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조선비즈k] 로빈슨 크루소
나는 하느님께서 이처럼 당신께서 만드신 피조물을 철저히 파멸시켜 비참하게 만들고 도움의 손길 전혀 없이 버려지고 좌절하게 만들어, 이런 삶에 대해 감사한다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드신 이유를 생각해 보라고 나 스스로에게 훈계했다.

하지만 이런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면 늘 뭔가 다른 생각이 황급히 떠올라 나를 제지했다. 특히 어느 날 엽총을 들고 바닷가를 거닐면서 현재의 내 처지를 곰곰이 생각하고는 잔뜩 수심에 잠겨 있을 때였다. 바로 그때 말하자면 내 이성이 생각을 바꾸라고 내게 훈계했다. 〈그래, 네가 비참한 처지에 처해 있는 건 맞아. 하지만 부디 기억하라고. 너 말고 다른 선원들은 어찌 됐지? 모두 열한 명이 보트에 타지 않았어? 왜 너만 홀로 선택된 걸까? 현세가 좋은 거야 내세가 좋은 거야?〉 그러면서 나는 바다를 가리켰다. 〈모든 나쁜 일들이란 그 안에 존재하는 좋은 일, 그리고 그런 일들에 수반되는 더 나쁜 일들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거야.〉

그때 다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생존에 필요한 물품이 얼마나 잘 준비되어 있어? 배가 처음 좌초된 곳에서 해안 가까이 떠밀려 와, 내가 온갖 물건들을 꺼낼 수 있는 시간을 넉넉히 확보할 수 없었다면 내 처지가 어땠을까? 처음 해안에 도착했던 때를 생각해 봐.

[조선비즈k] 로빈슨 크루소 | 다니엘 디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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