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과 할 수 있는 백만 가지 일 장애공감 어린이 2
스테파니 스투브-보딘 지음, 팸 드비토 그림, 한진영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누나와 동생.. 얼핏 봐도 정말 다정해 보인다. 동생과 함께 문어를 색칠하며 노는 모습이, 왠지 이런 누나라면 정말 동생과 백만 가지나 되는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은 동생을 갖게 된 여섯 살 난 누나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부모님을 항상 독차지했던 엠마는 동생이 생긴다는 말이 별로 기분 좋게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동생이 생기면 어떤 점이 좋을지 얘기해주는 아빠의 말도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동생과 함께할 생각을 하는 것은 정말 신나고 즐거운 일이었다. 

송아지에게 우유도 주고, 미술 대회에도 같이 나가고, 아프리카에 가서 코끼리도 보고... 

엠마는 동생과 할 수 있는 일이 매우매우 많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누나가 될 준비를 했다. 

동생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엠마의 모습이 참 순수하면서도 예뻐 보였다. 우리는 대부분 동생을 맞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그 아이의 마음이 어떨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동생이 생기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직도 그렇게 어린애처럼 굴면 어떡하냐 등 아이들에게 동생을 맞을 준비를 하게 하지만 아이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엠마처럼 동생이 생기면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다 보면 동생이 없어서 좋은 것보단 있어서 좋은 것이 더 많음을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레 동생을 맞을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동생을 맞을 준비를 하는 엠마의 모습도 예뻤지만 이 책이 전해주는 진짜 감동은 다른 데 있었다. 동생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엠마의 태도와 순수한 마음이었다. 엠마는 동생이 다운증후군이라고 얘기하는 아빠의 슬픈 표정을 보며, 동생이 자신이 계획했던 일들을 못하는 건지 하나씩 물어본다. 아빠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동생을 보러 병원에 간 엠마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만난 동생에게 귓속말을 한다 

" 내가 문어로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가르쳐 줄게. 우리, 문어를 빨간색으로 칠하자." 

엠마는 다운증후군이 어떤 병인지 잘 모른다. 처음엔 아빠의 슬픈 표정을 통해 뭔가를 하지 못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생각한 일들 중 동생과 같이 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엠마의 순수한 모습은 장애를 가졌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이 못하는 일은 없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엠마를 통해 우리의 모습,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야기 뒤편에는 다운증후군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 있어, 다운증후군에 대한 이해를 높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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