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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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서전을 원했다.

한 사람의 삶에 공감할 수 있고, 재밌게 잘 읽히는.

전에 읽었던 여타의 자서전들은 그 주인공을 지나치게 영웅화 하는 경향이 있어서

읽는 도중 자꾸만 거리감이 느껴졌었는데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리영희 선생의 삶에 존경심을 갖게 된다.

 

책은 리영희 선생과 임헌영 선생의 대담형식으로 구성되었는데

두 사람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다.

 

강준만씨는 그의 책에서 리영희 선생을 가리켜

'한국 현대사의 길잡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그 표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선생은 언제나 우리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있었다.

시절이 하 수상한 세월을 살면서 부당하게 투옥되고 풀려나기를 반복하면서도

이 땅에서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한시도 잊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온 세월.

어찌보면 고집불통에 꼬장꼬장한 성격을 지녔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부끄럼 없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존경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실천하는 지식인의 고결한 삶에 존경을,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한 보잘것 없는 내 몸부림에 부끄러움을......

리영희 선생의 글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세상을 향해 똑바로 눈뜨지 못한 젊은이들을 눈뜨게 했고

지금은 나처럼 이기적인 젊음을 반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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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2007-10-1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출판사 한길사에 근무하고 있는 윤은혜라고 합니다. 한길사에서는 계간 북 매거진 in BOOKHOUSE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11월에 나올 가을 호에 '한길사의 책과 나'라는 주제가 특집기사가 들어가는데, 이 리뷰를 정리해서 게재해도 괜찮을까요? 바람이불님의 글이 실리게 되면 글이 실린 잡지와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독자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고자 하는 기획이니 소중한 글을 실을 수 있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일(loorien@hangilsa.co.kr)로 연락 주시거나 댓글 부탁드립니다.

바람이불 2007-10-1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잘 쓴 글도 아닌데 매거진에 게재하신다니 부끄럽습니다. ^^;;
매거진에 실린다면 제가 영광이지요.ㅎㅎ
리영희 선생님 책은 전집으로 나온 것 중에 몇 권 골라서 읽어봤는데
때로는 어렵고 지루한 감도 있지만
선생님의 날카로운 시선에는 자주 깜짝놀라곤 합니다.

윤은혜 2007-10-18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게재 허락 감사드립니다.^^ 지면 관계상 전문을 싣지 못하고 부분을 발췌하여 기사로 작성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잡지와 사은품을 받으실 주소와 연락처를 메일(loorien@hangilsa.co.kr)로 알려주시면 잡지 발행 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길사 책 많이 사랑해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길에서 시와 소설을 만나다
임동헌 지음 / 글로세움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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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학기행.

시와 소설의 배경이 된, 또는 작가의 고향을 찾아가는 문학기행이다.

그래서 책속에는 여행지에 대한 작가의 감상도 있고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과 그 사진에 대한 짧은 글도 있고

그 장소를 노래하고 있는 시나 소설 몇 구절도 들어있다.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아주 작고 간략한 지도 말고는

여행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거의 없다.

 

문학기행이랍시고 어느 작은 마을을 찾아가면

거기엔 문학 작품 속에 나오는 것과 똑 같은 풍경만이 있는 건 아니다.

그곳은 나그네에게는 여행지지만

거기 사는 사람에게는 그냥 일상적인 공간일 뿐이다.

나그네가 그 일상적이고 평범한 마을에서 얻어 오는 무언가는

순전히 나그네 '하기 나름'이다.

어떤 사람은 작은 바닷가 마을에 가서 아름다운 절경을 찾아 헤매다가

아무 것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는

거기 가니 볼 거리 하나도 없더라, 다시는 안 간다, 하고 툴툴 대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거기 갔더니 따뜻한 마을 사람들이 있어서 참 좋았다, 또 가고 싶다, 하고

자랑을 늘어 놓는다.

이 책의 필자는 후자 쪽이다.

정말 별 것 없는 평범한 마을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가는 곳 마다에서 사람 사는 모습을 보고 오고,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온다.

그렇게 세상을 보듬을 줄 아는 작가의 눈이 참 좋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이 거의 대부분 필자의 감상과 문학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데

지나치게 감상적인게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모든 것을 좋게만 보려고 너무 애쓴 탓일까?

가끔은 그 고운 시선이 조금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경이 없는 곳에서 자기만의 비경을 찾아내는 눈도 좋지만

안 좋은 것, 아쉬운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여행책의 진짜 묘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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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일주
마이크 혼 지음, 이주희 옮김 / 터치아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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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

폭풍우를 만난다.

무시무시한 칼을 휘두르며 정글을 헤져나간다.

온갖 요소들이 생명을 위협한다.

전쟁 중인 아프리카를 지난다.

고지가 눈앞인데도 쉽게 지나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심지어 총부리 앞에 놓이기까지 한다.

이 모든 걸 이겨내고 적도를 따라 지구 한 바퀴를 돌았다.

영화냐고?

영화같다.

정말 영화인 줄 착각할 만큼 영화같은 '실제' 여행기다.

어지간한 블록버스터 영화만큼 스릴넘치는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게 놀라울 정도다.

세상에는 모험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이 사람은 정말 거칠고 막막한 세상으로 뛰어든 것 같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손에 땀이 난다.

(이건 정말 너무 흔한 표현이라 쓰기 싫었는데 이만큼 적절한 표현이 없을 것 같다.)

 

 

나보고 하라고 하면 도저히 못할 것같은 모험을

이 책을 읽는 동안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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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시와 시인 - 시인 이문재가 만난 시인 20명
이문재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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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천상 시인이다.

시인 스무 명, 그들의 시.

그리고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인 이문재.

이 사람들 모두 시인이 안 됐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시인에게 시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을 통해 만난 시인들은 모두가 천상 시인이었다.

 

스무 명 시인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 마다

시인이 손으로 직접 쓴 시 한 편이 먼저 얼굴을 내민다.

어쩌면 글씨체가 하나같이 내가 알고 있던, 내가 상상했던 시인의 이미지를 똑 닮았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

책을 통해 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다보면 그들의 시집이 궁금하고

그들이 사는 동네에 가보고 싶고

그들의 목소리가 궁금해진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시인은 참 고마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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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우 시를 노래하다 세트 - 전2권 백창우 시를 노래하다
백창우 지음 / 우리교육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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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여러가지 소원이 있는데

물론 전부 다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각오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희망사항 정도 되는 것들이 좀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노래마을> 같은 노래패에 들어가서

백창우 아저씨가 만든 노래를 불러보는 거다.

독창도 좋고 합창이면 더 좋고, 이왕이면 공연을 하거나 음반을 만들면 더 좋겠다.

그건 그렇고.

 

<시를 노래하다>는 일제시대 시인부터 요절시인, 현대시인까지

백창우 아저씨가 고르고 고른 시에 곡을 붙이고 지인들과 함께 녹음한 음반이다.

CD가 네 장, 거기에 어릴 적 습작 곡을 따로 담은 덤CD도 한 장 딸려 있고

책은 두 권.

참! 이 음반에 있는 노래를 모두 담은 악보집도 한 권 있다!

책에는 시와 시인에 대한 이야기, 곡을 만들면서 생각한 것, 녹음하면서 생긴 일화 들을 담았다.

아주 개인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부터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하는 조금 무거운 이야기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일관된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책은 '낮잠' 같은 책이다.

글도 맑고 노래도 맑아서 기분 좋게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는 낮잠처럼 편안하다.

 

가끔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몇 장 읽고 다시 책장에 꽂아두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맑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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