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생각 큐레이션 - 문학에서 길어 올린 삶을 위한 지혜와 방패
강가희 지음 / 책밥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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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굳이 원하지 않았건만 올해도 어김없이 1살을 얹어주고 가는 세월 씨.

이번엔 좀 더 잘 살아보겠노라 새해계획 짜고 안 지키기도 지겨운데다

나라도 쑥쑥하고, 말 쳐내는 고3 딸냄과도 거리를 유지해야겠다 싶어

아무 말하지 않고도 저를 오롯이 품어주는 책을 선택했어요.

눈에서 글자가 튕겨나가는, 속 시끄러운 안팎 상황이니만큼 서평 쓰는

반강제 독서를 했답니다. 바로 <어른을 위한 생각 큐레이션>이에요.





   <어른을 위한 생각 큐레이션>을 읽으며 몇 번의 감탄을 했는지

이 책을 선택한 저를 칭찬하고 싶어요. 올해 독서의 시작이 좋구나,

기분이 좋기까지 합니다. 두 번 연달아 읽었어요.

21권의 문학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흐름인데

상관없는 듯하지만 뭔가 이유 있어보이는 그림도 21점 있고요.

피구를 싫어했다는 작가의 소소한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40대가 되기까지 살아오면서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생각의 조각들에서

저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답니다.

이 책의 분류가 자기계발, 처세술 쪽으로도 들어가 있지만

에세이이자 문학 작품에 대한 소개도 함께여서

읽기도 편하면서 그렇다고 가볍지 않아 좋았어요.





   저자께선 방송작가로 20년째 일하시면서 유튜버로도 활동하시더라고요.

책 날개 소개 첫마디에 '생계형 집필 노동자'라고 적으셨지만

박학다식함이 충분히 부러운 작가이시자 전문 집필가십니다.

뭣보다 저자의 단어 선택들이 고급지고 빛나게 느껴졌어요.

차례부터요, 총 5장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당신과 나 사이,

이상과 현실 사이, 확신과 불신 사이, 비혼과 기혼,연애 사이,

마지막으로 감정과잉과 감정부재의 사이를 언급하며

이들의 사이를 각각 관계, 꿈, 성취, 사랑, 위로라고 한 데서부터

인생의 징검다리를 하나씩 건너온 느낌이 들었어요.

책 곳곳에 주옥 같은 문장들이 많답니다.

제가 모르는 책들은 도서관에서 찾아 읽어야겠다고 메모도 하고요.






   21권의 책 이야기 중에 제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와닿았던 꼭지는

'욕망, 가치 상실의 시대 돈이라는 우상'을 다룬 생텍쥐페리 편이었어요.

고3 엄마는 밥 잘 챙겨주고 지갑 열어두는 것밖에 할 일이 없다는 말도 있다는데

이제 막 실감나는 중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고3 가족으로 살아가는 일이

벌써부터 만만치 않아서 이게 뭔 짓인가, 뭘 위한 일인가 회의감이 들어요.

아이 대학 잘 가는 일이 엄마의 욕망이 되지 않길, 딸이 자신의 삶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살지를 고민하며 전진하길, 돈에게 끌려다니지 않길,

돈으로 사람이나 물건에 가치를 매기지 않길, 돈에 환장하지 않길,

그래서 가치상실의 시대 속에 가치추구의 인생을 살아내길 간절히 바라면서요.

셍텍쥐페리가 특히 좋아했다는 단어, '고귀함'을 제 마음에 품어봅니다.

그리고 강가희 작가 님의 '내 삶을 향한 곡진한 사랑'도 진심 응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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