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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 흔들리는 인생을 감싸줄 일흔일곱 번의 명시 수업
장석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제목만 보고도 끌리는 책 있지 않으신가요.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책표지를 보는 순간,
누가 저 제목으로 제게 질문을 했다면 "음... 외롭다까지는 아닌데
마음이 허하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곁에 두고 싶은 시가 있으면 든든하죠."
라고 대답하고 싶어 입이 근질했습니다. 그런데 책 소개에 보니
사람 이름 잘 못 외워서 세상 죄송한 이야기지만 장석주 시인은 몰랐고
<대추 한 알>은 알고 있었기에, 이 책의 저자께서 그 시를 쓰신 분이신데
그분의 애송시들을 모은 책이라고 하네요. 그럼 믿고 봐야지 싶었어요.

총 5장에 걸쳐 시 77편이 수록되어 있고, 이 시들에 화답하는 저자의 단상이
곁들여 있는데요. 국적도, 살아간 시대도 다양한 시인들의 이야기도 알고요.
다는 알 수 없지만 언뜻언뜻 비춰진 저자의 굴곡진 인생 경험이
마음 와닿게 읽히는 것도 신기한 게 산문시 같은 느낌이었어요.
시를 읽고 삶의 태도를 바꾸고 생각을 고친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얼마나 시를 사랑하고 즐겨하고 가까이 하시는지를 알 수가 있더라고요.

소감 한 마디 먼저 쓰라고 하면 역시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요. 강추!
무엇보다 예전엔 미처 몰랐던 느낌이 새로운 시, 여전히 좋은 시들을
한번에 와락 만나는 그 즐거움과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었고요.
제가 알았지만 별 감흥 없던 시, 기억이 희미한 시들도 저자께서 이끌어주시는 대로
새로 만나고, 다른 관점에서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일 큰 수확은 몰랐던 시, 들어본 적 없는 시인들을 알게 된 거예요.
시 광맥 만나 노다지 발견한 느낌이랍니다. 아, 깜짝 놀랄 충격도 있었네요.
세상에, <공무도하가>를 만날 줄이야!
문학 교과서나 자습서 앞쪽에서 보고 시큰둥하게 지나간 작품인데
명시들 사이에서 보고 나니 다시 읽어봐지더라고요.
저는 결혼 18년차에 고딩 엄마로 살고 있는 현실이 반영되어선지
주옥 같은 시들 중에서도 김혜순의 <딸을 낳던 날의 기억>,
칼릴 지브란의 <결혼에 대하여>, 함민복의 <부부>가 특별히 눈길이 갔어요.
분명 이 책을 읽은 독자들 나름 꼽아보는 시들이 백이면 백 다를 터라
함께 읽고 자신에게 와닿은 시가 뭐였는지 나눠보는 시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시가 없다고 외로운 것까지는 모르겠는데 시가 있어 행복하네요.
여러분도 힐링 시간 누려보시길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