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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평점 :
p.6
'썩는다' '부패한다'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따라서 '부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반한 현상이다.
그런데도 절대 부패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늘어나는 것이 돈이다.
돈의 그 같은 부자연스러움이 '작아도 진짜인
것'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
돈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부패해야한다는 말과 함께 독특한 일본의 한 빵집에 대해 소개한다.
지인의 추천으로 보게된 책인데, 자본과
세계에 뻗친 자본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p.195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면 노동력이 값싸지고
노동력이 값싸지면 상품 가격도
떨어진다.
그 끝없는 반복 속에서 상품과 노동력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숙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도 부패하지 않는 돈이 만들어낸 병리 현상이다.
돈은 부패하기는 커녕 자본주의 경제 안에서 신용창조와 이자의 힘으로 끊임없이 불어난다.
인위적으로 부패하지 않는 음식을
만들어내 이윤을 내는 빵집들처럼 인위적으로 동원한 돈은 부패하지 않는 경제를 만든다.
자본가들이 이윤을 내기 위해 상품의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노동은 단순해진다. 따라서, 노동자의 노동력도 값싸진다. 그 결과 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단순히 찍어내기만 하면 되는 노동력으로 끊임없이 착취당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된 것이다.
p.196
이윤을 내지 않겠다는 것은 그 누구도 착취하지 않겠다는 의미,
즉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리는 종업원, 생산자, 자연, 소비자 그 누구도 착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돈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올바르게 쓰고,
상품을 정당하게 '비싼' 가격에 팔 것이다.
착취 없는 경영이야말로 돈이 새끼치지 않는 부패하는
경제를 만들 수 있다.
이윤이 없다는 곧 내 수중에 남는 돈이 없다. 따라서 생활할 수가 없다. 라고 자동적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윤이 없다는 것은
불필요한 착취가 없다는 것, 그저 자본이 더이상 규모를 불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동일 규모로 경영을 지속하는 데에 이윤은
필요하지 않다. 규모를 불리기 위해서만 이윤이 필요한 것이다.
자본가가 막대한 이윤을 내기위해서는 노동자의 희생, 착취가 불가피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우리가 받는 것보다, 정당하지 않게, 불가피하게 착취당해온 것이다.
p.177
인간은 지역의 부를 모아 그 지역을 넉넉하게 하는 자원이다.
경제활동이 낳은 부는 자원으로서의
인간이 가진 기능과 자연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빵집을 통해 실현시키고자 하는 이상적인 경제의 모습이다.
이 빵집은 이윤을 내지 않는다.
게다가 빵을 만드는 장인이 숙련된 기술을 가졌다는 이유로 존경받으려면 잘 쉴 수
있어야 한다며, 운영이 될까 싶을정도로 휴일도 많다.
이 특이한 빵집은 지역 소상인을 살리고, 적어도 먹거리만큼은 '돈'의 힘에 놀아나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는
건 서포트해주는 아내와 가족들, 무엇보다 이 모든 도전을 해낼 용기가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
끝없이 부패하지 않고 불어나는 돈처럼 끊임없이 불어나는게 사람의 욕심이다.
진정한 노동자로서의 삶, 건강한 지역 경제를 만드는 힘,
진정한 의미의 Well-being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