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시대 세트 - 전5권 공부의 시대
강만길 외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창비 공부한당에서 받은 공부의 시대 소책자. 공부의 시대 5권 세트의 일부분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샘플북이다. 창비 출판의 책을 즐겨보는데 이번 공부의 시대 세트는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알려주는 자본주의적인 그런 공부가 아닌, 진짜 공부를 하는 것. 나에 대해,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알아가는 것이 진정한 공부이다. 그리고 우리는 나를, 타인을,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진정한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사람의 평생이란 길고도 험한 길입니다. 그럴수록 꼭 이 길을 걷고 싶다, 이 길만이 내 길이다 하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강만길

살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할까, 혹은 어떤 길을 가고있을까.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상하게도 난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 가진 신념이 가끔 합리화라고 느껴질때가 있다. 내가 확신을 갖고 있는게 맞을까. 정말 내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이 이 곳이 맞을까. 그저 주변의 기대를 저버릴 용기가 없는 것 뿐 아닐까. 한 사람의 신념이라는건 역시 자신이 바로 서야만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뭘 원하는지, 뭘 해야 행복할지, 나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내 삶,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 같다. 나에 대한 공부, 나아가 나를 둘러싼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공부.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역시 독서만큼 세상과 우리, 나에 대해 공부하기 좋은 것은 없다.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더불어 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정말 나만을 위한 시간. 그런 의미에서 마음에 남을 수 있는 독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 예전에 그 책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그 당시의 나는 뭘 느꼈는지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짧게 서평을 남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글을 쓰기가 어려웠는데, 쓰다보니 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에서는 오오에 켄자부로오의 글이 많이 인용되었는데, 올해안에 리스트에 담은 것들을 꼭 읽어보고 싶다. 많이 보다는 잘 읽는 방법은 천천히 읽는 힘이고, 그 힘을 어릴 때부터 길러야 한다는 말에 정말 공감했다. 어려운 책이어도 꼭 내가 읽어야 하는 책이라면 천천히 메모하면서 남기는 독서를 하는 것. 그리고 책 속의 또 다른 책들을, 좋아하는 장르를 찾아서 읽어보게 되는 파생 독서에 대해서도 말한다. 뭐든 시작이 어렵다. 책도 일단 시작하면 계속 읽고 싶은 책들이 불어나고, 글도 쓰기 시작하면 점점 더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도 읽어보고 싶고, 공부의 시대의 저자들의 대표 서적들도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어려워서 몇 달째 펼쳐보지도 못한 <대담>도 이제는 천천히 시작해보고 싶다.


유시민의 공감필법

공부한 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때로는 쉬운 길을 택하고 싶을 때.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꼭 하고 싶거나 해야만 한다고 믿는 일을 내가 처한 구체적인 조건과 상황을 고려해서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선까지 최선을 다해 하며 사는 것, 이것이 제 인생론입니다." -유시민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 쌓인다는 게 참 큰 거 같다. 이 질문은 내가 요즘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인데, 개인의 역량껏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좋다 말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뭔가 위로가 되었다. 요즘은 너무 치열하게 살고 싶지가 않다.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사는 게 꼭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여유도 가지며 살 수 있다면 최고일 것 같은데, 어릴 때는 이게 이렇게 힘든 일인줄 몰랐다. 

"이렇게 태어난 것도 운명인데,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의미있게 살아야죠." -올로프 팔메

이제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의미있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민해볼 차례인 것 같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 

"공부를 많이 한 사람 혹은 공부만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이론적인 틀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살이를 분석하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론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거죠. 진짜 앎에서 멀어지는 지름길입니다. (...) 학문과 학위에 대한 이상화 또는 불필요한 거품을 걷어낼 수 있다면 진짜 공부에 접근하는 것이 더 수월할 거라 생각합니다." -정혜신

나에 대한 공부만큼 어려운게 사람 공부인 것 같다. 진짜 사람에 대해 이해하려면 이론과 학문에 대한 이상을 떨쳐내야 한다. 사람은 개개인이 하나의 독립체고 어떤 이론으로도 규정할 수 없다. 

"모든 인간은 개별적 존재다, 그걸 아는 게 사람 공부의 끝이고 그게 치유의 출발점입니다." -정혜신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

"과학자들이 다루는 것은 기계를 통한 인간 기능의 '시뮬레이션'이지 인간 그 자체는 아니거든요. (...) 과학과 기술은 철학을 제거하기는 커녕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무더기로 제시하고 있지요. 과학이나 기술이 인간의 비밀에 접근하면 접근할 수록, 외려 인문학은 결코 사라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더 분명하게 드러날 거라 믿습니다." -진중권

과학이 발전할 수록 인문학은 과학과 공존할 수 밖에 없음이 더 분명해진다. 오히려 인공지능이 발전할 수록 인문학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을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나도 인공지능을 공부하지만 기계는 결국 인간 기능의 시뮬레이션일 수 밖에 없다는 말에 동감한다. 스티븐 핑커의 말처럼 지성과 지능은 다르다. 


하루 하루 채워나가기도 벅차지만 진짜 내가 가는 길에 대한 믿음을 갖기 위한 나에 관한 공부, 그리고 나를 둘러싼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공부가 필요한 시대이다. 전문적인 것, 학문에 대한 이상을 떨치고 사람을 진정성있게 바라보는 것, 기술과 함께 공존하는 인문학을 배우는 것, 그리고 행위 자체가 아닌 독서 그 자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얇은 책이었지만 요즘같이 살기 벅찬 시대에 나에 대해, 그리고 세상에 대해 여러가지 문제의식을 제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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