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여러가지 소원이 있는데
물론 전부 다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각오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희망사항 정도 되는 것들이 좀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노래마을> 같은 노래패에 들어가서
백창우 아저씨가 만든 노래를 불러보는 거다.
독창도 좋고 합창이면 더 좋고, 이왕이면 공연을 하거나 음반을 만들면 더 좋겠다.
그건 그렇고.
<시를 노래하다>는 일제시대 시인부터 요절시인, 현대시인까지
백창우 아저씨가 고르고 고른 시에 곡을 붙이고 지인들과 함께 녹음한 음반이다.
CD가 네 장, 거기에 어릴 적 습작 곡을 따로 담은 덤CD도 한 장 딸려 있고
책은 두 권.
참! 이 음반에 있는 노래를 모두 담은 악보집도 한 권 있다!
책에는 시와 시인에 대한 이야기, 곡을 만들면서 생각한 것, 녹음하면서 생긴 일화 들을 담았다.
아주 개인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부터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하는 조금 무거운 이야기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일관된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책은 '낮잠' 같은 책이다.
글도 맑고 노래도 맑아서 기분 좋게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는 낮잠처럼 편안하다.
가끔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몇 장 읽고 다시 책장에 꽂아두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맑아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