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 <오디세이> 원작
호메로스 지음, 은상 엮음 / 빚은책들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영화로 나온다고 해서 한껏 기대를 모은 <오디세이>. 오늘 8월 5일 개봉했어요. 저희집은 토요일에 보려고 예매해 놨는데요.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 젓는 분위기로 원작을 내세우며 출판사마다 여러 형태의 작품들을 내놓고 있지요. 이번 기회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를 연결해 보니 전체적인 흐름이 어떤지를 알게 되었어요. 딸냄 어릴 때 도서관 드나들며 봤던 트로이 목마,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 세이렌 등의 이야기는 강렬한 캐릭터들이라 단편적으로 기억에 남아있긴 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디세이>는 '오디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으로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귀환하기까지 10년의 시간을 다룬 내용이랍니다.
제가 읽은 책은 빚은책들에서 출간한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에요. 원작의 서사시 형식을 소설로 다시 재구성한 터라 읽기가 수월했고요. 책 앞머리에도 보면 방대한 등장인물과 에피소드들을 가지치고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에 집중'해 다시 썼다고 소개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디세이>가 고전이고 유명하다고 하니 읽어보자고 원작 완역본 폈다가 중도포기한 분, 또는 처음 <오디세이>를 접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먼저 권해 드려요.

구성은 원래 24권인데요. 이 책은 이걸 다시 4권씩 묶어서 아들, 표류, 모험, 귀환, 갈등, 복수, 이렇게 6부로 크게 분류해 놨어요. 각 부가 시작될 때마다 줄거리와 인물 소개가 간략히 있고요. 이야기 자체에도 신들이 회의하고, 괴물, 요정, 마녀, 망자까지 등장해 저세상 캐릭터들이 오디세우스를 잡았다 놨다 하니 정말 영화스럽지요.
게다가 그리스 배경이니만큼 제우스와 여타 신들이 등장하고 인간의 삶을 간섭하는 세계관은 그렇다쳐도 지혜의 신인 아테나가 사람의 모습으로까지 나타나 도와주는 건 오디세우스가 남주라 가능한 설정이겠고요.
다들 꽂히는 대목이 다르겠지만 저야 칼립소 요정의 끈질긴 구애와 유혹을 뿌리치고 고향과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한 오디세우스의 인간성에 큰 박수를 보내고팠답니다. 그래도 자신의 왕 자리를 탐내며 아내를 유혹하고 가산을 거덜내는 구혼자들에게 복수한다고 할 때 설마 죽이기까지 할까 생각했는데, 그들이 몰살 당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제 마음이 약간은 씁쓸하기도 했어요. 10년을 빡친 남자의 복수가 무섭긴 하네요.
자잘하게는 큰 캐릭터들 위주로 이야기 따라가다가 주인을 20년 동안 기다린 개 '아르고스'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갑자기 뭉클했어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의 충성심과 한결 같은 기다림이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그래도 책을 통으로 보니까 이런 사적인 장면도 보는구나 싶네요.

귀환의 10년을 지도상으로 어떻게 떠돌았을까 찾아보니 거리로 따져보면 트로이가 있는 튀르기예(터키) 서쪽에서 그리스 서쪽에 있는 이타카 섬까지 1500km 정도라고 해요. 순항하면 1주일, 길어도 2주 안엔 도착한다는데 그 길을 10년 걸려 오면서 요즘 아이들 말로 개고생한 걸 생각하면 참 안스럽긴 해요. 다행히 해피엔딩이라 마음이 놓이고요.
오디세우스의 모험이 영화 같이 극적이고 클 뿐, 우리의 인생도 어쩌면 매일매일 크고 작은 사건 어딘가를 아슬아슬하게 누비고 견디며 살고 있지 않나 싶네요. 우리 모두도 해피엔딩이기를 간절히 바라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