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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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개똥과 관련한 속담이 많이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거나 '개똥밭에서 인물 난다'라고 하여, 개똥은 천하고 변변하지 못한 것을 상징한다. 또 그보다도 더 흔하게 쓰는 말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개똥은 '무용지물'의 대명사이다. 이 동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이 바로 이 개똥, 강아지 똥이다.

너무 흔한데다가 더럽고 쓸모도 없어서 거들떠보지도 않는 개똥을, 작가는 아주 소중히 바라보았다. 이 동화는 강아지 똥처럼 소외되고 멸시받는 것들에 대한 귀중함을 일깨운다. 표면적 가치만을 중시하고, 냉정하고 천박한 경제논리만이 삶의 어깨를 누르는 현 시대에, 이 동화는 화로에서 느낄 수 있는 잔잔하고 은은한 따스함을 준다.

이 동화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의미 있고 가치 있다는, 그래서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환상적인 왕자님 공주님 이야기가 아닌 가장 흔하고 보잘것없는 소재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름답다. 게다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동화의 내용을 더없이 충실하게 담아낸 잔잔한 그림은 독자를 더 깊은 감동과 평안함으로 인도한다.

옥의 티 하나... 3번째 장에 따옴표가 잘못 표기되었다. 새로운 판에서는 고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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