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아침드라마 - 우리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매일 아침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아무튼 시리즈 47
남선우 지음 / 위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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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아무튼 아침드라마 (남선우, 2022)

첫인상이 너무 강력했다. 한동안 아무튼 시리즈에 시들해져 있었는데, 아침드라마로 나올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했지만, 그냥 저 표지가 너무 강렬했다. 🤣🤣 표지가 이젠 거의 전국민이 다 아는 대사인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라고 음성지원 해주는 2022년 올해의 책 표지 후보작. 그렇게 홀린듯이 주문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니 표지가 날아갈듯 빨리 넘겨졌다. 저자는 미술, 공연쪽 기획을 하고 많은 작품설명을 쓰는분이라 그런지 아침드라마에 대한 설명과 해석도 읽기쉽고 명쾌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드라마 와 일일드라마를 약간 얕보았던 (?) 내 마음을 반성하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침드라마라는 하나의 장르, 하나의 유니버스가 그려진다. 전형적인 캐릭터들과 전형적 배경, 개연성없는 마구잡이 전개, 단골 협찬사 피피엘 난입까지. 마치 마블, 홍콩액션, 멜로처럼 K 아침드라마 라는 하나의 고유장르화가 저자의 일목요연하고 애정넘치는 글로 되버렸다. 그리고 그 장르가 의외로 급진적이며 (하도 계보가 꼬여서 그런것도 있지만) 퀴어형태의 가정을 꽤 PC하게 보여준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세상에 ‘어머님은 내 며느리‘ 와 ‘아모르파티‘ 가 나의 2021년 인생드라마 인 ‘마인‘ 뺨치게 퀴어를 잘 그렸을줄이야!

그리고 단순 오래 본 장르에 대한 사랑을 넘어서, 저자와 저자의 가족에게 아침드라마는 단순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을 넘어서 가족과 대화할 거리를 제공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너무 공감되는게, 성인이 되고는 가족과 대화할 스몰토크 거리가 하나 있는거랑 없는게 다르다. 각자의 인생고민은 털어놓을수 있는데 한도가 있으니까. 이정도 되니 ‘아모르파티‘ 를 마지막으로 폐지된 아침드라마를 나조차 (한번도 아침드라마를 제대로 안본) 부활시켰으면 소망하게 되었다.

시선강탈 표지가 전부가 아닌, 펼쳐서 읽으면 더 유쾌하고 찡하기까지 한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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