이 낚시는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를 통해 유명해졌다. 흐르는 계곡물과 멋진 풍경, 길다란 낚싯줄을 휘두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플라이 낚시는 catch and release 가 모토라 대부분 낚시꾼들은 잡아도 놓아준다.
그래서 낚시 행위 자체가 무용해 보이기도 하지만 '세월을 낚는다' 라는 말도 있듯 그 순간에 가지는 수많은 마음은 절대 무용하지 않다.

책에는 저자가 낚시하러 다닌 옥정호, 북천, 계방천 , 법수치 계곡, 부연동 계곡에서의 경험이 나오더니 심지어 미국에서 낚시면허까지 구해 낚시를 하기도 한다. 어딜가나 낚시꾼들은 낚시에 먼저 마음이 가나보다.

낚시꾼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최고가 장비 풀세트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편한 옷과 싸구려 낚싯대를 들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 작은 경험과 부족한 지식에도 말이 많은 사람도 있고, 굳이 아는 체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큰 물고기를 꼭 잡아야 하는 욕심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취미로써 만족하는 이들은 그저 낚싯대 펼치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을 바라볼 때 찾아오는 고요한 적요의 순간은 인생의 폐달을 멈추고 더 큰 것을 위해 날 담을 수 있는 순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이 번잡하고 생각을 정리해야 할때 낚시터를 많이 찾는 것 같다.

낚시이야기를 계속 보다보니 나도 낚시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을 바라보면 힐링도 하고, 차분히 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된다. 그러다 혹여나 물고기가 나를 찾아와 준다면 훨씬 행복해지겠지.
낚시는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해도 무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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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낙원
김상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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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신경다발을 꺼내는 수술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 심상치 않은 분위기!
이제 육체는 그냥 껍데기일 뿐이고 뇌와 신경다발은 아르카디아에 연결된다. 아르카디아는 거대한 메타버스 세상이다.

교수의 소개로 하람이 입사한 더 컴퍼니는 사람들의 기억을 바꾸어 주는 곳이다.
가난하고 희망없는 가족을 건사해온 암 말기의 여인은 좋은 직장의 남편과 도박 중독이 아닌 큰 아들, 공무원이 된 작은 아들의 기억으로 영원히 깨지않는 꿈을 꾸며 안락사한다.
집 나간 엄마를 찾으려다 교통사고로 식물 인간이 된 소년에게는 엄마와 잘 살다가 디즈니 월드로 여행 가는 걸로 기억을 설계한다.
그외에도 더 컴퍼니는 기억을 조작하여 복수를 돕기도 하고, 아이에게 의사를 꿈꾸도록 기억을 넣으며, 심지어 가난한 케냐소년의 언어능력을 돈으로 사서 이식하는 일도 계획한다.
더 컴퍼니 사람들은 그 일이 가치있는 상품이라고 여기지만 하람은 기억과 고통을 조작한다고 인간을 치유할 수 없다고 느낀다.

기억을 바꾸어 낙원에서 살 수 있다면 꽤 괜찮은 일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고통을 잊고 맘 편히 남은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기억의 낙원을 원하는 이들의 입장이 되어봐야 제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깊은 속내를 누가 알겠는가?
또한, 케냐소년 키프로노가 자신의 언어능력을 내어놓으면서 까지 돈을 벌어야 하는 절박함도 우리는 모른다.

소설은 인공지능과 유전자 조작 시대에 우리가 맞딱뜨릴 상황을 두려워하며 인간이 신의 영역에 손 대는 것이 옳은가? 하는 윤리적인 질문을 던진다.
더불어 인간에게 거짓된 삶이 꼭 나쁜 것인가? 하는 의문도 남긴다.
"진실은 때로 차갑고 거짓은 그것을 따뜻하게 감싼다"
인간사에는 종종 하얀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결국, 기억의 낙원은 새로운 시대에 기술을 이용한 하얀 거짓말이 아니던가?

다가 올 미래사회에서 우리는 분명 이러한 질문에 판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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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80가지 짧은 이야기
김창옥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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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랑스럽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책이라니. 너무 좋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 충만한 뱃속에서 고통을 감수하며 낳아준 어머니에게서 사랑을 받았다.
태어나자 마자 걷고 능력을 갖추는 여타 동물들에 비해 한참동안 보호자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인간의 특성상 지금껏 살아 이 책을 보고 있다면 나의 성장만큼 그 안에는 누군가의 사랑이 담겨있다.
이미 나는 사랑이 충만한 소중한 존재다.

세상살이에 기본은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타인과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지고, 행복한 순간에 오히려 행복이 깨질까봐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내 감정을 살피고 비우고 채우자. 내가 생각하는 가치에 좀더 중점을 두고 멀리 보도록 하자.
최후에 웃는 것보다 자주 웃으며 열심히 살아 온 당신에게 박수를 보내자. 걱정이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슬픈 삶이 슬픔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니 그 감정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그래도 힘들면 그순간 바로 내가 내 곁에 있어주면 된다. "날 사랑하는 나" 는 최고의 친구이다. 나의 길을 가다보면 그 길에서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으니 조급해 하지 말고 유연하게 살아가자.
사실은 나에게 보내는 평범한 말과 행동에서도 사랑은 가득 차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밥 먹었냐' 는 최고의 사랑을 표현하는 말이다.

환경이 그 사람의 인생에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대한 자신의 자세와 태도로 정해진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면 좀 달라도 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도 된다. 살다보면 실수도 실패도 할 수있고 그 과정을 통해 성숙해지는 것이다.
힘들고 슬플땐 울고 눈물을 통해 안 좋은 감정을 몸밖으로 내보내야 다시 살아갈 힘이 생긴다. 그런 나에게 나를 위해 케이크도 선물하고 세리머니도 해주며 응원하자. 남을 신경쓰며 사는 건 삶을 낭비하는 것이다.

책을 보는 동안, 꽉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나도 많은 것을 가슴속에 쌓아두고 살았나보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그래서 김창옥님의 강연을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일 테다.
나는 이 책에서 이 말이 제일 좋았다.
"우리 삶을 사랑해주세요.
나머지는 다 따라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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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끌어당기는 노트 쓰기 - 내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쉬운 성공 습관
박혜정 지음 / 체인지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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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쓰기만으로 부를 끌어당길 수 있다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쓰고 싶다는 열정 가득한 소원을 담고 독서를 시작했다.

옛 사람들은 새벽에 정화수를 떠놓고 하늘에 닿을 만큼 간절히 기도했었다. 그러면 용케도 아기도 생기고, 떠나간 서방님도 돌아오시더라.
그런 마음과 진심을 담아 "끌어당김" 노트를 쓰는 것이다. 어찌보면 황당한 이야기일수 있지만 세상은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신비로운 세상이 있다.

노트에 풀어놓기 시작하는 수많은 생각들, 고민들, 수시로 바뀌는 주제들은 나를 성장시키고 나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자기인식 및 이해를 높이고, 제 삼자의 관점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으며 공감과 위로도 받을 수 있다.
그리하면 원치앓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고 생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놀라운 능력의 발견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는 어릴 때, 일기를 썼었다.
쓰는 사람에 따라 방식은 다르지만 대개는 그 안에 나의 하루 일과와 생각, 바램. 고민 등도 담았다.
일기처럼 쓰되 나를 충분히 돌아보고 반성하고 꼭 해야할 것과 바라는 것을 계속 상기시킨다.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것도 좋다.
그냥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은 깨달음과 염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래야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도 좀더 명확히 보인다.

인간은 모두 물에 잠긴 빙산이라 물 위에 드러난 부분은 한정적이고 훨씬 많은 부분이 물 아래 잠겨있는데 그것이 바로 무의식이다. 나의 의식과 무의식이 절실하게 바랄수록 그 상황이 만들어 진다.
충분히 바란다면 행동에 옮기기도 쉽다. 나의 상상에 도움이 되면 작은 행동이라도 무조건 해야한다.

제목은 "부를 끌어당기는" 이라고 콕 집어 말하지만 부가 아니더라도 살면서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들이 모두 나의 절실한 바램과 행동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
"당신이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든 안 믿든 지금 이 순간에도 끌어당김의 법칙은 작동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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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입니다! - 다시 쓰는 슬램덩크
민이언 지음, 정용훈 그림 / 디페랑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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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에 농구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 가 대박이 나고 대학 농구팀이 우승을 하며, 마이클 조던이 최고의 스타였던 시절,
그 시절의 정점에 만화 "슬랭덩크" 가 있었다.

이 책은 그 시절 우리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던 슬램덩크의 긴 서사를 독자이자 팬으로서 분석한 책이다. 사실 슬램덩크는 분석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슬램덩크 주인공 강백호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성격과 변화, 행동을 라캉, 하이데거 같은 철학자, 심리학자 등의 의견을 통해 보는 시각은 신선하고 새로웠다.
이 인물들은 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지닌 다양한 자아들이라고 한다.

착하지만 모범생은 아닌 단순, 무식, 과격한 스타일의 강백호가 짝사랑하는 소녀 채소연 에게 잘 보이기 위해 농구부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강백호가 되어간다.
어설프지만 열심히 하는 백호는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늘 당당하고 유쾌하다.

백호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즈음부터는 수많은 매력 덩어리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서태웅, 정대만, 송태섭, 윤대협 같은 핸섬가이 뿐만 아니라 채치수, 변덕규, 심지어 켄터키 할아버지 까지도 멋지다.
독자들에게는 지금 말로 각자의 "최애" 들이 생겨날 정도였다. 군데군데 구구절절 명언들은 어찌나 쏟아지는지, 진한 감동은 선사하며 우리는 이미 농구장 관객석에 앉아있다.

그 시절, 우리가 슬램덩크에 그렇게 열광했던 이유는 각 인물들의 열정과 꿈에 독자들도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멋지게 슬램덩크 한번 해보려던 좌충우돌 백호는 꾸준히 성장하고, 약체라고 불리던 팀도 성장한다.
강백호의 성장 이야기가 메인이지만 만화 속 인물도 만화를 보는 독자들도 함께 성장시켜주었기에 보는 내내 우리 모두는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잊지 못한다.
"천재에게 우연이란 게 있을 것 같냐?"
"왼 손을 거들 뿐" 의 설레임과 여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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