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서 "목욕탕"은 실패하지 않는 아이템인 듯 하다.
수박목욕탕, 창수탕선녀님, 지옥탕, 문어목욕탕, 판다목욕탕,......
다 너무 사랑스럽고 재미로 똘똘 뭉친 그림책들이다.
왜 아이들은 목욕탕이라는 소재에 열광하는가
아이들에게 목욕탕은 그저 때를 벗기고, 몸을 씼어내는 용도가 끝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가는 목욕탕은 엄마가 때를 벗겨주는 그 고통의 시간만 지나가고 나면 어떤 아이에게는 수영장이 되고, 어떤 아이에게는 물싸움 하는 공간이 되고, 어떤 아이에게는 배가 떠다니는 바다가 되기도 하는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또한 따뚯한 물 속에서 상처받은 마음과 지친 마음을 달래어주는 힐링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제 아이들의 목욕탕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더해 줄 목욕탕 그림책이 한권이 세상에 태어났다.
유명한 빵도둑 시리즈 작가 시바타 케이코 작가님의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이 사랑스런 주황색 그림책의 목욕탕은 고소하고, 달콤하고 따뜻한 목욕탕이다.
따끈 따끈한 호박수프목욕탕, 고소한 하얀스튜목욕탕, 따끈한 우유가 가득한 우유 목욕탕에 들어가
편안한 얼굴로 누워 있는 세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 나도 어딘가 뜨끈한 목욕탕에 들어가거나 따뜻한 수프를 먹어야 될 것 같은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물론 이 목욕탕에는 규칙이 있다. 들어가 목욕을 즐길 수는 있으나 절대 먹으면 안된다는 절대 규칙.
과연 친구들은 이 규칙을 잘 지켜 목욕탕을 즐길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시장 보면서 단호박과 우유를 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아이들은 엄마에게 호박스프 해주세요 외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