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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었다 - 2025 볼로냐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Sustainability 선정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7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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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내밀었다#허정윤#조원희#한솔수북#난민

따뜻한 연노란색 표지위에 한 아이가 곤히 누워 자고 있다. 평화롭게...고요하게...
그 아래 모래로 글씨를 쓴 듯한 글자가 제목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손을 내밀었다>
이 아이는 어디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일까.
누구의 손이 필요한 걸까.
이야기 속으로 걸어들어가본다.

한 여자아이. 전쟁의 불빛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한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굵고 단순한 선과 터치로 순간의 긴장감과 긴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모두 잃어버린 아이는 그저 살기 위해 앞으로 앞으로 달린다.

차갑디 차가운 푸른색 철조망 아래서, 차가운 푸른 빛의 군인들 앞에서 아이는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다른 이들과 배를 타고 공포속의 어둠을 뚫고 아이가 닿은 곳은 따뜻한 노란색 해변가.
철조망도 군인도 없는 그 곳에서 아이는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삶을 나아갈 수 있게되었다.

그림작가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선과 색으로 이 아이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었다.
공포, 어두움, 냉정함, 차가움을 상징하는 빨강, 파랑, 갈색으로 절망의 상황을 따뜻한 노란색으로 희망의 한줄기를 표현한다.

나라, 가족, 터전, 이름마저 잃어버린 이 아이에게 희망이 있을 수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고 그 손길 하나라도 있기에
이 아이는 다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게 되겠지
시리아의 아이들과 파키스탄의 시멘트 벽과 제주도로 오던 예멘의 배가 서로 뒤섞여 떠오른다.
더해서 튀르키예 지진의 폐허 속에서 아직 살아있을지도 아이들도.
우리 아이들이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기를.
나 또한 이들을 위해 나의 이익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기를.
마지막 면지의 구멍난 철조망처럼 누군가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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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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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원의 같은 반 학생들끼리 친해지면서 옥주가 원했던 과거는 없고 미래는 가능한 관계들이 많아졌던 것이다.

[크리스마스타일] p.115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과거는 없고 미래는 가능한 관계들'에 대한 선망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내 과거가 있던 이 곳에 오면 '과거만 있고 미래는 불가능한 관계들'에 둘러싸일 것만 같아 불안했다. 그래서 나의 과거와 거리를 둘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할 수 있길 바랐다. 결국 실패했지만 나름의 거리를 두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과거와 미래가 함께 일 수 있는 관계들만 곁에 두고서 선택하면서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호수는 더이상 연마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세공된 금속처럼 빛나고 있었다. 세상의 어떤 것도 되비출 수 있을 것처럼, 나무가 담기면 나무가 되살아나고 새가 담기면 새가 그래도 되살아나 가지를 옮겨 다니며 날갯짓할 수 있는, 물이 지녔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양감이었다.

[크리스마스 타일] p.133

지금 생각하면 둘 다 예술을 하기에는 너무 천진하고 내면이 단순했는데, 왜 그런 동아리에 가입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크리스마스타일 ] p.266

나는 예전부터 문예반에 들어 글을 끼적이는 것을 좋아했으나 글을 잘 썼던 적은 한번도 없다. 초등학교 4학년때 문예반 선생님이 하신 말 한마디가 나의 글쓰기 인생을 좌우했는지도 모른다. "니 글은 왜 이렇게 밋밋하니..."

아.. 나의 글은 밋밋하구나...

그 한마디 이후 나의 온 평생의 글을 밋밋한 글이었다.

위 문장속에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예술이나 문학을 하기에는 너무 천진하고 내면이 단순하다. 내가 예술가나 문학가가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것인가.

인간관계가 너무 어려운 나이지만 내면이 단순하여 나는 이렇게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그런 해원의 과정없이는 아무것도 잊힐 리가 없다는 생각을 했고, 친구된 도리로서 건,조,하,게라고만 적어 보냈다.

베란다에서 돌아가는 건조기 안의 빨래들처럼 건조하게, 너무 건조하다보니 티셔츠가 행주만 해지고 수건이 행주만 해지고 다시 행주는 아기 손수건만 해지고 그렇게 줄어들고 줄어들더라도 신기하게 어딘가에는 쓰임이 있는 세탁물들처럼 건조하게.

[크리스마스 타일] P.302

김금희 작가의 문장은 유려하면서도 건조하다. 어쩜 이런 표현을.. 어쩜 이런 은유를... 어쩜 이런 문학적 아름다움이 담긴 문장을 썼나 밑줄을 와장창 그으면서 읽지만 막상 인물의 생각을 자꾸 곱씹어야 이해가 된다. 아마도 그 인물들의 감정이 건조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인 듯 하다 문장들이 모두 건조하다고 느껴지나보다.

ENFP의 너무나 감정적 인간인 나에게 이렇게 건조한 문장은 너무 생소하기 때문인가보다. 감동이 밀려오고 기승전위기결이 폭발적으로 펼쳐지고 물빛 가득한 문장들이 넘쳐나야 내 마음에 와 닿는데 그게 아니기에 쉬이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고 내가 김금희 작가의 책을 읽는 이유다.

한해를 정신없이 보내다 연말이 되면, 곧 소멸될 일년이라는 시간과 그 속에서도 여전히 붙들고 있는 것들이 더 뚜렷해지듯 말이다. 인물들 저마다 각자의 어려움과 피로, 슬픔과 고독을 여전히 지니고 있었지만 그래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긴긴 밤을 지나 걸어오면 12월이라는 기착지에 멈춰서게 되고, 그것을 축복하듯 내리는 하늘 높은 곳의 흰 눈을 만나면 비로소 이득해지기도 한다고. 그렇게 우리가 아득하게 삶을 관조해낼때 소란스러운 소동 너머에 있는 진짜 삶을 만지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크리스마스타일] 작가의 말 P.305

이제 곧 소멸될 일년이라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든다. 일년을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아내고 12월이 되면 그 일년을 마칠 준비를 한다. 흰눈과 크리스마스가 그토록 반가운 것은 지난한 일년을 이제 마칠 수 있고 새로운 것이 우리는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뒤섞여 있기 때문인가보다. 일년이 365일이고 우리엔게 사계절이 있어 그 끝과 시작이 있음을 만들어 주어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의 삶을 그저 세고 세고 또 세기만 하여 나의 날은 지금 만칠천백오십오일째라고 한다면 얼마나 지루하고 괴로운 날들일 것인가. 이제 더이상 의미없어진 그저 케잌 하나로 그 날이 있음을 알게 되는 크리스마스마 올해는 왜인지 조금 더 특별해질 것 같다.



*창비에서 가제본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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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을 지켜 줘
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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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정진호 작가님의 그림책이라고 하니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책을 기다립니다. 책이 도착하기도 전에 출판사에서 준비한 북토크도 듣고 읽으니 더욱 재미집니다.

 받아본 책은 일반적인 그림책이 아닌 그래픽노블? 고급진 만화그림책이었습니다.  표지부터 검정색 우주에 반짝이는 별이 콕콕 박혀 있고 지구를 바라보는 귀여운 달토끼의 뒷모습이 사랑스러워요. 

 책을 들여다보니 달토끼가 아니라 너무나 귀여운 우주생명체 [새로]요원이 블랙홀에 빠져 달에 불시착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달에 불시착했지만 아름다운 지구를 바라보며 [달]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한눈에 지구와 사랑에 빠지는 새로입니다. 

간결하고 단순화된 그림체로 귀여운 캐릭터 그림으로 만화형식으로 그려진 이 책은 만화와 우주, 우주선, 전쟁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이 열광할 듯한 책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은 그렇게 가볍지 않습니다. 

우주에서도 악명이 높은 포악하고 잔인하고 흉악한 인간들이 자기들끼리 전쟁을 일으키며 지구를 파괴해가면서도 본인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채 의기양양해 하는 어리석음을 꼬집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재치있는 그림체가 <이게 정말 나일까?>를 쓴 요시타케신스케가 떠오릅니다.

 귀요미 새로 요원이 새롭게 떠오르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새로]와 [달토끼] 캐릭터 인형이 있던데 바느질이나 한번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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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가지 빛깔의 그림책 수업 - 무지개색 아이들이 살아 숨 쉬는,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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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에서 반 친구들과 그림책, 동화책을 읽어주고 다양한 수업에서 이용을 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선생님들과 그림책을 공부하고 있어서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기대했던 것 만큼 인권교육, 연극수업, 미술, 음악, 시창작, 놀이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그림책을 이용하여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방법을 자세히 안내해주고 있는 책이어서 좋았습니다.
당장 내일 학교에 가서 이 그림책으로 이 수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수업도 많았습니다.

그림책 수업을 처음 접해보시는 교사에게도 추천하고 싶고 이미 익숙하신 선생님들도 다양한 수업 방법을 접해볼 수 있고 적용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있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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