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교육론
R.L.네틀쉽 / 서광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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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플라톤의 대표적 저술이자, 교육론의 주요 핵심 사항이 망라되어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하여 그의 교육 사상을 살펴본 것이다. <국가>를 읽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책에서 제기하는 교육에 관한 플라톤의 입장을 정확하게 음미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교육과 관련한 <국가>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면서 정리하여 설명해놓았기 때문에 플라톤의 교육사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있어서 아주 유용하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그의 대화편 거의 전부가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성찰없는 삶, 또는 탐구 정신이 결여된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것, 우리가 신봉해야 하는 지속적인 행위의 원리가 있다는 것, 이것이 소크라테스가 지니고 살아온 신념이었다. 플라톤에게 있어서 교육은 스승이 행한 대화의 방법을 빌려 참된 인식과 정의롭고 조화로운 국가를 향해 나아가는 도구이자 방법이었다. 따라서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획득이 아니고 학생들 스스로 사유할 수 있게끔 이끄는 것이어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스스로 사유할 수 있고, 타인의 입장에서 사유해 볼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소크라테스의 방법은 그 자체로 교육의 방법이자 진리로 향하는 길인 것이다. 플라톤은 이러한 스승의 방법론을 인식론의 골격으로 채택했으며, 그것은 이내 정치철학과 형이상학으로까지 일관성 있게 확대된다.

현대의 관점에서 볼 때, 플라톤이 <국가>에서 주장하는 것은 학식있는 자가 통치해야 한다는 권위주의적 요구나, 가장 고귀한 자가 통치해야 한다는 귀족주의적 요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안이한 방법을 거부하고, 문제를 합리적이면서 설득력있게 논의하는 그의 능력은 플라톤을 최고의 철학자이자 교육자라 칭하는데 부족함이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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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 1급 필기 특별대비
강명재 외 / 영진.com(영진닷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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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쉽게 응시해볼 수 있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그에 대비한 교재는 일반인들이 누구나 보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깔끔한 편집과, 핵심을 전혀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해설이 돋보인다.

소단원별로 출제 경향을 그래프로 한눈에 알기 쉽게 하고, 각 항목마다 그 중요도를 별표로 표시하여 학습량 조절이 쉽게 도와준다. 더구나 출제 방향과 출제 포인트까지 소개하여 시험을 앞에 두고 가질 수 있는 심리적 부담을 덜어 주는데 기여한다.

또한 각 소단원마다 풍부한 예제로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거의 빠짐없이 충실한 해설을 덧붙여서 다양한 형식의 문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 동향의 내용적 측면을 파악하는 등 학습내용을 그물망처럼 점검하여 단원의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편집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정결하여, 각 항목의 설명에 대한 컴퓨터 화면 사진이나 그림의 전개는 실제로 컴퓨터를 조작하면서 연습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분량이 상당히 많아 처음에 학습을 시작하는데 부담감을 느낄 수 있으나, 책 내용의 구성적 흐름이 자연스러워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시험을 치룬 사람으로서 생각하건데, 시간이 촉박한 사람들은 매 단원의 핵심정리와 기출문제만 보더라도 소기의 성과를 볼 수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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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철학사적 이해 - 돌베개인문.사회과학신서 67
이병수 외 / 돌베개 / 199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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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입문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철학자들의 사상과 각 철학 사조에 대해 역사적으로 접근해 나가는 것을 들 수 있다. '철학사적 이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그러한 의도에 충실하게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각 철학 사상과 사조를 살펴보는데 있어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충실히 소개해놓았다는데 있다. 모든 철학적 견해에 대해 그러한 논의가 나오게 된 사회적 맥락을 비판적으로 고찰해 놓았다. 이 책은 철학이 역사나 정치와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책의 특징 중에 더 두드러진 것은 다른 철학사 서적과는 달리 근세 과학혁명의 전개에 대해서 비중 있게 다루었다는 점과, 헤겔 이후의 철학에 대해 마르크스주의만을 소개해 놓았다는 점이다. 근세 과학 혁명이 근현대 철학의 발전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좋은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헤겔 이후의 철학에 대해 마르크스주의만을 소개해 놓은 것은 의아하다.

이 책은 근대이전의 철학에 대해서도 마르크스주의적 평가를 일관되고 충실하게 견지하고 있다. 어떤 철학사든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철학사라는 것은 있기 힘들 것이다. 철학자와 철학 사조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식으로든 저자의 철학적 취향이 가미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객관적인 철학사의 소개라는 것은 무미건조한 사료의 나열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철학적 신념과는 별도로, 다른 철학적 견해에 대해 배타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헤겔 이후의 철학에 마르크스주의만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을 읽은 일반인들이 철학의 일반사를 놓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떤 특정한 철학사조만을 소개해 놓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러한 책이라면 제목이라든지 서문에서 그 내용을 밝혔어야 옳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의 철학사적 이해'라는 제목으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양철학에 대해, 서구에서 '서양철학사'라는 제목의 책이 최초로 나온 것은 20세기에 들어 러셀에 의해서이다. 그 이전에는 '철학사'만 있었다. 러셀 이전의 철학사가들에게 동양철학은 철학으로 비춰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러한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이제 우리는 누구나 안다. 이 책에 그와 같은 식의 억견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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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곰인 채로 있고 싶은데... 비룡소의 그림동화 40
요르크 슈타이너 글, 요르크 뮐러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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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는 회의론, 현상과 실재, 자아의 정체성 등에 대한 철학적 주제를 담고 있다. 물론 이 동화가 철학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문맥은 철학도에게 낯익은 인식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주제의 하나로 다가온다. 동화 전체의 맥락은 물론이고 각 부분의 에피소드조차 철학적인 질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 동화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 모두가 그들의 눈앞에 서있는 대상은 곰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대신에 그 대상은 '면도도 안 한 더러운 게으름뱅이'로만 인식되고, 단지 그 공장에서 일하기만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동화가 진행되가면서 곰은 스스로 자신이 곰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가게 된다. 그가 예전에는 자신이 곰이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모르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그의 이전 지식은 아무 의미없이 무너졌으며, 그리고 그 지식의 기초는 의문투성이로 변해간다.

만약 그가 곰이었다고 생각할 정당한 근거를 결코 갖고 있지 않다면, 이제 그는 더 이상 곰이 아니게 된다. 이제 독자는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그가 곰이라는 것을 아는데 있어서 우리가 그 앎의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만약 동화에 등장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주장이 옳다고 한다면, 즉 그들 앞에 서 있는 대상이 곰이 아니라면, 그 곰은 환상이며, 그래서 동화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그런 곰은 실제로는 없다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서커스단에서 만난 다른 곰의 비웃음, '보기에는 곰처럼 생겼네요. 하지만 그는 곰이 아닙니다. 정말 곰이라면 관중석에 앉아 있을 리가 있나요? 진짜 곰은 춤을 출 수 있지요.'라는 말은 지식의 정당성에 대하여 우리가 어느 정도 인습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결국, 이 동화는 나비가 된 꿈을 꾸고 나서 혼란스러웠다는 장자의 철학적 고뇌 속으로 우리를 인도하여 자아와 주체가 대상과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사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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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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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개똥과 관련한 속담이 많이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거나 '개똥밭에서 인물 난다'라고 하여, 개똥은 천하고 변변하지 못한 것을 상징한다. 또 그보다도 더 흔하게 쓰는 말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개똥은 '무용지물'의 대명사이다. 이 동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이 바로 이 개똥, 강아지 똥이다.

너무 흔한데다가 더럽고 쓸모도 없어서 거들떠보지도 않는 개똥을, 작가는 아주 소중히 바라보았다. 이 동화는 강아지 똥처럼 소외되고 멸시받는 것들에 대한 귀중함을 일깨운다. 표면적 가치만을 중시하고, 냉정하고 천박한 경제논리만이 삶의 어깨를 누르는 현 시대에, 이 동화는 화로에서 느낄 수 있는 잔잔하고 은은한 따스함을 준다.

이 동화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의미 있고 가치 있다는, 그래서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환상적인 왕자님 공주님 이야기가 아닌 가장 흔하고 보잘것없는 소재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름답다. 게다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동화의 내용을 더없이 충실하게 담아낸 잔잔한 그림은 독자를 더 깊은 감동과 평안함으로 인도한다.

옥의 티 하나... 3번째 장에 따옴표가 잘못 표기되었다. 새로운 판에서는 고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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