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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천천히 걷겠습니다 - 메밀꽃 부부의 산티아고 순례길 A to Z
김미나 지음, 박문규 사진 / 상상출판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주변에서 산티아고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어요. 혼자서, 부녀간, 교회 아이들이 열심히 걸었다길래 어떤 길이라서 그 먼 곳까지 가서 걷고 오나 궁금했어요. 우리 나라에도 좋은 길 많은데 의아해 하면서요. 마침 글 쓰는 아내와 사진 찍는 남편 작가 부부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2번이나 다녀온 이야기를 풀었다기에 <산티아고, 천천히 걷겠습니다>를 읽어봤어요. 아! 방학이라며 폰과 혼연일체되어 방구석을 긁고 있는 울집 대딩 딸냄을 산티아고에 보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생기네요^^

일단 산티아고가 스페인에 속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이곳으로 집결하는 루트가 유럽 각처에서 엄청 많다고 하네요. 책에서는 그 중에서도 70% 이상의 사람들이 걷는다는 '프랑스길'을 소개하고 있어요. 왜 이름이 프랑스길인가 했더니 프랑스 남부에 있는 생장에서 출발해서 스페인 북쪽을 횡단해 산티아고에 도착하더라고요. 약 800km길이라는데 이걸 우리 나라식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왕복하는 거리라는 표현에 바로 이해가 갔어요. 아이구야,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다리가 후들거려요.
직접 산티아고를 다녀온 경험담이니만큼 어느 시기에 가면 좋을지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준비물, 0일차부터 36일차까지 세세히 나눠 다닌 이동경로와 숙소까지 생생하고도 알찬 정보들을 담아 두었네요. 산티아고 가실 분들은 바로 도움 얻으실 거라 생각되요.

저는 행동파는 아니고, 그저 산티아고가 어떤 길인지 궁금했던 독자라 간접경험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봤는데요.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감탄하며, 옆에서 여행 다녀온 지인이 썰 풀어주는 걸 홀려서 듣고 있는마냥 술술 읽히는 글을 따라가다 보니 벌써 36일차, 순례길이 끝났더라고요. 현실인즉슨 하루에 1시간 걷기도 흐지부지하게 잘 안 되는데요. 5~7시간을, 그것도 거의 매일, 한 달 남짓 한다는 자체가 놀랍고 엄청난 일이고요. 밤마다 낯선 곳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또 새로운 길을 떠나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얘기 나누며 기나긴 여행을 한다는 자체가 집순이 더하기 MBTI에서 순도 100%를 뚫고 나가는 극 I인 저에겐 상상하기 힘든 경험으로 다가와요. 만약 울집 남편 님이 저에게 산티아고 같이 가자고 하면 저는 대신 딸냄을 추천할 거에요. 정말 작가 부부께선 천생연분이시다 싶습니다.


자연을 누리며 새롭게 사람들을 만나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만큼 베드버그, 물집 잡힌 발, 차도따라 걷는 길, 빗속을 힘들게 걸어간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순례길이 인생길'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착지가 아니라 길 위에서의 날들"이었다는 깨달음이 제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어요. 작가 부부께, 이 책을 읽고 인생길 힘낼 용기 내시는 분들에게 인사 나눕니다~ "부엔 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