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송길 위에서 건네는 안부 - 나를 치유하는 가장 오래된 언어에 대하여
정정희 지음 / 가능성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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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를 살다 보니 도시의 생태에 적응해 '자연결핍증후군'이 있는지도 몰랐던 도시민입니다. 숲길보다 쇼핑몰이 더 좋고, 벌레 많은 캠핑은 질색이며, 바다와 산 여행은 좋고도 피곤하다 생각하는 집콕주의자라 그닥 자연을 찾아다니는 일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확실히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구조물 천지보다 자연 그대로를 느끼고 만끽할 수 있는 풍경이 있는 곳이 좋아지긴 하더라고요. <해송길 위에서 건네는 안부>는 해송길이 어디인지, '걷고 쓰는 치유의 자연학'이란 말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어봤어요.





   일단 어린 시절을 자연과 함께 했던 저자의 경험은 제가 공감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었어요. 만약 저자께서 도시에 적응을 잘 했다면 이 책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했긴 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갖고 있는 점이 부럽긴 했어요. 도시에서 잘 사시게 됐더라도 저자께선 자연의 언어를 느끼셨듯, 도시의 언어와 감각, 도시의 안부에 대한 글을 쓰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엔 우울증 극복 수기인가 싶기도 하고, 자연예찬에 대해 이론적으로 딱딱하게 나열하는 부분이 있어서 스킵한 건 있지만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은 인정하기에 자연과 교감하고 대화하고자 하는 '자연 리터러시'가 특별해 보이긴 했어요. 낙엽을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견디고 가을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존재해온 고유한 역사를 가진 존재"로 묘사한 대목에선 감탄했고요. 관찰일기를 쓰고 자연적 독서, 자연 감사일기, 감정 글쓰기로 확장되어가는 글쓰기 영역은 정말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을 경이로운 작업(?)이겠구나 합니다. 






   모두가 자연에서 살 수는 없기에 이 책의 결론은 '도시에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자연과 깊은 연결을 회복하는 일'을 시작해 보라고 합니다. 책상 위 작은 허브 화분 하나, 바닷가 조개 껍데기와 숲속 솔방울로 '책상 위 영혼의 쉼터'를 만들어 보라고요. 또 도시 속 자연 산책 등으로 일상에서 자연의 틈을 내보거나, 사람들과 산책하는 모임을 가지라고도 권하네요. 과연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를 고민해며 책을 다 읽었답니다. 그리고 다시 앞표지를 뒤표지와 연결해 쫙 펼쳐서 한참 멍때리며 봤어요. '자연이 좋다'를 인정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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