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 서면 알게 된다.
나를 사람 구실하게 만들어준 멀쩡한 육체는, 타인의 정성과 수고가 만든 것이다!
- P27

지치거나 실망할 때에도그림은 ‘네가 보고 느끼고 만지는 것, 네가 살아가는세상, 그게 정말 진짜야? 그게 전부야 ?‘라고묻는 것만 같다. 
그림 속 세상에 푹빠졌다올 땐 그래,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가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어제의불쾌한 일이나 오늘의 하염없이 슬플만할 일도 슬그머니 희미해 진 다 - P173

 나는 내가 읽은 것을바탕으로 더듬더듬 썼다. 잔잔하게 망가져 있는 인간들이 사는 세계, 모두가 서로를 보호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진 세계가 좋다고 썼다. 슈퍼히어로에게 의지하는 세계보다.
내가 더듬거리며 써낸 세계가,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썼다.
아직은 여기까지밖에 못 썼다. 지금 쓴 게 전부다.
- P22

읽듯이 들으면 어떤 이야기는 홍미로운 구석이 있다. 내가 이미 아는 이야기라도 이야기하는상대방에 따라 달리 읽히는 것도 흥미롭다. 물론 상대방의 이야기가 늘 흥미진진한 것은 아니라 가끔 지루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왜 이 이야기가 지루한가에 대해서 궁리하곤 한다.
나의 문제인지, 상대방의 문제인지, 아니면 그 이야기 자체가문제인지 등등. 그러면 읽기에서 자연스럽게 쓰기로 진입하게 된다.
- P15

사일 모를 일이지.
한의사가 알려준 허리에 좋다는, 두 무릎을 세우고 천장을바로 보는 자세로 누워 생각했다. 진짜 사람 일 모를 일이야. 그즈음 매너리즘에 빠져서 정신적 요양이 필요하단 생각을 하기했지만, 진짜 요양을 하게 될 줄이야. 그런 생각에 빠져 있는데 마침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내가 오늘도 술을 마시면, 좀 그렇지?‘ 여느 날 같았다면 좀 그렇지, 친구야. 그래도퐁당퐁당 하루는 걸러야 되지 않겠니‘라고 보냈을 텐데. 세상에, 친구야. 현대인의 건강 식재료 고구마를 들다가도 이렇게되는데, 사람 일 정말 모르는데, 술 하루 더 마시는 게 대수겠니, 하는 마음을 담아 소주병 들다가 허리만 다치지 말렴‘ 하고 보내자, 친구가 정말로 좋아했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종종 그렇게 보내줄 것을.
- P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