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365일 - 맥스 루케이도 묵상집
맥스 루케이도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항상 곧잘 은혜를 잊어버리는 삶. 그래서 날마다 큐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큐티는 하되, 날마다 수준에 진전이 없다면? 진전이 없는 가르침으로만 날마다 이어진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쏙 들어서 귀퉁이를 여러 장 접다가도 드는 의문이었다. 그래, 난 오랜 시간 믿었어도 초보라서 그렇다고 치자. 안 그런 사람은 어쩌지? 이 책은 그런 초보만을 위한 건가? 그렇다면 문제가 없지만....
 

각 장은 한 구절의 성경과 그와 관련된 맥스 루케이도 목사의 책에서 발췌한 글이 실려 있다. 그렇게 하루분 큐티가 실린다. 하나님의 양자된 우리의 삶. 기도하면 들으시는 하나님. 예수님께서 친히 우리의 삶을 경험하셨다는 이야기. 주제별로 나뉘었던지, 월별로 나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루하루에 메시지를 매칭시킨 기준은 뭘까. 약간의 궁금증이 일었다.

 

저자는 생활속의 이야기로 성경을 쉽게 풀어준다. 쉽다. 오래된 구닥다리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에서 들어봤을 법한 스토리로 말하기에 와닿는다. 반면, 그래서 메시지가 희석되기도 한다. 원래 본문의 강렬한 맛을 사그러뜨리기도 한다는 말. 성경에서는 호통을 치고 있는데, 아니면 절절하게 호소하고 있는데도, 풀어놓은 글은 너무나 젠틀하다. 인스턴트처럼 너무나 단정해져버린 느낌이었다. 스토리텔링을 하다보면, 사례로 든 이야기가 원 메시지를 가리워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오해하게 하기도 한다. 설명자체가 너무나 강렬하거나, 아니면 원래 메시지와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등등. 하나님의 이미지를 너무나 부분적으로 보여지게 한다는 느낌?

 

매 장마다 은헤로 살아라가는 흐름을 가지고 풀어나가서 그렇지, 원 본문은 엄위로운 분위기도 있고, 단호한 메시지도 있을 법한데, 시종일관 무척이나 친절한 메시지가 이어진다. 지쳐있는 사람에게 은헤를 끼치려고 지은 책이라면, 거기다 엄하게 내가 딴지를 거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씀이 언제나 그뤟게 친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만큼이나, 공의롭기에 사랑이 그렇게나 강조된다고 나는 배웠다. 공의가 강조되지 않으면 사랑의 은혜가 그렇게 크지 않다. 그분이 엄위로우시고, 우리의 삶은 힘겨우며, 전투는 치열하기에 은혜가 값지다. 더욱.   

 

잘 가꿔진 정원, 따뜻한 난로 앞에 모여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미지. 달콤한 초코렛이 입혀진 케이크와 홍차처럼 이 책의 느낌은 세련되고 점잖다. 안전하고 잔잔한 느낌. 요즘 '회개했는가'나 '고통의 문제'류를 읽어서 더 아쉬움 비슷한 것이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얻는 것은 더 많았다. 아쉬움 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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