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멀고,
사랑은 이르다.
겨울이 겨울다울 수 있는 건
함께 있지 않아서야 - P41

혼자서 빗속을 걷는다
비와 함께 걷는다
이 비를 기다렸다.
- P51

우리는 모두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한 걸음걸이를 가졌지
얼마나 각자가 위태로운지

나의 경우, 손을 최대한 부산스럽게 흔들어
발의 게으름을 위장하는 식이란다

친구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발에게 들려주는 애원 - P143

책 속에서 출렁이는 물을 만났어 몰캉몰캉한 젤리들이눈 속으로 가득 쏟아졌어 이렇게 고요한 밤에 어떻게 나는 숨을 쉬고 말을 할 수 있을까 불 속에서 녹아내리는 몸줄곧 가지고 다닌 비밀과 질문 정말이라면 그것이 정말이라면 물은 까맣고 까만 것은 무한하기에…… - P182

어느 여름 오후

선생님이 사과 한 알을 교탁에 올려놓고
그것에 대해 쓰라고 하셨을 때

소녀들은 죽음과 눈물과 폭력과 섹스와 오물과 고통을생각하는
완벽한 방법을 알아낸다.

음악이 시작된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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