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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그랬어 - 여름 ㅣ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한적한 시골 풍경. 그림만으로도 얼마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인지 느낌이 딱 오네요.
처음 책을 펼쳤을 때 몸과 마음을 좀 쉬기 위해 작은 시골을 찾아간 느낌이었어요. 근데 그 마을에 '돌이'라는 남자아이가 혼자 있는 거예요. 어른들한테는 한적하고 여유로워 좋을 수도 있지만... 한참 호기심 많고 활동적인 아이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지루하고 심심하게 느껴졌겠어요.
뭔가 재미난 게 없을까 두러번 거리다 보게 되는 게 바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나 닭, 염소 같은 동물들이었겠죠. 심심해서 그 녀석들을 풀어줬던 돌이는 결국 진땀을 빼다 울어버리고 맙니다.
이 책의 제목은 마치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한적해 보이는 시골 풍경을 보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요. 그리고 돌이에게 벌어지는 작은 사건은 책을 보는 내내 미소짓게 만들어줍니다. 마치 시골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세밀하면서도 정감있는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지요.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소소한 이야기와 그림이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느낌이 들게 해주네요. 아이들한테 우리 정취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기에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